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문] 

남북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를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통합진보당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거 정국을 남북 간의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로 만들기 위해, 정당, 종교단체, 시민사회로 구성된 민간 차원의 조문단 구성과 조문을 위한 방북을 긴급히 제안합니다. 덧붙여 정부 당국이 조문단 방북에 전향적 협조로 임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요청합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거로 남북간계의 새로운 국면이 조성됐습니다. 지난 4년 간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대결 국면으로 갈지, 아니면 남과 북이 묵은 원한을 씻고 새로운 대화와 화해 국면으로 가게 될지를 가늠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통합진보당은 지난 20일, 정부가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의 평화적 진전이라는 관점에서 공식적인 조의 표명 등의 방식으로 진지하게 대처할 것과 남북관계 개선과 경제 협력 등을 위한 민간 차원의 조문에 협조할 것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한 쪽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서로를 위로하고 마음을 모으는 것이 한반도의 평화, 남북 화해를 실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당장 직접 조문단을 파견하기 어렵다면, 민간 차원의 조문을 전향적으로 판단해주기를 바랍니다. 정부가 하기 어려운 일을 민간이 앞장 서 풀어나가는 것은 꽉 막힌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데서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정부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대아산 현정은 회장의 조문을 허용해 오늘 방북 길에 나섭니다. 다행스럽고 바람직한 일입니다. 반면 정부가 일관성 없는 자의적 기준으로 선별해서 조문을 허용한 것, 북한 주민과 지도자를 분리한다는 발언이 공공연하게 당국자로부터 나오는 등의 상충된 행동 때문에 정부의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 분명치 않습니다.

정부가 통합진보당과 종교단체, 시민사회의 조문을 위한 방북을 허용한다면, 이 같은 내외의 의구심은 명확히 정리될 것이고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확고함을 입증할 수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한반도는 지금 큰 변화 앞에 놓여 있습니다. 대화와 평화, 화해와 공존의 길로 남북관계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이념과 정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같은 민족 구성원으로서 갖는 공통의 이해관계입니다. 역사적인 6.15공동선언과 10.4 선언의 당사자로서 이행해야 할 책무입니다.

대결과 갈등, 멸시와 증오로 점철돼 온 지난 4년간의 남북관계를 이대로 둔다면 우리 민족의 생존과 한반도의 번영은 실현 불가능합니다. 통합진보당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거로 조성된 국면을, 날로 악화되는 남북관계를 극복할 새로운 전기로 만들어 가자고 국민 여러분께 간절히 호소합니다.

정부 당국에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북한의 애도 기간이 끝나는 29일까지 주어진 시간은 불과 3일입니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이 짧은 선택의 시간이 남북 관계의 미래를 좌우합니다. 대결의 과거를 더 이상 이어가지 맙시다. 화해와 평화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정부 당국의 결단을 진심으로 촉구합니다.
2011년 12월 26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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