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추진단, ‘별관 부분철거 후 강구조물 설치’ 최종안 발표
시도민대책위 “여론회피용 꼼수”, 5월단체 “지켜본 후 입장표명

5.18민중항쟁 최후격전지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을 놓고 정부가 최종안을 꺼냈다.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이하 추진단, 단장 이병훈)의 회심의 카드는 ‘강구조물 설치’.

강구조물 설치 보존안의 핵심은 별관 54m 중 오른쪽을 기준으로 30m는 원형보존, 나머지 24미터는 별관 왼쪽으로 기준으로 6미터는 별관과 본관 틈새 공간으로 나머지 18미터는 철거한 후 강구조물(=스케폴딩)을 설치 한다는 것. (아래 문화부 발표문, 시도민대책위 입장 전문 참조)

▲ 이병훈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이 23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금남로 1가 전일빌딩 6층 추진단 광주사무소에서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 최종안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인
강 구조물 형태는 2층 높이의 공간을 비워 사람과 행사차량 등을 왕래 시키도록 했으며, 외벽마감 없이 철구조물 자체를 그대로 노출시키도록 했다. 추진단 최종안에는 강구조물과 원형보존 될 30m별관공간은 활용 없이 상징적인 건물로만 존재토록 했다. 문화부 ‘강구조물 설치안’은 지난 11월말부터 본격적으로 고민돼오다가 12월초에 최종결정됐다.

이 같은 추진단의 최종안 23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 6층 추진단광주사무소 회의소에서 이병훈 단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발표했다.

이 단장은 이른바 ‘강구조물 설치’에 대해 “문화부가 많은 고심을 하다가 이같은 최종안을 전향적으로 제시하게 됐다”며 “별관 24m(당초 철거방침)는 강구조물을 덧붙여 도청별관 형태가 그대로 남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24m 강구조물 설치방식은 우규승 문화전당 설계자가 제안해 결정했다”며 “지난 10월 5일 광주시의 이른바 ‘4층 통로안’ 제안 이후 강운태 시장과 우 설계자의 전화통화그리고 지속적인 고민 끝에 이안에 대해 무릎을 쳤다”고 결정과정을 소개했다.

▲ 문화부가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 최종안으로 23일 발표한 이른바 '24미터 철거 이후 강구조물 설치안(빨간선 부문)' 개념도. ⓒ문화부 추진단 제공
▲ 엣 전남도청 별관에 강구조물을 설치했을 경우 문화전당 전체 개념도. ⓒ문화부 추진단 제공
이 단장은 또 “이안 외에 다른 안이 내부적으로 검토되지는 않았다”며 “문화부 장관과 차관 그리고 22일 조성위원회 심의를 거쳤다”고 말했다. 또 이 단장은 “최종안의 장점은 5.18광장에서 아시아문화광장으로 들어가는 주통로를 확보하면서도 도청별관 전체형태가 유지되는 방식으로 상생적 해법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강구조물 설치’ 최종안을 결정하는데 △아시아 문화전당 세계적 복합문화시설 지향 △광주시민을 위해 2014년 개관 △문화전당 신축건물과 5.18관련 건물 보존간 조화 △신축건물과 5.18 관련 건물 보존의 구조적 특수성 감안과 관람객 안전 최우선 △구조안전 토대로 옛 도청 본관. 민원실 등 전당내 7개 보존시설 리모델링하여 사용하되, 도청별관은 상징적으로 보존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최종안 이외의 추가안은 없다. 또 다시 반대와 갈등이 생기면 문화전당 사업이 탄력을 잃는다. 이 사업을 지켜낼 수 없다”며 “이제는 대승적 차원에서 판단해야한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병훈 문화부 추진단장. ⓒ광주인
이 단장은 이날 최종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광주시민을 대표하여 강운태 광주시장께서 수많은 소통과 대화 노력을 기울여 준 것에 감사드린다”며 “문화부가 내놓은 대안이 지난 2년 6개월간 지속돼온 지역사회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상생적 해법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 단장은 “문화부는 5.18보존건물에 대한 기본설계, 실시설계를 추진하여 리모델링할 것이며, 또 5.18관련 보존건물의 활용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토론회 등을 통해 지역사회여론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옛 전남도청 별관보존 비용으로 100억원의 추가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 같은 추진단의 최종안에 대해 광주시는 24일 오전 문화전당 건립 범시민지원단 자문위원회(분과위원장 4명+ 자문위원 21명)를 열어 여론을 수렴하여 다음 주 중으로 입장을 발표 할 예정이다. 여론수렴과정에서 시도민대책위도 시의 초청을 받았으나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역 국회의원 시장 시의회 의장 등으로 짜여진 ‘10인대책위’도 다음주 중에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문화부의 최종안 발표에 따라 강운태 시장은 여론수렴이라는 형식을 갖추면서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 시도민대책위가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안으로 주장하고 있는 '오월의 문(빨간 부문)' 개념도. ⓒ시도민대책위 제공
그러나 ‘오월의 문’을 주장해온 ‘옛 전남도청 원형보존을 위한 시도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상임대표 민점기)’는 23일 오후 곧바로 대책회의를 갖고 문화부의 ‘강구조물 설치’을 반대했다.

