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를 깎고 살을 저미는 아픔 없이는…

어느 매체 기사에 ‘한나라당의 궤멸과 민주주의 부활’이란 제목이 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참으로 고약한 제목이다. 제목을 좀 더 확대 해석하면 한나라당이 궤멸된 후에 민주주의가 부활한다는 의미다.

진정 한나라당이 사라진 다음에는 민주주의가 부활이 되는가. 사실은 어떤가. 지금 한나라당 정권이다. 정부도 국회도 모두 한나라당이다. 민주주의가 그들의 손안에 있고 지금 민주주의는 죽었다. 그러니 한나라당이 망해야 민주주의가 살아난다는 논리는 백번 지당하다.

여기서 다시 한나라당 정부의 비민주적 행태와 신음하는 민주주의의 참상을 말해야 하는가. 글자도 아끼자. 민주주의는 후퇴했다. 아니 사라졌다. 죽었다. 제일 중요한 한 가지 근거를 댄다. 민주주의의 뿌리인 선거관리위원회가 디도스 습격을 받았고 한나라당 국회의원 비서와 국회의장 비서가 범인으로 체포되고 행동대원도 잡혔다. 그러나 진상은 아직도 다. 민주주의가 죽은 거 아닌가.

전직 대통령이 바위에서 투신해 자살했다. 두 번이나 무죄를 받은 전직 총리의 기소. 김종익이라는 선량한 사업가를 핍박해서 패가망신시킨 정치사찰. 민주주의는 사라졌다.

경제적 민주주의는 끼리끼리의 특혜로 사라졌다. 4대강 저축은행 등등 이루 열거할 수 없는 특권세력의 비리와 특혜, 대통령 친인척의 부정과 비리. 급기야 한 번도 인정하지 않던 대통령이 사과를 했다. 송구하다고 한다.

▲ 민주통합당 대표최고위원 경선 후보 9명이 4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 4층에서 합동연설회 전에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향득

물가를 3%로 잡겠다고 했지만 누가 믿는가.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인 747은 단순히 가능성을 말한 것뿐이라고 했다. 한두 번 당한 것도 아니지만 이제는 입에 담기도 역겹다. 그만 하자.

한나라당이 쇄신을 한다고 시끄럽다. 얼마나 좋은 말인가. 잘못된 것을 고치자는 쇄신은 할수록 좋다. 쇄신의 단골메뉴,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또다시 구원투수로 등장한 박근혜다.

박근혜가 구세주가 아닌 구당주가 될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러나 실패가 순리다. 왜냐면 나쁜 짓 그만큼 했으니 벌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죄를 짓고 벌을 받지 않으면 그건 공정하지 않다. 그렇지 않으면 후손들이 마음 놓고 죄를 짓는다. 지금 한나라당은 난장판이다. 저마다 살겠다고 주먹질이다.

백 번을 양보해서 개과천선이란 말을 빌려줘도 가능성은 0이다. 왜일까. 국민은 반드시 한나라당을 응징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여론조사라는 붉은 경고등을 켜졌다. 4월에 단두대 위로 칼날이 떨어질 것이다.

4월 11일. 한나라당은 궤멸된다. 여론조사는 국회의원 120명 내외라지만 죗값에 비하면 과하다. 이미 10명 가까이 불출마 선언을 했다. 무척 현명한 사람들이다. 망신 덜 당하려면 먼저 불출마 선언을 하는 것이 좋다. 탈당이야 더 좋다.

이른바 친이계가 비대위원들의 비리를 폭로하리라고 한다. 모든 정보를 장악하고 있던 이들이 폭로하는 비리가 자못 궁금하다. 비리의 실체는 무엇일까. 서로들 물고 뜯고 치고받고 한나라당은 유혈이 낭자할 것이다. 이렇게 한나라당은 궤멸한다. 역사의 순리다.

민주주의 부활

세상사 모든 게 상대적이다. 도둑맞은 놈도 나쁘다는 세상이다. 민주주의를 지켜내지 못한 국민들도 책임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들이 피로 찾은 민주주의다. 그걸 뺏겼다. 빼앗긴 참여정부. 잘못이다. 국회 다수당으로 악법을 뜯어고치지 못한 책임 당연히 져야 한다. 그래서 역사의 죄인이 됐다.

죄 없이 세상을 떠난 전직 대통령. 검찰개혁 못 하고 지켜주지 못했다. 반성하고 참회해야 한다. 예뻐할 수 없는 오늘의 야당이다.

요즘 야당위원들을 보면 얼굴에 화색이 돈다. 이유는 안다. 총선에서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길 것이다. 그것이 상식이다. 싸움하는데 실력이 형편없는 놈이 이기는 경우가 있다. 상대가 더 실력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민주당 꼴을 좀 보자. 그래도 통합이라는 걸 이루어서 국민들이 눈길을 주지만 민주당이라는 정당을 보면 우선 정부터 떨어진다. 오죽하면 죽을 쑤는 한나라당을 한 번도 여론조사에서 이겨보질 못했겠는가. 이제 겨우 어깨를 겨눈다든가.

이건 정당인지 패거리 집단인지 분간이 안 됐다. 오야붕(일본어 죄송) 하나 앞에 꼬붕들이 줄져 늘어서 있다. 주인이 뿌려주는 모이를 주워 먹고 졸졸 따라다니는 병아리 떼가 따로 없다.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서 조직을 만든다. 무엇으로 조직을 만드는가. 당권을 잡으면 공천 준다고 약속한다. 공천장사다.

