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청, 특별교부세 기사 관련 <광주일보> <전남매일> 구독 거부
서구청 "김종식 구청장 성과를 정치적 색깔로 희석화... 20일부터 절독"

광주 서구청(구청장 김종식)이 광주지역 일간신문인 <광주일보>, <전남매일>을 20일부터 전면 구독거부한 것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주지역 일선 구청이 지역일간신문에 대해 구독부수 전량을 절독하고 해당 신문사 출입기자에 대해 전자 우편 보도자료 배포 등을 중단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다.  현재 서구청은 구청 본청과 동사무소 등에서 구독 중인 <광주일보> 18부, <전남매일> 7부를 절독한 상태다.  

두 신문의 구독거부사태 발단은 지난 18일 김종식 서구청장과 김영진 의원(민주당 광주 서구을), 이정현 의원(한나라당 비례)이 "광주 서구 풍암동 호수와 금당산간을 연결하는 육교 설치 예산 10억원을 행정안전부로부터 특별교부세로 확보했다"고 각각 보도자료 통해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 <광주일보>가 19일자에 보도한 광주 서구청 '육교예산 10억 확보'를 둘러싼 비판기사.

당시 서구청은 “행정안전부로부터 풍암호수와 금당산간 육교설치 10억원, 양동시장 진입도로 7억원 등 총 29억원의 특별교부세를 확보했다”면서 또 “김종식 구청장이 중앙부처와 국회 등을 방문하고 지역 정치인들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등 백방으로 뛰어다닌 결과 사업비를 확보하게 됐다”는 보도자료를 각 언론에 배포했다. 

이들 두고 <광주일보>는 19일자에 '꼴 사나운 광주 서구 공 다툼', '국회의원들 이어 구청장까지 육교예산 10억 내가 따왔다'라는 제목으로 비판기사를 내보냈다. 

<광주일보>는 서구청의 보도자료를 인용하여 "광주시 서구 풍암호수와 금당산을 연결할 육교 예산 10억원을 국회의원들이 서로 자신이 확보한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김종식 광주 서구청장까지 가세하면서 국회의원과 구청장이 ‘지나치게 생색내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고 보도했다.

<광주일보>는 보도자료를 인용한 후 "특별교부세 확보 과정에서 김 청장의 ‘공로’가 있었음을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또 <광주일보>는 "그러나 육교 예산을 놓고 한나라당 이정현(비례대표) 의원과 민주당 김영진(서구을)의원이 각각 자신의 치적이라고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김 청장마저 이 같은 주장을 하고 나서면서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고 세 정치인의 치적싸움을 비판했다.  

<광주일보>는 이어 이 의원에 대해서는 "내년 총선에서 서구을 출마가 거론되는 이 의원은 '2008년부터 육교 필요성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 김종식 구청장과 풍암동, 금호동 주민대표들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수차례 현장 실사를 한 뒤 행안부장관을 무려 5차례나 만나 설득해 예산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 의원에 대해서는 보도자료를 인용하여 “'육교 설치를 위해 행안부장관을 두차례 만나 국비지원을 강력히 요구해 금년도 착공에 필요한 10억원을 특별교부세로 우선 지원받게 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광주일보>는 20일자에서 서구청의 구독중단을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전남매일>도 19일자 보도에서 '국회의원 주장에 이번엔 서구청장 가세 ‘씁쓸’'이라는 제목으로 "광주 서구의 풍암호수와 금당산을 연결할 육교예산 10억원을 둘러싼 의원들의 신경전에 김종식 광주 서구청장까지 가세하고 나섰다"며 <광주일보>와 같은 맥락에서 비판기사를 내보냈다.

두 언론사의 보도에 앞서 <연합뉴스>도 광주 서구청 육교 예산에 대해 하루 앞서 18일 비판기사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광주 서구청은 20일부터 본청과 일부 동사무소에서 구독 중인 <광주일보>, <전남매일>에 대해 구독중단을 한 것. 

서구청 한 관계자는 두 지역신문 구독중단에 대해 21일 오후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보도자료를 낸 목적이 있는데 이를 정치적으로 희석화했다"며 "구정에 대한 비판보도는 순수하게 수용하겠지만 이번 보도는 정치적 색깔이 끼어 있다. 두 분의 정치인(이정현. 김영진 의원)에 구청장까지 가세하고 나선 것처럼 보도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김종식 구청장의 성과에 대해서도 희석화한 보도였다"며 "구독 중단은 각 지국에 유선으로 통보했으며 절독기한은 한시적이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번 서구청의 이례적인 지역신문 절독사태의 배경에는 내년 총선을 앞둔 서구의 정치적 배경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즉 무소속인 김종식 구청장과 민주당 소속인 김영진 의원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의 삼각구도가 작용하고 있는 것.

따라서 김 구청장이 두 지역신문의 보도가 양 총선 주자 사이에서 정치적 오해와 구설수에 오르내릴 수 있다는 강한 우려감에서 절독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서구청 안팎에서는  또 "실제로 김 구청장이 육교 예산확보를 위해 국회와 중앙부처 지역국회의원 등을 방문하여 협조를 요청하는 등 구청장으로서 역할을 했음에도 이를 '공 다툼'으로 보도하자 강하게 반발한 것"이라는 것. 

서구청 안팎에서는 이번 <광주일보> <전남매일>의 보도에 대해 "정치인 출신 구청장과 국회의원이 고유의 역할로서  예산 확보에 대한 공을 내세울 수 있다"면서도 "동시에 3명이 '공'을 언론에 내세운 것은 언론으로서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즉 "정치인의 치적홍보도, 이를 언론이 비판보도한 것도 각자 고유의 영역에서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이번 사태는 언론도 구청도 너무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례적인 기초자치단체의 지역신문 구독중지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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