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 '찬성 19명, 반대 5명 기권 1명' 통과
  대규모 시민혈세 투입 '특혜'...시 집행부 책임 논란 
  시민단체, “신중한 검증과 검토 없이 거수기 역할”


특혜시비가 일고 있는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화정주공아파트 ‘선수촌 건립 지원 동의안(이하 U대회선수촌 지원 동의안)’이 4일 오전 광주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광주시의회(의장 윤봉근)는 이날 오전 11시 197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재적의원 26명 중 진선기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U대회 선수촌 지원 동의안’에 대해 기립 표결을 하여 찬성 19명, 반대 5명, 기권 1명으로 통과시켰다. (아래 시민사회단체 성명 전문 참조)

▲ 4일 오전 광주시의회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U대회 선수촌지원 동의안'을 기립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동의안에 찬성한 시의원들이 일어선 모습. ⓒ광주시의회 제공
▲ 4일 오전 광주시의회 197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김영남 행정자치위원장이 표결 전에 'U대회 선수촌 지원 동의안'에 대한 상임위 심사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광주시의회 제공
이날 시의회는 본회의를 열어 다른 안건 없이 윤 의장이 바로 ‘U대회선수촌 지원 동의안’만 상정하여 의사진행발언 또는 찬반 토론 없이 곧바로 표결처리 순을 밟으려다, 강은미 의원 등이 개인발언을 신청하여 20여 분 동안 소신발언이 진행됐다. 

강은미 의원은 광주시가 현대건설에 약속한 ‘이주 지연 소송비용에 대한 시 부담’과 “미분양이 발생할 때 시가 부담하는 재정부담도 여전히 불분명하여 500억 원 또는 1천500억 원이 될지 모르는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반대이유를 주장했다.

여기에 서정성 의원도 “신중한 의사결정과 합리적인 선택을 동료 의원들에게 당부한다”는 요지의 개인발언을 그리고 조호권 의원도 “시 집행부가 6천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지원 규모를 하루 이틀 만에 시의회에서 처리하려 했다”며 자신은 차선책을 선택하겠다고 찬성입장을 밝혔다.

시의회는 세 의원의 발언이 끝난 뒤 곧바로 기립 표결에 들어갔다. 표결 결과 반대는 강은미 전주연 민노당 소속 의원과 정희곤 교육위원장 그리고 서정성. 홍인화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나타났다. 또 윤봉근 의장은 기권했다. 

▲ 윤봉근 광주시의회 의장이 'U대회 선수촌 지원 동의안' 이 찬성 19명 반대 5명, 기권 1명으로 나오자 안건을 통과시키고 있다. ⓒ광주시의회 제공
동의안이 통과되자 4층 본회의장 입구에서 회의 시작 전 부터 미리 나와 펼침막과 함께 통과를 종용하는 구호를 외쳤던 화정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 소속 50여명의 주민들도 박수와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이어 본회의장을 퇴장하는 의원들을 향해 박수와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강운태 시장은 이들 주민에게 "이제 주민 여러분이 잘 협조해서 명품 아파트를 만들자"고 제안 박수를 받기도 했다.   

동의안이 시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U대회 선수촌건립’은 광주시가 계획한 일정과 예산규모 등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했다. 선수촌 건립에 참여하는 현대건설도 재건축에 따르는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안정적으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번 ‘U대회 선수촌 지원 동의안’은 통과 이후에도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시의회 내부 그리고 시민여론 등이 찬반으로 나뉘어 당분간 많은 ‘생채기’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정기업에 대한 과도한 특혜”라며 반대해온 시민사회단체는 시의회 본회의 통과 이후 발표한 논평에서 찬성한 의원들에게 “모든 정치적, 법적 수단을 강구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과 광주전남진보연대 그리고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5일 오전에 회의를 열고 반대운동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들은 논평에서 “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시의원들의 모습은 시민의 대표로서 책임감과 진지함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강운태 시장의 논리에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거수기 노릇만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시 보증채무부담 규모 재검토후 명문화 필요"
"시민추진협, 민간주도로 각계각층 참여해야"


