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시장, 30일 담화문 통해 “고심 정부방식 수용” 발표 
강 시장 당초 ‘오월의 문’ 지지 입장... “안전상 포기했다” 
시도민 대책위, “7일간 여론수렴은 형식적인 시늉” 비판


예상대로 강운태 광주시장이 연말안에 옛 전남도청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안에 대해 지난 23일 ‘문화부 최종안(30m보존, 24m 철거 후 강구조물 설치)’ 발표이후 불과 7일 만인 30일 수용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광주시가 정부안 수용입장을 밝힘에 따라 옛 전남도청 별관보존문제는 정부. 광주시. 10인대책위(광주지역 국회의원+시장+시의회 의장)의 수용입장과 시민사회단체로 짜여진 시도민대책위의 ‘오월의 문’으로 나뉘게 됐다.(아래 기자회견 질의응답 참조) 

▲ 강운태 광주시장이 30일 오전 10시30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부 최종안 수용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단 강운태 시장과 10인대책위는 본관과 별관 구조물 연결, 별관 공간 활용, 구조물 소재, 디자인 등은 정부측과 협의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 강 시장은 또 “정부측과 협의내용에서 ‘오월의 문’은 배제한다”고 선을 그었다.

강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담화문을 발표하고 “광주광역시장으로서 별관과 관련된 그동안의 논의과정과 현실적인 여건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면서 고심하고 또 고심한 끝에 정부의 이 방식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문화부 최종안 수용입장을 밝혔다.

강 시장은 정부안 수용결정까지 “△2008년 6월 이후 진행된 과정 존중 △5.18정신 계승.보존 △아시아문화전당 사업 공사 지체 등 고려 △광주시의회, 원탁회의, 시민사회단체, 10인 대책위 등 각계각층 광범위한 의견 수렴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또 “의견수렴과정에서 찬반양론이 있었고 원형보존의 아쉬움이 있었으며, 본관과 별관이 분리된 형태, 별관 활용방안이 숙제로 남는다”면서도 “정부안을 수용키로 한 것은 5.18사적지 보존과 당초 설계안의 취지를 살리면서 그동안 제기된 다양한 견해들을 녹여낸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시도민대책위의 ‘충분한 논의과 여론수렴’ 입장에 대해서도 강 시장은 “좀 더 시간을 갖고 협의하자는 의견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명분 있는 의견일 수 있다”면서도 “2년 6개월여를 토론하고 지혜를 모았던 현안이며 특히 문화전당 완공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4년이나 지연된 현 시점에서 이제는 결론을 내릴 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정부안 수용입장과 함께 향후 대정부 과제로 “세부설계과정에서 △24m 강구조물 소재선택 △디자인 형태 △본관과 구조물 연결방안 △별관활용방안”을 제시하고 “이런 과제에 대해 시도민대책위, 시민사회단체와 계속 협의하고 함께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도민대책위측은 “문화부 추진단안이 진정성이 없는 안임에도 수용을 전제로 문제 풀려고 하는 입장에 동의 할 수 없다”며 “지난 23일 발표 이후 불과 7일만에 의견수렴을 끝내고 조급하게 발표한 것은 형식적인 의견수렴과 시늉에 다름아니다”고 비판입장을 내놓았다.

시도민대책위는 별도의 공식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며, 시도민과 국민을 상대로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옛 전남도청 별관 원형보존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시도민대책위는 보존방안으로 ‘오월의 문’을 주장해오고 있다.

또 문화부 추진단도 최종안 발표 당시 “더 이상 수정안은 없다”고 배수진을 친 상태라서 광주시의 협의요청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한편 강 시장은 “이번 문화부 최종안 수용은 지난 2009년 7월 15일 시도민대책위 국회설명회에서 ‘오월의 문’ 지지 입장을 번복한 것이 아니라 구조안전진단 결과(E등급)를 놓고 생명존중 입장에서 포기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광주시의 최종안 수용입장에 따라 이제 옛 전남도청별관 보존문제는 강운태 시장과 광주지역국회의원, 지역정치인들의 정치력이 본격적으로 도마에 오르게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강 시장의 경우 10인대책위의 협의에 따라 일임을 맡고 있어 더더욱 정치적 실험대에 올라선 형국이다. 향후 옛 전남도청이 지역정치권에서 어떤 블랙홀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담화문 [전문]

이제 도청별관 문제를 매듭짓고 아시아문화전당에 힘을 모아 주십시오

우리는 지금 5․18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의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광주의 5월 정신은 대한민국의 역사발전에 참으로 소중한 자산입니다. 오늘의 민주주의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은 광주의 피와 땀과 눈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윗 그림 기자회견 현장 녹음 참조)

따라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중심으로 하는 민주․인권․평화는 광주 공동체의 확고한 정체성이며, 이 자랑스런 가치는 세계 어디에서도 그 유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광주의 한복판에 세우고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이러한 역사적 자산과 가치위에서 출발되었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

