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누리꾼 "의식회복 하루만에 호흡기 부착? 그만 우려먹어야"

‘위중한 상태 아니다’, ‘의식 불명’, ‘설날의 기적, 의식 돌아와 미소 짓다’ 등 석해균 선장에 대해 방송사의 ‘오락가락’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설 당일 오전 석 선장이 의식을 회복하고 호흡기를 떼냈다며 ‘우리 모두 설날에 큰 선물을 받았다’고 열광했던 방송사 보도가 나온지 하루 만에 석 석장의 상태가 악화돼 인공호흡기를 다시 부착했다. 의료진은 ‘장기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 지난 3일 밤 방송된 KBS <뉴스9>. ⓒ미디어오늘 누리집 갈무리

이와 함께 석 선장을 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소말리아 해적 ‘아라이’에 대한 유사한 뉴스가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석해균 선장을 둘러싼 신중하지 못한 방송의 보도태도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5일 <미디어오늘>이 보도했다.

최재천 전 민주당 의원은 석 선장에 다시 호흡기를 부착했다는 소식이 나온 4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석선장님의 상태가 다시 악화되였다는 뉴스,어서 다시 일어나시기를 기도합니다”라며 “다만 언론과 정부의 지나친 관심과 기대가 가족과 의료진에게 엄청난 압박이 되고 다시 환자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악순환을 경계해야할 것 같습니다”라고 지적했다.

▲ 지난 3일 밤 방송된 KBS <뉴스9>. ⓒ미디어오늘 누리집 갈무리

노종면 전국언론노조 민실위원장도 이날 트위터에서 “치적홍보에 눈멀어 석선장의 위독함에 눈감았던 언론이 뒤늦게 호들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구제역 방역활동하다 8명의 공무원이 희생된 점을 들어 언론을 강도높게 꾸짖기도 했다.

“생명을 놓고 함부로 호들갑 떨지 마라. 너는 구제역에 희생된 공무원들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언론이었느냐”.

인터넷 공간에서 누리꾼들은 더욱 적나라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 지난 3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미디어오늘 누리집 갈무리

닉네임 ‘pchom’는 이날 아침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 올린 ‘아픈 석선장님 가지고 그만 밥상차려라!’라는 글을 통해 “석선장님이 어제 설날에 인공호흡기를 떼고 말을 하며 카메라를 보는 순간 저는 환희의 기쁨을 맛보았다”고 “정치권의 실익을 떠나 그래 한 사람의 가장으로서 한 사람의 자식으로서 고향 밀양에 있는 석선장님의 노부모의 애타는 바람을 보면서”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그는 “근데 오늘 뉴스를 보니 새벽에 또 인공호흡기를 부착했다는 소릴 한다? 이게 무슨 쇼냐”라며 “아무리 이벤트성 정치적인 목적이 있다고 국민들은 의심하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석선장님의 쾌유를 두손모아 기도하고 바라고 있는데 그 순진한 국민들을 상대로 왜 이상한 정치적인 뭔가를 삽입시켜서 뻔히 보이는 쇼를 하는가 말이다”라고 개탄했다.

그는 “석 선장님은 정치적인 목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제발 석선장님 그냥 그대로 편하게 놓아두고 편히 쉬고 편히 치료하게 놓아두기 바란다. 그래야 빨리 쾌유한다”라고 지적했다.

▲ 지난 4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미디어오늘 누리집 갈무리

그는 언론의 이 같은 보도 때문에 “의료진은 부담이 되어서 과한 행동을 하며 국민들에게 설날 푸짐한 밥상을 차려주기 위해서 무리하게 인공호흡기를 떼서 다시 부착하는 상태까지 온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석 선장을 두고 영웅이라고 호칭하는 것을 두고 “영웅이란 표현도 쓰지 말았으면 한다”며 “그는 평범한 집안의 가장이고 남편이고 자식이다. 그가 무슨 총을 들고 해적들과 싸우며 해적을 물리친 영웅이란 말이냐”라고 되물었다.

그는 “오히려 석선장님 가족들은 아주 냉정하고 정말 자기 감정을 억제하며 초연한 모습을 보여서 너무나 안심이 되고 반갑다”라며 “그냥 가만히 지켜보고 빨리 쾌유할 수 있도록 편히 놓아두”라고 촉구했다.

닉네임 ‘anwlro’도 아고라 토론방에 올린 글에서 석 선장 병환 속보를 두고 “처음에는 관심집중했다. 그러나 지금은 거부감 생긴다”라며 “눈뜨고 눈감는 것 까지 세세히 매일 하루도 안빼놓고 중계 이제는 싫증난다”고 비난했다.

그는 “지금 거리에서 죽어가는 노숙자도 있고 전후방에서 나라지키다 병원에 누워있는 군인들 많고 병원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메는 사람들 많고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으로 피해본 사람들 많고 구제역으로 피눈물 흘리는 지역민들 많”다라며 “그들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다. 목숨은 누구나 귀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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