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KBS, 땡전뉴스 됐다" 비판
'예산안 날치기 보도, 추적 60분 불방' 항의

'땡전뉴스'가 '땡처리 뉴스'로 다시 돌아왔다.  <미디어오늘> 은 10일 인터넷판 보도를 통해 'KBS의 왜곡보도'에 대해 전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4대강 핵심법안 등 쟁점법안과 2011년 예산안 날치기 처리과정에서 빚어진 폭력사태에 대해 KBS가 기계적 중립을 빌미로 교묘히 왜곡보도했다는 강한 항의를 받는 등 KBS의 보도 행태가 도마에 오르고 있는 것.

이에 민주당에서는 KBS 보도에 대해 전두환 정권으로 되돌아간 땡전뉴스로 규정하며 향후 KBS의 보도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또 <미디어오늘>은 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서갑원 국회 문방위 민주당 간사, 문방위 박영선 의원과 최문순 의원, 여성가족위 최영희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10일 오후 예산안 날치기 등 일련의 KBS 보도와 추적 60분 '4대강' 편 불방 사태 등을 두고 KBS에 항의 방문을 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이 제시한 가장 대표적인 왜곡보도의 사례는 9일 밤 KBS <뉴스9>의 최영희 의원 폭행 보도. 지난 8일 예산안 날치기 당일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에 앉아있던 최 의원을 한나라당 여성 의원들이 끄집어 내는 과정에서 빚어진 몸싸움에 대해 KBS는 "최영희 민주당 의원의 발길질"이라는 기자멘트를 했고, 방송 화면은 한나라당 여성 의원이 다가오자 최 의원이 발길질을 하며 막는 장면과 이어진 최 의원의 손찌검하는 장면에서 카메라를 정지시키며 클로즈업을 시켰다.

▲ 9일 밤 방송된 KBS <뉴스9> ⓒ미디어오늘 누리집 갈무리


▲ 9일 밤 방송된 KBS <뉴스9> ⓒ미디어오늘 누리집 갈무리

민주당 의원들은 수십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에 둘러싸인 채 강제로 끌려나간 최 의원이 손가락까지 부러져 전치 6주가 나왔다는 사실을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면 다 알 수 있었음에도 발길질을 했다는 점만 강조한 것은 전형적인 왜곡방송의 사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KBS 정치부장은 "왜곡한 적이 없으며 여야의 폭행을 정확하게 2대 2로 균형을 맞춰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날 항의방문에 참석한 민주당 관계자가 전했다.

이를 두고 최 의원은 이날 항의방문을 하고 나오면서 가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2대 2 균형을 맞췄다는 KBS의 주장에 대해 "현장에 있는 기자라면 저렇게 보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시 내 주위엔 30여 명의 한나라당 의원으로 둘러싸였고, 7∼8명의 한나라당 여성 의원들이 날 끌어내려 해 내가 그들에게 오지 말라고 몸부림을 치고 있었고, (방송화면도) 그 장면이었다. 그런데 내가 발길질, 폭력행사한 화면으로 방송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박지원 원내대표가 어제 나와 강기정 의원이 6주 진단이 나왔다고 밝혔고, 이미 거의 모든 기자들이 다 알고 있었는데, 어떻게 9시 메인뉴스에서 내가 폭력을 행사한 대표적인 사례인 것으로 방송할 수 있느냐"며 "당시 상황이 (소수야당인) 우리에게 얼마나 절박한 상황었는지에 대해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고, 단지 2대 2 중립을 지켰다는 주장은 말도 안된다"고 성토했다.

최 의원은 "이 보도는 대표적인 왜곡사례라고 본다"며 "KBS는 공영방송으로서 신뢰를 얻지 않고 계속 이런식으로 보도한다면 현 정권과 함께 망할 것이다. 경제적으로만이 아니라 공영방송의 존재의미 자체가 없어져 문제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 9일 밤 방송된 KBS <뉴스9>  ⓒ미디어오늘 누리집 갈무리

이밖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KBS가 △김성회 한나라당 의원이 강기정 민주당 의원에게 주먹질한 것을 보도하지 않았고, △'민주당이 로텐더홀 점거로 폭력사태가 빚어졌다'고 보도한 점 등을 왜곡보도의 사례로 지목했다. 실제 KBS는 9일 <뉴스9> '폭행사태' 보도에서 강기정 의원이 8바늘 꿰멨다고 주장했다고만 보도했을 뿐, 왜 어디를 다쳐서 꿰멨는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사안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게 했다. 김성회 의원의 강기정 의원 폭행 사건은 이미 당일 민중의소리가 촬영해 웬만한 매체에서 다루지 않은 곳이 없는데 국민의 방송을 자처하는 KBS에서는 빠진 것이다. 또한 김유정 민주당 의원실의 박형민 비서관이 한나라당 당직자한테 걷어차이고 주먹으로 얻어맞아 코뼈가 부러지고, 피를 흘린 내용도 한 줄의 언급도 없었다.

또한 KBS <추적 60분> '4대강' 편 불방사태에 대해서도 민주당 의원들은 경위를 따져 물었다.

이날 항의 방문한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KBS 보도에 대해 "5공 시절 땡전뉴스로 돌아갔다"고 규정하고, "언론보도에 대해 그동안 자제해왔던 것을 넘어 향후 KBS 보도에 대해 매번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영희 의원의 항의를 두고 사과를 했느냐 여부를 두고 KBS 관계자들이 최 의원과 기자가 인터뷰하는 것을 지켜본 뒤 '사과'라는 말을 쓰려면 보도본부장에게 확인하라며 보도에 간섭을 하려는 일도 있었다.

▲ 박형민 비서관(민주당 김유정 의원실)이 폭행당한 직후의 모습. ⓒ미디어오늘 누리집 갈무리

최 의원이 인터뷰 중에 "오늘 항의로 조대현 부사장과 이정봉 보도본부장이 사과했지만 (어떻게든) KBS 보도를 바로잡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자 옆에 있던 이강덕 KBS 대외협력부장은 "그 사안이 아니라 오늘 항의 방문 전반적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이라고 끼어들었다고 <미디어오늘>은 전했다.  

이어 전종철 KBS 기자(한나라당 반장)가 "사과라는 말을 쓰려면 보도본부장에게 확인하고 쓰라"며 보도에 간섭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최 의원이 사과했다고 말했고, KBS측에서 방금 유감이라고 얘기한 것을 같이 쓰면 되지 뭘 확인하라는 말이냐'고 지적하자 전 기자는 "최 의원 주장에 대해 우리가 사과한 게 아니라 오늘 항의 방문에 대해 유감이라고 한 것이니 쓰려면 보도본부장에게 확인하라는 뜻"이라고 거듭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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