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시의회 기자실 예산 2천만원들여 별도 설치 
“더워서 일할 수 없는 환경”... “혈세집행 정당한가”

광주시청과 시의회 기자실에 현 중앙냉방 설치 외에 별도의 에어컨이 최근 세금을 들여 설치되자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19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9일 광주시청 중앙기자실과 지방기자실 그리고 광주시의회 기자실에 시 풀 예산(공통경비) 2천만원을 들여 각각 에어컨을 설치했다. 기자실에 설치된 에이컨은 시청 기자실에 실외기 1대(18마력), 시의회 실외기 1대(10마력)다. 

▲ 강운태 광주시장이 지난달 30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출입기자들 앞에서 열고 있다. 광주시는 최근 광주시청 중앙. 지방기자실과 광주시의회 기자실에 일요일 냉방용으로 예산 2천만원을 들여 별도의 에어컨을 각각 설치했다. ⓒ광주시청 제공
현재 광주시청사는 정부의 에너지 절약 지침에 따라 평일 근무일에는 실내온도가 28도, 실외온도가 30도 이상일 경우에만 냉동기 4대 중 1~2대를 가동하고 있다. 한 여름 폭염주의보가 계속될 경우에는 평일 오전 8시에 가동을 시작하여 오후5시에 중단하고 있다. 다만 토.일요일과 공휴일에는 가동하지 않고 있다.

기자실 에어컨 설치에 대해 광주시공무원노조는 18일 내부게시판에 논평을 내고 “광주시 청사와 건설년도가 비슷한 부산, 대전, 전북, 전남 모두 우리시와 같이 중앙집중식 냉․난방시스템으로 개별 냉․난방을 설치한 사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에어컨 예산이)예측 불가능한 행정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편성된 풀 예산을 사용하였다는 것은 의회 심의과정 등에서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 의심마저 든다”고 예산편성과 지출과정의 문제점도 짚었다.

노조는 또 “냉.난방이 차단되는 야간과 휴일 밤늦게까지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들 그리고 시청을 방문하는 시민들 모두 에너지 절약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요일 근무하는 기자들을 위해 2천여만원의 혈세를 집행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기자실 에어컨 설치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청 기자실 주변에서도 “공휴일과 일요일에 기자실을 이용하여 기사를 작성해야하는 기자들이 시청사의 중앙냉방체계 때문에 가동이 안돼 불편한 사무실 작업환경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시민의 혈세를 들여 설치한 것은 잘못됐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또 “기자들의 기사작성 행위는 분명히 소속 언론사 차원의 일이므로 기자들 스스로 비용을 들여 설치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냉방이 가동 안되는 일요일에 기자실에서 도저히 일을 할 수 없을 정도의 환경”이라며 “기자들의 취재 송고활동에 일요일이라도 최소한의 불편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 시에서 예산을 들여 설치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의회 기자실 에어컨도 시의회와 조율을 거쳤으며 추경예산에 반영하면 에어컨 가동시기가 지나가기 때문에 풀 예산에서 지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광주시청과 시의회 안팎에서는 "기자실 환경이 에어컨을 설치 할 수밖에 없다면 혈세가 아닌 기자들의 자부담으로 설치했어야 한다"는 비판여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집행부의 혈세낭비를 감시해야 할 언론이 이번 기자실 에어컨 설치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침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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