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시민세력의 위대한 탄생

희망을 갖는 사람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절망하지 않는다. 자살을 하는 사람의 유서를 보면 거의가 희망을 포기했음을 고백한다. 딸의 등록금을 마련 못해 목숨을 끊은 아버지의 유서다.

“딸아. 아무리 해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구나.”

남 얘기하기는 쉽다. 죽을 용기 있으면 그 용기로 살면 되지 않느냐고 한다. 우는 놈도 속이 있어서 운다. 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이 제일 높다는 불명예의 금메달. 이걸 벗어서 쓰레기통에 던져 버려야 한다.

솔직히 고백하자. 서울시장 후보 야권단일후보 선출 과정에서 박원순 후보가 선출되자 이름 없는 수많은 시민들이 환호를 했다. 박원순과는 사돈의 팔촌도 되지 않으면서. 왜일까.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희망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제 시민세력이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았기 때문이다. 자부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야권이 국민들 앞에서 약속한 대로 선출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다는 약속의 실현이 눈앞에 보이기 때문이다. 이제 정권교체의 위대한 대장정이 시작된 것이다. 

느닷없이 손학규가 민주당 대표를 사퇴한다고 했다. 이게 무슨 소린가. 약속이 다르지 않은가. 민주당 후보를 탄생시키지 못했으니 책임을 통감하고 대표직을 사퇴한다? 처음부터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줄 알고 그 합의를 했단 말인가. 잘못 판단한 것인가. 전략이었나.

잘못된 판단이던 전략이던 그건 잘못이다. 국민들 희망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당 대표까지 사퇴를 한 마당에 야권의 일치단결이 가능한가. 민주당 지지가 결집할 수 있는가. 손학규가 초를 친 꼴이 됐다.

모두가 반대했다. 민주당 의원총회도 손학규의 사퇴를 전원이 반대했다. 한명숙 이해찬 전직 총리도 만류했다. 국민들도 반대했다. 조중동을 비롯한 수구 언론과 한나라당은 표정관리를 했을 것이다. 마침내 야권공조가 깨지는구나. 그러나 너무 일찍 좋아했다.

손학규가 대표직 사퇴를 철회했다. 잘한 일이다. 출발은 나빴지만 결과는 괜찮다. 단결의 필요성을 더욱 느꼈을 것이다. 교훈이다. 잘못된 결정은 어느 누구에게도 찬사를 받지 못한다. 이제 일치단결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우리 눈앞에 정권교체의 깃발이 힘차게 나부끼고 있지 않은가.

기회는 우리 손에 있다

초조할 것이다. 한나라당도 바보들의 모임은 아니다. 쟁쟁한 검사출신에다 진성호 안형환 한선교 같은 맹랑한 기자 출신, 정몽준 같은 재벌, 세속적으로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다. 문제는 개념의 부재다. 뭐가 옳고 뭐가 잘못인지 분간을 못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선거에는 영 자신이 없는 것이다. 거의 동물적 본능이다.

그냥 앉아 죽을 수는 없다. 박근혜에게 달려갔다. 박근혜가 고민이다. 이 먹자는 장사인데 영 이득이 없다. 이미 대세론은 깨졌다고 자신도 느낀다. 대세론이란 흔들리면 깨진다. 그때부터는 그냥 우세일 뿐이다. 그 역시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오죽하면 평소에 차돌처럼 냉정하다는 박근혜답지 않게 기자에게 ‘병 걸리셨어요’라고 용감한 발언을 했을까.

그렇다고 나경원을 지원하지 않을 수도 없다. 엄연한 당원이다. 당의 명령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 그러나 결과는 너무나 무섭다. 지금까지 훈장처럼 달고 다니던 ‘선거의 여왕’이란 칭호. 이것을 반납해야 할 것 같다. 선거의 여왕은커녕 자신의 선거가 적신호다. 이미 금이 가버린 선거의 여왕이지만.

울며 겨자 먹기란 속담이 있다. 겨자를 먹었다. 결과는 10월 26일 나타날 것이지만 사람들에게는 예측이란 것이 있다. 날 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에는 친박과 친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박근혜는 생각할 것이다. 친이라고 하는 세력들이 친박에게 가한 박해를. 공천은 지들끼리 해 먹고 친박는 낙동강 오리알이었다. 사람인데 왜 감정이 없겠는가. 과연 친박과 친이의 공조는 잘될 것인가. 선거에서 <팀웍>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론조사가 나온다. 나경원이 진다. 그래서 박근혜를 투입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럴 수가 있는가. 박근혜가 나경원을 지원해도 지는 것으로 나온다. 더구나 기가 막히는 것은 박근혜가 나왔는데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에서 가장 많은 비중인 무당파가 박원순 지지로 돌아서고 있지 않은가. 이런 땅을 칠 일이 있는가.

열 가지 중에 한 가지도 희망적인 것이 없다. 한나라당에 말이다. 나경원에게 말이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 아래서 저질러진 온갖 불법과 비리, 저축은행 사건과 연결된 청와대 고위직들의 비리, 김두우는 이미 구속이 됐고 박태규 리스트는 목을 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SLS 이국철 사장의 2개나 되는 가방 속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폭탄처럼 무섭다. 하루가 지나면 터지고 하룻밤 지나면 또 터지고, 날이 밝는 것이 두렵다. 청와대 고위직 10명이 옷을 벗는다는 말도 나오고, 이국철이 신재민에게 준 카드를 청와대 인사들이 돌려가며 썼다는 폭로가 나오고, 이동관이 박지원을 모욕한 문자메시지가 공개되어 민주당이 열 받았다.

한나라당은 그렇게 결사적으로 반대하던 무상급식에 찬성으로 돌아선다. 민심 앞에 도리가 없는 것이다. 나경원은 학원재벌에 대한 비난이 일자 가기 아버지를 폄훼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사자가 쥐를 잡아도 최선을 다한다 

이제 야권과 시민세력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저기 희망의 깃발은 펄럭이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깃발이 달려와서 시민들 손에 쥐어 지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민심이 천심이다. 야당과 시민세력이 단합을 하고 최선을 다할 때 민심은 밀물처럼 몰려 와 민주회복을 위한 대장정에 힘을 몰아 줄 것이다.

다급하면 무슨 짓이든지 저지르는 것이 인간이다. 더구나 꿀맛 같은 권력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세력들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벌써 수상한 소문이 떠돈다. 한명숙 전 총리의 경우도 그랬고 곽노현 교육감의 경우도 그렇다는 여론이다. 박원순을 뒤진다고 한다.

그들이 어떠한 일을 저질러도 국민들은 냉정해야 하고 동요하지 말고 일관되게 시민후보를 선출했던 자랑스러운 기억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도 같다. 시민후보의 당선은 모두의 승리다. 희망의 깃발을 푸른 하늘 드높이 올리는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총력을 기울인다면 국민들은 결코 이들의 노력을 저버리지 않는다. 내년 4월이면 총선이다. 국민은 반드시 그들의 수고를 값진 선물로 보답할 것이다. 바로 총선 승리다. 이어서 대선의 승리다. 그리고 국민들은 사람사는 세상을 기다린다.

기회는 잡아주지 않으면 가 버린다. 눈앞에 와 있는 기회와 국민들의 희망을 절대로 놓치면 안 된다. 아니 놓아주면 안 된다. 10월 26일. 우리 다 함께 축배를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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