▲ 4일 오전 'U대회 선수촌 지원 동의안' 광주시의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서구 화정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 소속 주민들이 본회의장 입구 복도에서 시민단체를 비난하는 구호가 적힌 펼침막을 펴들고 있다. ⓒ광주인
▲ 동의안 통과 이후 본회의장 입구 복도에서 강운태 광주시장이 서구 화정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 주민에게 둘러싸여 환호를 받고 있다. ⓒ광주인
또 이들 단체는 “시의회는 광주시가 제출한 특혜의혹이 제기된 현대건설에 대한 보증 채무부담행위 내용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대안은 없는지 살펴보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공사기간에 대한 불가피론과 특혜주장에 대해 설명도 하지 못했다”고 ‘일사천리 통과’를 지적했다.

이들은 끝으로 “동의안에 찬성한 의원들과 광주시장은 이후 발생한 모든 문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는 이를 위해 모든 정치적, 법적 수단을 강구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이날 시의회가 ‘동의안’을 통과시켰지만 반대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지속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대입장을 펼쳐온 시민사회단체와 일부 의원들은 “추진과정에서 보증한도 규모에 대한 명문화와 이주지연 및 소송에 따른 비용에 책임성 여부 등에 대해 시와 현대건설이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시민단체 한 간부는 “동의안이 통과됐지만 시가 현대건설을 상대로 전문가 검토 및 일부 협약한 대한 면밀한 검증을 통해 시 재정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시집행부와 시의회, 시민사회단체, 지역주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가칭 ‘시민검증단’ 또는 '시민감시단'을 구성하여 운영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또 다른 한 지방의원은 “시와 시의회가 서구 화정지구 U대회선수촌 건립 현안을 두고 ‘고무줄식’ 대응을 해왔다”며 “시 집행부는 U대회선수촌 건립을 두고 한때 주민과 건설사 간에 모호한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는 것.

이 의원은 이어 “건설사 선정기준 및 시 재정부담 등 책임성도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시의회도 “이미 2년 전부터 지역의 현안으로 부상한 문제를 두고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기보다는 시 집행부의 계획에만 의존해오다 최근에야 긴급현안으로 비중 있게 다루었다”고 질타했다. 이 결과 시의회는 이번 동의안 통과 과정에서 충분한 내부 검토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는 것.

그러나 시의원 중 찬성입장을 개진한 한 의원은 “집행부가 내놓은 안 외에 특별한 현실적 대안이 없다. 또 선수촌을 건립할 건설사도 시가 수차례 접촉했으나 이른바 1군 건설업체들이 모두 손을 든 형편이었다”고 현실론을 들었다.

▲ 4일 오전 정삼도 광주 서구 화정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장이 본회의에서 통과된 'U대회 선수촌 지원 건립안'을 조합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광주인
또 다른 서구지역 한 의원도 “수개월 동안 건설사와 주민대표가 만났으나 충족되지 못했다. 지역주민의 아파트 재건축과 시의 U대회선수촌 건립이라는 이중의 과제를 많은 건설사가 떠안지 못했다”고 그간의 어려운 과정을 설명했다. 이제 ‘U대회선수촌 지원사업’은 찬반여론을 안고 본격적인 추진에 들어간다.

그러나 해소하지 못한 일부 쟁점에 대해서는 시 집행부와 시의회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해결하는 자세와 장치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시의회 주변에서는 “최근 시가 대안으로 내놓은 ‘U대회선수촌 건립 추진협의회’는 관변주도에서 시의회와 시민진영이 주도하는 형태로 개선되고, 참여범위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화정주공아파트 해당 주민도 막대한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공공사업임을 충분히 감안하여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한편 서구 화정주공아파트 U대회 선수촌 건립사업은 전체 면적 194,492㎡(약 58, 834평)에 지하2층 지상 30층규모로 25~45평형 3천727세대가 들어선다. 공사기한는 이달 중순까지 광주시도시공사와 현대건설이 본계약을 체결한 후 조합원 대상으로 5~6월에 분양을 한 후 (일반분양 2012년 5~6월) 6월부터 철거를 시작 내년 3월에 완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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