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의 시사터치] 2월9일 

●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공약을 백지화하려나.

청와대와 정부가 다음 달 동남권 신공항을 어디로 할 것인지 밝히는 발표를 미루거나 아예 계획 자체를 백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려 <조선일보>가 1면에서 전했다. 지금 부산은 가덕도로 하자, 대구 울산 경남 경북은 밀양으로 하자 이러며 갈등을 빚고 있지? 여당 의원들끼리는 편싸움까지 났다. 사실 결론을 어떻게 내더라도 여당에게는 큰 짐이 되는 상황이었다.

한편 동남권 신공항 건설 약속은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한 것이다. 전 정권으로부터 이어받은 과제가 아니다. 충청권 과학벨트 공약 백지화에 이은 또 다른 논란거리가 돌출한 것 같다.

○ 과학도시 구상을 최초로 밝힌 과학자가 과학벨트 백지화 논란에 대해 한마디 했네?

과학도시는 6년 전 꿈꾸기를 좋아하는 한 핵물리학자의 구상에서 비롯됐다. 중이온가속기가 설치된 '과학과 예술이 만나는 은하도시'를 설계한 것이다. 은하도시 설계안은 2007년 국제과학비즈니스도시란 이름의 한나라당 대선공약으로 채택됐다. 이 핵물리학자, ‘내 사명이다’라고 판단하고 소속해 있던 서울대를 그만두고 이명박 정부에 참여했다. 이 학자는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이다.

<중앙일보> 1면에는 이 민동필 이사장과의 인터뷰가 실렸다. “지역공모제도 갈등만 부추길 것이다.” “과학벨트가 갈기갈기 찢어지면 솔로몬의 재판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된다.” “과학도시 성공에 변수는 토지 확보다. 세종시는 요건을 갖췄다.” 한마디로 원래 계획대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 앞으로 부자들에게는 벌금을 더 많이 받을 모양이라고?

이귀남 법무부 장관이 최근 “개인 소득과 재산에 따라 벌금액수를 다르게 매기는 벌금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현행 한국의 벌금제는 빈부격차를 고려하지 않고 동일한 범죄에 동일한 벌금을 매긴다. 이 때문에 재산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같은 벌금형이라도 개인이 느끼는 고통의 정도가 다를 수 있다.

이러다보니 부유층에게는 형벌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반면, 벌금을 내기 힘든 빈곤층은 노역장에 유치돼 과잉 처벌받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경향신문> 1면 보도.

● 석해균 선장 몸에서 발견된 한 발의 총알, 해군 것이 확실하다고?

합동참모본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최종 감식결과가 나와야 확인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 국과수의 판정 결과를 <한국일보>가 소개했다. “해군 것 맞다”는 것이다. 한편 석해균 선장 몸에서 나온 또 다른 한 발의 탄환은 주치의가 오만 현지에서 분실했다. “혹시 이것도…….” 누리꾼들은 의심하고 있다. 인터넷판에 실린 기사.

● 스스로 자신의 재산권을 제한해달라는 사람이 있었네.

주식 투자 실패로 큰돈을 잃은 30대가 스스로 법원에 청구해 한정치산 선고를 받았다. 어머니는 쓰러지고 본인은 우울증에 걸린 터였다. 한정치산 선고를 받으면 자기 재산, 자기가 함부로 못 쓴다. 한정치산, 통상 재산 다툼이 벌어진 집안 후손들이 나이 든 부모를 상대로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한편 이 30대 남자, 7년 뒤 재기하고는 한정치산을 끝내달라고 소송을 냈고, 법원은 받아들였다. <조선일보> 10면 보도.

● 승려, 목사, 신부 같은 성직자의 범법행위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2007년 4413건에서 2009년 5409건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종교인 범죄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폭력 범죄로 20%에 달한다. 그 다음은 15%인 사기였다. 교통사고 같이 고의성 없는 사고를 뺀, 강간, 성매매 같은 성범죄는 비율은 낮아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서울신문> 1면 보도.

