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복부관통상 5시간 수술 "작전 극찬만 할 일인가"
언론 작전성공만 미화···"무리하고 위험한 작전 아니었나"

삼호주얼리호 선원 전원 구출 성과를 드높이기 위한 언론 보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21일 오후 이성호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은 국방부에서 브리핑을 갖고 “청해부대가 1월 21일 현지시각 09시 56분, 우리 시각으로 14시 56분 해적에 피랍되었던 삼호주얼리호와 선원 21명 전원을 구출하였다”면서 “우리 청해부대 UDT 작전팀은 전혀 피해가 없는 완전 작전이었다”고 발표했다.

▲22일 밤 방송된 <KBS> 뉴스9 ⓒ미디어오늘 누리집 갈무리

작전의 숨은 주역으로 평가되는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이 지난 21일 낮(한국시각) 청해부대의 UDT 작전팀의 구출작전 과정에서 총탄을 맞아 복부 관통상이라는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언론들은 일제히 작전 성공만을 ‘극찬’하고 있다. 이 같은 언론보도에 대해 23일 <미디어오늘>이 분석했다.

언론들은 석 선장의 상태에 대해 복부 관통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군의 설명 위주로 보도했다. 특히 <MBC>뉴스데스크의 최일구 앵커는 22일 저녁 톱뉴스를 소개하면서 "인질구출 작전의 성공으로 이틀째 온 국민이 감동하고 있습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복부관통상을 입은 것에 대해 단순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넘어갈 일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22일 밤 방송된 <KBS> 뉴스9 ⓒ미디어오늘 누리집 갈무리

<KBS>는 이날 아침부터 가장 먼저 석 선장의 피해상황을 상세히 보도했다. <KBS>는 이날 뉴스광장과 뉴스9 등을 통해 “현재 중환자실에 있는 석씨는 아직 인공 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으며 언어 소통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석씨는 어제 오후 긴급 후송됐으며, 당시 복부 출혈에 양쪽 무릎과 왼쪽 팔 골절 등 상태가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보도했다.

<KBS>는 현지 병원 의사의 말을 빌어 “담당 의사가 당시 상태가 위험했다고 했다. 복합적인 상처를 입었고 간, 팔 골절 등 여러 파편이 박혀 있었다”고 전했다. 석씨는 도착 직후 5시간 가량 수술을 받고, 현재 위험한 고비는 넘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MBC>도 이날 뉴스데스크에서 석씨의 상태에 대해 “복부 관통은 물론 양쪽 다리와 왼쪽 팔까지 골절된 상태라 회복 속도에 맞춰 정형외과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주치의 살렘 마사니의 말을 빌어 “추가 수술을 한국으로 후송해서 해야할지도 모릅니다. 시간은 2주 정도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MBC>는 삼호주얼리호가 나흘 뒤 무스카트 항에 도착하면 선원들은 곧바로 귀국길에 들어가지만 석 선장의 상태로 볼 때 함께 귀국길에 오르긴 불가능해보인다고 내다봤다.

<SBS>도 “큰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이는데 부상 정도가 예상보다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 22일 저녁 방송된 <MBC>주말 뉴스데스크 ⓒ미디어오늘 누리집 갈무리


▲22일 저녁 방송된 <MBC> 주말 뉴스데스크 ⓒ미디어오늘 누리집 갈무리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석 선장은 위험천만한 절체절명의 상황에 빠져 속수무책으로 총상과 파편상을 입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인질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고 작전을 벌인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통일뉴스>는 22일 기사를 통해 “인질의 신변위험이라는 명분에 밀려 언론은 정부가 구출작전을 마친 뒤에야 이 사건에 대해 기사화가 가능했고, 무리한 작전에 대한 비판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됐다”며 “또한 이후 언론의 보도행태도 2차 작전의 성공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이 이번 작전의 처음부터 지휘하면서 작전 결과의 발표까지 한 것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모처럼 군부의 청해부대가 받을 칭찬을 대통령이 가로챘다는 비아냥이 넘쳐난다”며 이렇게 물었다.

“군의 작전이 실패한, 그런 경우에도 대통령이 생방송에 나와, ‘죄송하다.이 참담하게 끝난 작전은, 어제 5시 12분에 내가 직접 지시했다’는 솔직한 담화가 나왔겠는가. 상상이 되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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