저는 오늘, 5월 정신의 토대위에서 세워지고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하여 옛 도청별관 보존방식에 대해 시민 여러분의 이해와 적극적인 성원을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최적의 옛 도청별관 보존 방식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크게 보면 “원형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과 “당초 설계대로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되었고, 때로는 감내하기 어려운 진통도 있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타협안으로 부분 보존안에 의견이 모아졌고, 2년 6개월여의 긴 세월이 지났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

지난 12월 2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옛 도청별관 보존방식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 주요 내용은『별관 54미터 중 30미터는 그대로 보존하고 나머지 24미터는 철거한 다음 강구조물로 골격을 복원하되, 철거된 1~2층 공간을 아시아문화전당으로 들어가는 소통의 문으로 활용하는 계획』입니다.

이 안의 특징은 도청별관 전체의 형태가 유지되면서 민주의 광장(분수대)에서 아시아문화광장으로 들어가는 주 통로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지난해 9월 우리 광주의 다수의견으로 제시한 바 있는 5월 게이트 안의 취지와도 일맥 상통한다는 점입니다.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저는 광주광역시장으로서 별관과 관련된 그동안의 논의과정과 현실적인 여건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면서 고심하고 또 고심한 끝에 정부의 이 방식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제가 이 결정에 이르기까지는 무엇보다도 2008년 6월 이후 줄기차게 진행되어 왔던 과정을 중요시했으며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 역사에서 5․18의 숭고한 정신이 계승․보존되어야 한다는 점과 현실적으로 아시아문화전당 사업이 더 이상 지체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점을 마음 깊이 헤아렸습니다.

특히 이번 정부안에 대해 시의회를 비롯하여 각 분야의 대표자로 구성된 원탁회의와 시민사회단체, 10인 대책위원회 등 각계각층의 광범위한 의견수렴이 있었음을 말씀드립니다.

물론 의견 수렴과정에서 찬·반 양론이 있었고, 원형보존의 아쉬움도 있습니다. 특히 본관과 별관이 분리된 형태로 보존되는 점과 별관에 대한 활용방안이 없는 점도 여전히 숙제로 남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번 정부안을 수용키로 한 것은 5․18 사적지의 보존과 당초 설계안의 취지를 살리면서 그동안 제기되었던 다양한 견해들을 녹여낸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앞으로 세부 설계과정에서 본관과 별관의 구조물을 연결하는 방안과 별관 일부라도 활용하는 방안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하고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도민 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일부에서 좀 더 시간을 갖고 협의하자는 의견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명분있는 의견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어제 오늘 대두된 것이 아닙니다.

2년 6개월여를 토론하고 지혜를 모았던 현안이며 특히 아시아문화전당 완공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무려 4년이나 지연된 현 시점에서 이제는 결론을 내릴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세부 설계과정에서 24미터의 골격을 복원하는 강구조물의 소재선택, 어떻게 디자인하여 5월 정신을 반영하고 주변과 조화를 이룰 것인지, 본관과의 구조물 연결방안 그리고 별관의 활용방안 등에 대해서는 보다 세밀한 협의와 의견 반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제에 지혜를 모으기 위해 앞으로 시도민 대책위원회를 포함한 시민사회단체와 계속 협의하고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147만 광주시민 여러분!
이제 옛 도청별관 문제를 매듭짓고, 아시아문화전당이 세계적인 명품이 되도록 하는데 다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이것이 진정한 광주의 힘입니다. 이것이 5․18의 세계화와 ‘행복한 창조도시’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빛의 숲’인 문화전당 설계안은 이미 옛 도청 본관, 민원실 등 5․18 관련 7개 시설물의 원형보존을 비롯하여 전당 전체에 5월 광주의 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바탕위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웅장하고 화려한 건축사적 의미를 훨씬 뛰어 넘어 세계 민주화운동의 기념비적 건물이자 민주․인권․평화의 광주정신이 면면히 흐르는 문화예술창조의 발전소가 되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이제부터는 국내 최대 규모의 문화건축물로 세워질 문화전당에 훌륭한 콘텐츠(내용)를 채우고 최고 수준의 활용방안을 마련하는데 시민 여러분의 지혜를 모아 주실 것을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옛 도청별관 보존방식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주신 시민여러분과 지혜를 주시고 고뇌에 찬 시간을 보내신 시의회와 5월 단체, 시민사회단체, 시도민대책위원회, 민주동지 여러분의 애정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긴 시간동안 함께 노력해 주신 문화체육관광부와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추진단의 노고에도 감사드립니다.

이제 우리 모두 80년 5월의 그날처럼 대동정신으로 하나 되어 희망찬 미래를 향해 함께 전진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2010년 12월 30일

광주광역시장 강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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