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만에 민주노조를 설립하고 시한부파업을 전개했던 금호고속.

덕분에 요즘 며칠간 금호고속에 거의 상주하다시피 했다.
오늘은 6.10항쟁 당시에도 없었던 금호고속의 금남로 행진이 있다고 하여 또 출동!

기자회견, 집회 등이 있을 때마다 얼굴을 비췄던 덕에 금남로를 행진하던 금호고속지회 조합원들은 날 보며 환하게 웃어주셨다. 손도 흔들어 주시고 ‘브이’를 날려 준(?) 조합원도 있다.

오전부터 계속됐던 결의대회와 사측직원과의 충돌, 시내행진까지 꽤나 고된 일정을 마치고 정리를 하시던 조합원들이 하나둘씩 내 주위로 모이셨다.

“우리 봐요. 다 4~50대 아저씨들이잖아요. 배가 고파서,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거리까지 나오게 됐어요. 우리는 돈도 없고 힘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요. 언론에서 우리의 속사정을 제대로 알려주시고 시민들이 우리에게 힘을 실어주시길 바랄 뿐이죠”

그렇게 금호고속 노동자분들은 새파랗게 어린 수습기자 앞에서 그동안의 힘들고 어려웠던 이야기를 털어놓으셨다.

하루 최대 15시간, 쉬지 않고 8~9일 동안 일을 하며 손에 쥐는 돈 100만원 내외에 주행km에 따른 임금 계산으로 길이 막혀 예상 시간의 몇 시간이 초과되어도 임금은 동일하다.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던 ‘멋진 유니폼 갖춰 입고 커다란 버스도 슝슝 운전하시는’ 금호고속 노동자들의 이야기. 누구 관심 있는 사람 더 없을까?

저녁 식사 후 문자 한통을 받았다. 날마다 보니 식구 같다(?)는 금호고속 조합원의 문자다. 그래, 식구같이 느껴질 법도 하다. 12월 들어 몇 번을 봤으니... 답장을 보냈다

“일 얼른 해결 돼서 저 그만 봐야지요^^”

아! 금호고속 그만 가고 싶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