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와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사무소가 함께 하는 인권탐방에 동행했다.

난생처음 교도소 내부에 들어갈 기회가 생긴 것이다. 앞으로도 교도소 내부에 들어가 볼 기회는 흔하지 않을 테고 40년이 넘었다는 광주교도소는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증이 커졌다.

사실 광주교도소에 대한 이야기는 익히 들어왔던지라 어느 정도 예상 수준이 있었다. 현장에서 봤던 것도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게 웬일. 오늘 보았던 숙소는 ‘호텔급(?)’이었다는 것.

비닐로 덧대진 창문, 복도에 하나씩 놓인 난방기구, 빠진 이를 보이는 벽과 계단, 춘삼월 코끝을 시리게 만드는 공기로도 충분히 주눅이 들고도 남았는데 이것이 ‘호텔급’이었다니.

이러한 공간에서 교정효과가 잘 나올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

교도소 곳곳을 둘러보면서 직업훈련장도 볼 수 있었다. 옷을 만들고 자동차를 수리하고... 사회에 돌아갔을 때 수용자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직업훈련장 덕에 수용자들은 기능대회를 ‘석권’하기도 하고 실력이 출중하다고 교도소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기술이 있지만 사회에 나가 적응을 하지 못하는 수용자들이 많다는 것은 교정이라는 것이 단순히 가르치는 수준을 넘어선 '마음의 치료'라는 것을 다시 느꼈다.

이날 함께한 정현애 광주시의회 부의장도 “자동차 수리하는 좋은 기술을 익혀도 한 달만에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무척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도소 내부에서는 아픈 수용자들을 상대로 일주일에 2~4시간씩 화상진료를 하고 있었다. 심장박동도 전해지고 혈압계, 혈당측정기도 갖추고 있는 등 최신식의 진료시스템처럼 보였지만 2천여명의 수용자들이 일주일에 2~4시간 진료로 가능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 수용자들은 사회에서 보다 건강에 대한 우려가 높아 약을 많이 요구한다는 교도소 측의 설명은 씁쓸함을 자아냈다.

"외출 한 번 하고 싶어서, 바깥공기 쐬고 싶어서 안가도 되는 병원을 찾는다"는 것 보다는 좁고 차가운 벽 안에서 몸에 오는 작은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이 될까 하는 생각에 이해도 될 것 같았다.

모쪼록 광주교도소 이전이 이루어져 수용자들이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그로 인해 훨씬 더 높은 교정 효과가 나타나길 바라본다.

이후 찾은 법무부 광주출입국관리사무소.

지난 2007년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10명이 죽고 17명이 다치고 아직까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치료를 받는 이들이 있다. 외국인 보호실에 보호를 받던 한 중국인이 지른 불로 발생한 화재로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친 이 참사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 외국인 보호실을 직접 보니 타국에서, 굳게 잠긴 문 뒤에서 외국인들이 느꼈을 감정이 무엇이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그 감정을 모두 이해하고 공감할 수는 없는 노릇.

교도소와 출입국사무소를 둘러보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 보호는 곧 생존권 보호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시는 그러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인권사각지대에 몰린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다시는 없길 바란다.

이날 탐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한 이가 안타까움을 담아 말했다.
“준법정신도 중요하지만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게 먼저 이뤄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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