● 헌법재판관들이 총리와의 식사약속을 취소했다고?

'헌재와 대법원의 역할을 조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김황식 총리의 개헌 관련 발언 때문이다. 이강국 헌재소장을 비롯한 헌재재판관 9명은 이에 대한 항의표시로 어제로 예정됐던 김황식 총리와의 만찬을 취소했다고 한다. <조선일보> 11면 보도.

● 프랑스에서는 판사들도 파업하는 모양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판사들이 태만하게 일 한다'고 했다. 그러자 반발한 판사들이 파업을 해서 전국의 법원 업무가 마비될 조짐까지 보인다고 한다. 발단은 18살 소녀가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이었다. 용의자는 이미 11년형을 살고 강간범죄 15회의 상습범이었다는 것이다. 사르코지는 “왜 그렇게 느슨하게 판결한 판사들을 탓했고, 이게 파업의 도화선이 됐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 보도를 인용, <조선일보> 19면 보도.

● 카드공제가 폐지되면 직장인 40%는 세금을 더 내게 된다고?

올해 연말로 예정된 신용카드 소득공제 폐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지? 이 제도가 폐지될 경우 직장인 가운데 40% 정도가 감세혜택을 상실해, 내년부터 사실상 세금을 더 내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들이 이번에 받은 소득공제금액은 다 합쳐 13조351억5000만 원이라고.

● 뒤풀이를 막는다며 졸업식만 4시간가까이 하는 학교가 있다고?

교장 훈화와 상장 수여, 기념촬영까지 길어야 1~2시간이면 끝나던 졸업식이 길게는 4시간까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뒤풀이를 원천봉쇄한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침 때문이다.

유한공업고등학교의 경우를 보자. 오전 9시 20분에 졸업식이 시작하는데, UCC영상물 상연, 재학생 축하공연, 교복 물려주기, 학교장 축사, 사물놀이 축하공연, 부모님께 큰절하기, 설립자 영상물 상연, 연예인 특강, 졸업 선배 특강, 교사 축하 연주를 진행해 오후 1시에 끝낸단다. <서울신문> 8면 보도.

● 요즘 초등학생들, 한 학기에 평균 29.5권의 책을 읽는다고?

지난해 우리나라 초등학생 1명이 한 학기에 읽은 책, 만화나 잡지를 뺀 책만 평균 29.5권이었다고 한다. 1년으로 치면 약 60권에 육박한다. 성인 10명 중 3.5명은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원인은 무엇일까. 대입 논술의 영향으로 독서도 국·영·수처럼 선행학습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진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유령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공포물이나 그리스·로마 신화를 만화나 가벼운 터치로 각색한 시리즈물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많이 읽히는데 이게 진정한 독서일까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조선일보> 29면 보도.

● 2억 원 도둑에 대한 노신사의 용서에 법원이 감복했다는 기사도 있지?

80대 재일교포. 일본에서 사업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식당을 차렸다. 거동이 불편하고 한국말을 잘 못하는 자신을 위해 60대 여성이 정성껏 모셨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자신 명의의 현금 카드를 만들어 1억7000만 원을 인출했다. 범인은 바로 그 60대 여성이었다.

배신감에 불타야 할 텐데, 이 노신사는 법정에서 “이 여성에 대해 처벌하지 말아 달라”고 간청했다. 여성을 위해 변호인까지 선임해줬다. 이 여성, “평생 속죄하면서 피해액을 반환하고 사장님을 극진히 봉양하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법원은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국민일보> 10면 보도.

● 오늘 낮부터 쌀쌀해진다지?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날씨가 다시 쌀쌀해지겠다. 내일은 중부지방의 아침 기온이 다시 -10도 안팎까지 떨어지면서 강추위가 찾아온다는 예보이다. 다음 주 중반쯤 추위가 누그러지겠다고 했다. 한편 강추위 속에 영동지방에는 목요일부터 많은 눈이 예상된다.

* 윗 글은 <미디어오늘> 9일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광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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