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광주의 ‘양대산맥’ 대학이 시끌시끌했다.

전남대와 조선대. 두 대학이 ‘이름값’을 못한다며 학생, 교수 등 학교 구성원들에게 ‘한소리’ 들었다.

이날 오전 전남대 학생 40여명이 대학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몽준 의원에게 또 다시 명예철학박사학위를 수여하려는 대학본부를 규탄했다.

학생들은 “5.18의 도화선인 전남대와 5.18진압을 주도한 신군부의 후신 한나라당 전 대표와의 거래는 ‘지역화합’을 가장한 5.18정신의 파산이며 자본에의 굴종”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날 오후에는 조선대 비정규 교수들이 파업농성, 천막농성에 이어 단식농성까지 진행하겠노라 지역 노동단체, 정당, 시민단체 그리고 조선대 학생들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선대의 비정규 교수들은 “생활임금 보장과 기초교육대학 40%의 수업을 진행하는 비정규 교수들의 참여권 보장은 강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필수”는 물론이며 “민주.민립대학 조선대는 대학자치운영협의회가 운영 주체가 되는 등 여타의 족벌사학과는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이름에 걸맞게 비정규 교수에게도 대학 참여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화의 성지 광주의 대표적인 두 대학, 조선대와 전남대가 이름값을 제대로 못해서 혼이 난 것이다.

전남대에는 5.18연구소가 있다. 한 학기 동안 5.18에 대해 배우는 강의도 있다. 전남대 정문은 5.18 사적지 1호이다. 이렇듯 5.18과 떼래야 뗄 수 없는 전남대가 5.18 30주년 행사에 ‘축하화환’을 보내는 정치인, 5.18묘역의 상석을 밟는 정치인이 ‘여럿’ 소속된 정당의 전 대표에게 ‘명예철학박사학위’ 수여가 이미 4년 전에 결정됐고 학위 수여식만 남은 상황이다.

1.8항쟁을 통해 ‘시민의 대학’으로 우뚝 선 ‘민립’ 조선대가 비정규 교수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우리는, 조선대의 주인인 광주시민은 지난해 5월에는 한 비정규 교수의 죽음까지 경험해야 했다.  비정규 교수들은 전남대 수준의 임금을 요구하는데 조선대 측은 “호남대, 광주대 등 지역 다른 사립대학과 비교했을 때 최고 수준의 임금”이라고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만난 한 비정규 교수는 “전남대와 조선대는 광주를 대표하는 두 대학으로 다른 사안 비교는 전남대랑 하면서 비정규 교수 임금은 재정상황이 훨씬 열악한 다른 사립대와 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전남대의 5.18연구소, 조선대의 1.8광장.
이름도 멋진 장소까지 가진 두 대학이 어찌하여 그 이름에 걸맞지 않은 행동을 하여 뭇매를 맞는 건지 안타까웠다. (물론 전남대는 2월 중 정몽준 의원에게 명예철학박사학위 수여식을 할 계획이 없다고 했으나 학생들은 수여식 연기가 아닌 수여 철회를 요구하는 상황)

온종일 두 대학 소식에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지역을 대표 하는 두 대학이 부디 이름값 톡톡히 해서 누구에게나 자랑스러운 대학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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