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으로 인해 한반도가 '일촉즉발 전쟁위기'로 들썩들썩 하다.

군 복무 중이거나, 군 미필이거나, 아직 예비군 신분인 지인들과 그들의 가족들(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은 혹시나 전면전으로 확산되지는 않을까 불안에 떨고 있다. '전쟁이 난다, 안난다' 말도 많고  우리 국민의 목숨을 앗아간 북에게 '처절한 응징(?)을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꽤 크다.

 평화"라며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광주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사진은 30일 오후 5시 30분부터 광주 동구 충장로 삼복서점 앞에서 열린 '한반도 전쟁반대 평화실현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김 상임대표의 모습. ⓒ광주인

오늘 광주 동구 금남로 YMCA 무진관에서는 한반도 전쟁반대 평화 실현을 위한 시민단체의 호소문 발표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미 전쟁 중이나 다름없는 현재 상황을 반영하듯 많은 언론에서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호소문을 낭독하고 평화 실현을 위한 뜻을 모으고 그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 자리가 이어졌다.

자리에 모인 지역원로들은 평화의 물결을 만들어가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할까 많은 의견을 내놓았다. 

뒷자리에서 가만히 듣고 있는데, 몇몇 분들이 현 상황을 보도하는 언론의 문제점을 꼬집기도 했다.
언론에서 평화 분위기를 만들어가도 시원치 않을 판에 도리에 전쟁 분위기를 몰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아야 하지 않겠냐는 지탄의 목소리가 나왔다.  

토론회가 끝나고 만난 김정길 6.15공동위 상임대표는 "요즘 20대들이 통일, 전쟁, 평화 문제에 큰 관심이 없어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나면 누가 제일 먼저 죽을까요? 바로 우리같은 서민의 아들들입니다!" 라고 말했다.

전쟁이 발발한다면 나의 친구, 나의 가족. 바로 내 곁에 있는 젊은이들이 가장 먼저 희생된다는 것이다.
그럼 나의 소중한 사람들이 전쟁이라는 비극으로 희생되지 않게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가죽 점퍼 챙겨입고, 세계에서 가장 막강하다는 항공모함을 우리나라에 가지고 와서는 '찍소리'도 못하게 때려주는 것일까?

물론 민간인이 희생되고, 아직 다 피지 못한 아까운 청춘이 져버린 것을 생각하면 개탄스럽기 그지 없다. 항공모함이 아니라 그 무엇을 가지고 와도 그들을 잃은 마음을 달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네가 나 한대 때렸으니깐 난 너 열대 때릴꺼야!" 라는 대응이 맞을까?

누가 봐도 초딩을 넘어선 유아스러운 발상임에 분명하다.(그리고 어떤 바보가 '찍소리'도 않고 맞고만 있을까? 열대 맞으면 열두대 때리고 싶은게 인지상정 아닐까?)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이 바로 이 모습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기자회견과 토론회의 결론은 '평화'였다.
평화만이 너와 나, 남과 북이 모두 살길이라는 것이다.

"평화 좋~아! 전쟁 싫~어!"
어릴 때 배웠던 노래  한 소절을 흥얼거리며 발걸음을 옮겨본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