대책위는 “추진단 보존방식은 지역사회 여론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로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면서 “추진단 안은 별과 철거부문에 철제구조물을 세워놓는 옹색한 몰골로 애초 건물구조. 이미지와 전혀 다르게 왜곡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대책위는 “별관 보존공간을 활용 할 수 없다는 것은 잠재적 ‘철거’를 전제하고 있는 것이며, (최종안이) 도청 본관과 별관을 다시 분리시켜놓고 전체형태가 그대로 남게된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대책위는 이병훈 단장에 대해 “더 이상 지역사회 분란을 조장하지 말고 용퇴하기 바란다”며 별관보존방식은 ‘오월의 문’이라고 재확인했다. 한마디로 대책위는 이번 문화부 최종안에 대해 “거론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오는 28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계획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이처럼 문화부의 옛 전남 도청 별관 보존 최종안은 발표 직후부터 시도민대책위가 강하게 반발하는 양상이다.

여기에 보존운동을 해왔던 한 5월단체 대표는 “일단 (24일) 광주시 초청 범시민지원단 자문위 여론과 시도민대책위의 입장을 지켜본 후 견해를 피력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과거 문화부 보존안 발표 때마다 즉각적으로 반대입장 표명 해왔던 5월단체의 모습과 다른 미묘한 흐름이 감지되고 있는 것. 

▲ 문화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단장 이병훈)이 23일 발표한 옛 전남도청 별관보존 최종안에서 '24m 철거 이후 강구조물이 설치될 부문(빨간선 안쪽). 옛 전남도청 전경. ⓒ광주인
따라서 “이번 문화부 최종안을 놓고 시도민대책위의 수용불가 입장에 대해 5월단체가 어떤 입장을 표명하느냐도 주목되는 지점”이라는 것.

이같은 미묘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방식은 문화부의 일부 철거이후 강구조물 설치라는 최종안과 시도민대책위의 ‘오월의 문’이 대립양상을 격하게 띨 전망이다.

여기에 강운태 시장의 정치적 행보와 10인대책위와 5월단체의 입장 등이 변수로 작용하면서 시민여론이 최후의 방식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문제는 다시 원점을 맴돌고 있다.

[문화부 추진단 발표 요지]

문화체육관광부, 도청별관의 상생적 해법 제시
- 전당과 5.18의 조화 등 5대 고려 요소 감안 -


2008년 6월 문화전당 기공식 직후부터 도청별관 문제가 본격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논란이 계속돼 왔습니다.

2009년 9월 장관과 광주시장 등 지역 민선대표로 구성된「10인대책위」가 도청별관을 부분보존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먼저 도청별관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였습니다.

