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에게 휴일과도 같은 날(수습기자에게는 이마저도 ‘해당사항 없음’ 이지만) 금요일이 왔다.

요즘 계속 나를 괴롭혔던 허리 통증이 극에 달해 금요일을 맞아 진료를 받아볼까 생각했지만 오전 10시부터 민주당과 광주시가 정책협의회를 한다기에 잠시 미루고 협의회가 열리는 광주시청으로 향했다.

기자생활을 시작하고(허리가 아프기 시작하고 부터가 더 맞겠다.) 시청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이며 회의 등은 언제나 고역이다. 이유는 다름 아닌 ‘앉아 있어야’ 하기 때문. 그것도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하는 분들은 어쩜 그리 말들을 잘하는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청산유수’인 경우가 많다.

이날 광주시-민주당 당정협의회 또한 공개로 진행된 초반 인사말 시간도 상당히 오래 진행됐다.

10시에 현장 도착해서 30분간 민주당 의원들이 입장하지 않아서 기다리고, 10시 30분께 시작한 협의회에서 손학규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정세균 최고위원, 강운태 광주시장 등등의 인사말 듣기까지. 인사말만 한 시간을 했다. 기다린 시간까지 포함하면 총 1시간 30분쯤 된다. 

한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은 한자리에 앉아있다 보니  걸음걸이까지 여간 불편하지 않고 허리가 더 심하게 아파온다. 평소 가장 꺼려하고(?) 어려워했던 정치기사를 써야한다는 압박에 허리가 더 아팠을까?^^;

오전 중 고통의 두 시간여를 보내고 저녁 7시에는 프랑스 좌파당 사무총장이 민노당 광주시당에서 유럽의 진보운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좌담회가 열렸다.

좌담회, 말만 들어도 아찔하다. (지난 20일 천정배 의원이 광주를 찾았을 때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오찬간담회, 세 시간 동안 진행된 개혁특위 공청회로 고생을 꽤 했기 때문에 더 두려운 존재가 됐다!)

좌담회가 열리는 장소를 찾아 맨 오른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유사시에 대비하기 위해서랄까?

프랑수와 들라삐에흐 사무총장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초반 30분 아주 즐겁게, 집중하며 들었다. 하지만 역시나 30분을 넘기지 못하고 허리가 찌릿찌릿. 1시간 30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진행된 좌담회에서 후반 1시간을 무슨 말들을 하는건지, 난 무슨 정신으로 앉아 있었는지 기억도 안날만큼 ‘멍’한 상태가 됐다.

큰일이다. 통역을 통해 이야기가 전해지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집중해서 들어야 하는 이날 좌담회에서 난 허리통증과의 싸움에서 '처참히 패배'했다.

요즘 내 핸드폰에 적힌 문구는 ‘건강제일’이다. 그래, 건강이 제일이다. 매사 민폐 끼치는 부실 건강으로 전날 공청회도 이날 좌담회도 놓친 것이나 다름없다. 이대로 두다가는 더 많은 것을 놓칠 것이 틀림없다. 그것은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독자들도 함께 놓치는 일이기 때문에라도 내일은 꼭 병원을 찾아야겠다.

기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뭐? 건강! 건강해야 더 많이 뛸 수 있고 더 많이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젊은 나이에 '이따위' 몸이 되게 만든 나를 질책하고 반성하며...

우리모두 건강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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