탁 터놓고 말하면 몇몇 실력자들의 조직이 다 무엇인가. 박지원의 조직이 무엇인가. 정동영의 조직이 무엇인가. 장바닥 똘마니 수준의 인물이 조직책임자가 되어 호가호위하는 꼴을 보면서 개념 있는 당원들의 충성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함량 미달의 인간들이 출마를 한다고 설친다.

선거철이 되니 출판기념회가 성시다. 자신들이 쓴 것도 아니니 구술이라는 것을 했을 것이다. 어느 출마 예정자의 책을 들춰보니 참여정부가 자기를 정치적으로 탄압하기 위해 표적수사를 해서 감옥에 보냈단다. 자신을 대단한 인물로 착각을 하는 모양이지만 대통령 비서실장을 했다고 다 인물은 아니다.

참여정부 시절 감옥에 간 대통령 측근들 참 많다. 이들이 정치적 탄압을 받고 표적수사 당했는가. 나도 수사를 받았는데 날 표적수사 할 일이 뭐가 있는가. 자신들이 살아온 인생을 국민들이 다 아는데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어찌 까마귀가 백로로 변할 수 있는가.

다행히 이제 당원들도 국민들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민주당 대의원 대회에서 싹수를 보았다. 걸러내기 시작하고 걸러지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 이번에 확실하게 가려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신뢰하고 총선에서 승리하고 대선에서 승리하고 명실상부한 한나라당 궤멸에 종지부를 찍게 되는 것이다.

출판계에서 그런다. 매일 선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자서전 출판 때문이다. 무슨 인생을 그렇게 대단하게 살았다고 침이 모자랄 지경이다. 하기야 이근안이 고문도 예술이라고 개소리를 늘어놓는 판이다. 책을 보면 민주투사 아닌 사람이 하나도 없다. 이런 사이비 민주투사들 정리해야 한다. 그래야만 총선에서 표 찍어 준다. 박원순이 잘 났으니까 나경원 이기지 않았는가.

한명숙이 서울시장 출마 때 노회찬의 명분 없는 깽판으로 민주주의 한참 후퇴했다. 민주당이 경선으로 총선 후보를 뽑는다는데 서약은 당연히 받겠지만 경선에서 떨어지면 불공정 어쩌고 개소리 말고 승복해야 한다.

당 대표를 한 사람이 노인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했다 해서 지금도 곤욕을 치르지만 사실 이번에 보니까 노인들이 출마를 꽤 한다. 몇 번 국회의원 해 먹었는데 이번에 마지막으로 당선해서 국회의장 한 번 하려고 출마한단다. 이런 사람들 나오면 국민들이 표 안 준다.

한 지역에서 편하게 다선을 한 의원들. 의정 활동도 시원치 않은데 왜 또 출마하는가. 비판하면 지역차별이라는 억지나 부리고 이제 고향을 위해서라도 후배들에게 지역구를 물려줘야 한다. 당 지도부는 이런 인간들을 반드시 걸러내야 한다. 선수가 문제가 아니라 자질이 문제다.

지금 한나라당은 이상돈 김종인을 데려다가 이를 악물고 쇄신을 한다고 아우성이다. 박근혜는 여기다 목을 매고 있다. 친이 친박 가리지 않고 목을 친다고 한다. 잘하는 일이다. 야당도 그래야 한다. 설사 당 지도부라 할지라도 국민으로부터 지탄받는 파벌주의자들이라면 공천에서 가차없이 잘라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어 하면서 진정성을 알아준다.

사람 사는 세상 만들어야

생각만 해도 끔찍한, 35미터 크레인 꼭대기에서의 300일간 농성을 한 김진숙. 비록 초인적인 힘이었다 해도 이건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 쌍룡차 노동자와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수 없는 자살은 사람이 사는 세상에선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극악무도한 독재정권 아래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민주주의 국가의 상표는 언론의 민주화다. 언론자유다. 헌법에 보장되어 있다. 때문에 언론자유가 유린당하는 나라는 민주국가에서 제외된다. 한국의 언론자유는 파푸아뉴기니 수준의 69위. 이게 2008년 얘기니 이제 말할 것도 없다. 더 말할 것도 없다. 국민이 더 잘 안다. KBS MBC에서 학살된 언론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본인들이 창피해 할 것 같아서 밝히지 않지만 그야말로 오뉴월에 개 때려잡듯 했다. 민주주의 아니다.

생각해 보라. 천안함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어떻게 46명의 부하가 수중고혼이 됐는데 책임지는 자들이 없는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옷을 벗어야 되는 것이다. 별을 더 달았다. 참 염치없는 별들이다.

이제 한나라당 정권은 수명을 다했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다. 새해 제야의 타종을 중계도 못 한다. 모인 시민들이 폭동이라도 일으킬까 겁이 났는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기는 아는 모양이다.

한나라당 같은 정권이 존재한다는 것은 하늘의 뜻도 아니고 국민의 뜻도 아니다. 부패와 비리의 극치를 이룬 한나라 정권이 궤멸하는 것은 하늘의 이치다. 그다음 국민의 열망인 민주주의가 부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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