진단결과는 구조적으로 취약하여 건물 활용이 어려운 E등급이었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합의정신을 존중하여 별관 보존방식을 마련하고 2010년 7월 발표하였습니다. 문화전당의 주통로 확보를 위해 별관 전체 54m 중에서 30m을 남기고 나머지 24m는 철거하는 부분보존 방식이었습니다. 다만, 도청별관 보존으로 인해 어린이문화원과 별관 공간이 중첩되므로 불가피하게 어린이문화원을 축소 조정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2010년 10월, 광주에서는 정부에 추가 건의를 해왔습니다. 도청본관과 별관 사이의 3층을 털어낸 후 기둥을 세우고, 4층을 연결하는 안이었습니다.

이 안은 새로운 구조물의 형태를 지녀 주통로 확보에도 지장이 있고, 별관 보존방식에도 문제가 있어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습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많은 고심을 하다가 다음과 같은 최종안을 전향적으로 제시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대로 별관 30m는 그대로 보존됩니다. 추가로 나머지 24m에 대해서는 강구조물을 덧붙여 도청별관 전체 형태가 그대로 남게 됩니다. 이 안의 장점은 5.18광장에서 아시아문화광장으로 들어가는 주 통로를 확보하면서도, 도청별관 전체 형태가 유지되는 방식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상생적 해법으로 제시하는 이 안은 문화전당과 5.18과 관련된 다음의 5대 고려요소를 감안하여 만들게 된 것입니다.

① 아시아문화전당은 세계적 복합문화시설을 지향한다.
② 아시아문화전당은 광주시민을 위해 2014년 전면 개관되도록 노력한다.
③ 아시아문화전당 신축건물과 5.18 관련 건물 보존 간에 조화를 이뤄야 한다.
④ 아시아문화전당은 신축건물과 5.18관련 건물 보존의 구조적 특수성을 감안하여 관람객의 안전을 최우선시 한다.
⑤ 구조안전진단을 토대로 구)도청본관·민원실 등 전당내 7개 보존시설은 리모델링하여 사용하되, 도청별관은 상징적으로 보존한다.

그동안 광주시민을 대표하는 강운태 광주시장님께서 수많은 소통과 대화 노력을 기울여 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오늘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는 대안이 지난 2년 6개월간 지속돼온 지역사회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상생적 해법이 되길 바라며, 다가오는 신묘년에는 광주시민 여러분 모두가 별관문제로 인해 더 이상 고통 받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

향후, 문화체육관광부는 5.18보존건물에 대한 기본설계, 실시설계를 추진하여 리모델링할 것입니다. 또한 5.18관련 보존건물의 활용계획을 수립할 것입니다. 수차례 토론회 등을 통해 지역사회의 여론을 합리적으로 수렴하고, 광주의 민주·인권·평화 정신이 문화예술로 승화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아시아문화전당이 2014년에 전면 개관할 수 있도록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12년 23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 이병훈


옛 전남도청 원형보존을 위한 시도민대책위원회 입장 [전문]

오늘 문광부 추진단에서 내놓은 구 도청별관 보존방식은 지역사회의 여론를 회피하기 위한 꼼수로 그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

금남로에서 보이는 도청건물은 본관과 별관이 하나의 건물로 되어있다. 하지만 추진단 안은 가운데 철거부문에 철제구조물을 세워놓는 그야말로 옹색한 몰골로 애초 건물구조와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게 왜곡시키고 있다.

특히나 보존 공간을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은 잠재적 ‘철거’를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더구나 도청 본관과 별관을 다시 분리시켜 놓고 전체 형태가 그대로 남게 된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병훈 추진단장은 더 이상 지역사회 분란을 조장하지 말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의 원만한 추진을 위해서 그 자리에서 용퇴하기를 바란다.

추진단에서 주장하고 있는 ‘5.18광장에서 아시아문화광장으로 들어가는 주 통로를 확보하면서도 도청별관 전체 형태가 유지되는 방식’은 다름 아닌 ‘오월의 문’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2010년 12월 23일

옛 전남도청 원형보존을 위한 시도민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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