목표는 하나… 민주정부 수립이다

전쟁 비사를 보면 지휘관의 잘못된 판단과 실수로 수천 명 부하가 목숨을 잃고 전쟁은 패전으로 망친다. 임진왜란 때 원균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다. 무능한 지휘관은 차라리 없는 것만도 못하다. 6·25 당시 지휘관의 판단 미숙으로 한강 다리를 조기 폭파해 죄 없는 국민이 수도 없이 목숨을 잃었다.

민주통합당의 사령관이 선출됐다. 한명숙이다. 이제 4월의 총선과 12월의 대선을 총지휘할 사령탑이 된 것이다. 총사령관을 선출하기 위한 과정도 치열했다. 전당대회 개최도 우여곡절이 심했다. 그러나 당원들은 분열과 혼란이 가져올 당에 대한 치명타를 극복할 수 있는 현명함이 있었다.

한명숙이 압도적 지지로 대표가 됐고 문성근 박영선 박지원 이인영 김부겸이 최고위원이 됐다. 이들은 최고위원이라는 영예보다 더 무거운 총선·대선 승리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승리를 향해 달려야 하는 것이다.

한명숙의 대표 당선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언론은 친노의 부활이라고 대서특필한다. 친노가 죽기라도 했었는가. 자기들이 죽이고 살린다. 그래 죽었다가 부활했다. 그래서 어떻단 말인가. 안 됐단 말인가.

한명숙이 당한 고통을 누가 알겠는가. 하늘이나 알고 땅이나 알 것이다. 의자가 돈을 삼켰다는 기막힌 검찰의 죄목도 있다. 1심도 무죄, 2심도 무죄다. 재판이 시작했을 때부터 지켜본 수많은 국민들의 눈은 그토록 착하고 우아한 한명숙이 철의 여인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똑똑히 지켜봤다.

하루 종일 꼿꼿한 자세를 흐트러트리지 않은 채 법정을 지키는 한명숙을 보면서 국민들은 담금질 당하면서 강철이 되어가는 한명숙을 감동의 눈으로 목격했으리라. 한명숙은 박정희 유신독재 시절, 민주주의를 사랑했다는 죄목으로 신혼의 새댁이 감옥살이를 했다.

독재를 이겨 내고 민주정부가 수립됐고 한명숙은 장관을 역임하고 참여정부에서는 여성 최초의 총리가 됐다. 국민이 인정하는 정치지도자가 됐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정치탄압이 시작됐다. 전직 대통령이 자살을 했다. 수십만의 조문객이 운집한 영결식장에서 한명숙은 목이 메어 조사를 제대로 읽지 못했고 국민들은 한명숙과 함께 통곡을 했다.

한명숙에게 시련이 닥쳤다. 정치탄압이다. 구경도 못한 5만 달러는 의자가 집어삼켰다는 검찰이다. 무죄다. 별건수사라는 것이 있는지 누가 알았는가. 이래서 정치검찰이라는 빛나는 전통은 유감없이 발휘됐고 한명숙은 뼈를 깎는 고통 속에서 철의 여인, 강철의 지도자로 우뚝 섰다.

한명숙이 이끄는 민주통합당

민주통합당의 일산 킨텍스 전당대회는 장관이었다. 이것이 바로 축제였다. 혼신의 열정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지지자들과 후보들, 펄럭이는 깃발, 반민주정권을 규탄하는 구호, 그들의 열기 속에는 국민을 도탄에 빠트린 정권에 대한 질타와 분노가 끓었다.

당선된 한명숙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쏟아지는 박수. 한명숙은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함으로써 반드시 민주정권을 수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검찰개혁 정치개혁을 약속했다.

“2012년은 구시대와 새시대를 가르는 역사의 분기점으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과거에 묻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창조할 것”

“국민이 원하는 혁신과 변화를 할 것이며 어떤 기득권도 인정하지 않을 것”

민주통합당의 여성 지도자.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이자 거의 불변의 대통령 후보인 박근혜. 어쩌면 숙명과도 같은 대결이다. 한명숙이 민주주의를 사랑했다는 죄목으로 중앙정보부에서 고문을 당하고 차가운 감옥에서 옥살이를 할 때 박근혜는 청와대 구중궁궐 따뜻한 방에서 독재의 피비린내 풍기는 대한민국을 내려다보며 공주처럼 살았다.

2004년 3월 12일, 대한민국 국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때 온몸으로 저항하던 야당의원들이 경위들에게 개처럼 끌려나갈 때 박근혜는 의석에 앉아 배시시 예쁘게 웃고 있었다.

여성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하나에서 열까지 같은 점이라고는 없는 한명숙과 박근혜. 이들은 2012년 운명적으로 만난다. 검찰 스스로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정치인임을 보장해 준 한명숙. 한명숙이 박근혜와 만나는 것이다.

친이 친박 대결이라는 피할 수 없는 가시밭길을 헤쳐나가야 하는 박근혜의 운명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최고위원 수락 연설을 하는 한명숙의 얼굴에 박근혜의 얼굴이 겹치는 것은 같은 시대에 태어나 극과 극의 다른 길을 걸어온 한국 여성 지도자의 두 길, 민주주의와 반민주주의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면 독단인가. 그 길은 스스로 선택했고 걸어가야만 한다.

무슨 일이든지 끝이 나면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 민주통합당 전당대회도 후유증은 있을 것이다. 모든 일에 완벽한 만족이란 없다. 섭섭한 것도 있을 것이고 아쉬운 것도 있을 것이다. 모두 묻어야 한다. 묻지 않으면 다시 갈등이 생기고 갈등을 기다리며 부채질하는 세력들에게 절호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이제 모두 국민을 바라보고 정치를 해야 한다. 민주정권 수립이라는 국민의 비원이 있다. 총선에서 승리하고 대선에서 승리하고 명실상부한 민주정권을 수립해야 한다.

강철이 된 함장이 이끄는 한명숙 호가 순항할 수 있도록 전 당원이 힘을 모아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뜨거운 지지가 뒤따른다.

‘한명숙’호여, 순항하라.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