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올해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역사적인 6.15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꼭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리고 6.15남북공동선언의 세부계획서라 불리는 10.4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3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남북의 모든 교류와 협력, 소통이 끊어져 오늘에 와선 전쟁의 긴장감마저 높아진 상황이기에 더욱 안타깝습니다.

오늘 우리는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통일 쌀 보내기 전남 운동의 첫발을 힘차게 내딛고자 합니다.

북측은 지난 7, 8월에 걸쳐 3차례의 호우로 심각한 수해를 입었습니다. 10만 명 이상의 수재민이 발생하였고 가옥과 농경지의 침수 역시 피해규모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라고 합니다. 또한 국제식량기구에 따르면 북의 식량부족은 최소 110만 톤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져 당장의 식량지원 재개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반면 남측은 2010년 쌀 재고량이 적정 재고량 72만 톤의 두 배가 넘는149만 톤에 이르고 쌀값이 단경기에도 20년 전 가격인 80kg에 13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또한 넘쳐나는 쌀을 보관하기 위한 창고비로만 연간 4,800억 원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입니다.

같은 민족이 한쪽은 홍수로 인해 굶주림에 허덕이고 다른 한쪽은 쌓여 넘치는 쌀 때문에 오히려 고통스럽다니 얼마나 안타까운 현실입니까?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쌀을 나누고 밥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는 쌀대북지원입니다.

이명박 정권 이후 남북 간에 부족함은 채우고 넘치는 것을 나누던 모든 일이 중단되었습니다. 더욱이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남북 관계는 말 그대로의 일촉즉발의 상황입니다. 한반도를 둘러 싼 대규모 전쟁 연습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수천억이 소모되는 군사 훈련비용을 쌀로 바꿔 북에 보낸다면 그것이야말로 전쟁연습보다 훨씬 강력한 안보활동이 될 것입니다.

통일의 이정표라 불리는 6.15남북공동선이 발표된 지 10돌이 되는 올해, 바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의 심장을 겨누는 총이 아닌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밥 한 그릇입니다.

이에 우리는 전남의 제 단체와 개인을 망라하여 광범위한 통일쌀 보내기 운동본부를 결성하여 전남도민의 마음을 모으고자 합니다. 우선 10월 13일 이 곳 전남도청 앞에서 북으로 보낼 통일 쌀 1차분, 100톤에 대한 환송식을 갖고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통일쌀 전남운동본부"를 출범시킬 예정입니다. 그리고 올해 말까지 전남도민들과 함께 대대적인 모금운동을 전개하여 1,500톤의 통일 쌀을 북에 보낼 예정입니다.

우리 농민들의 쌀값 대란을 막고 북녘동포들의 굶주림을 막는 일. 우리가 먼저 하나 되어 북녘의 동포들과 마음으로 하나 될 수 있는 일. 전쟁의 위험으로부터 우리의 아이들에게 평화와 통일을 물려줄 일. 그 통일쌀을 모으고 나누는 위대한 일에 전남 도민들의 관심과 애정, 아낌없는 참여를 간절하게 부탁드립니다.

지난 24일 추석 연휴에 운동본부 대표자들은 박준영 전남도지사를 만나 한반도의 평화와 북녘 동포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 그리고 농도인 전남 농민들의 쌀값 안정 등에 대한 정당성을 피력하며 전남도가 적극 나설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아직 이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과 계획은 전해 듣지 못 했고 경남과 전북 등의 사례들을 봤을 때 통일쌀지원 사업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와 결단이 필요합니다.

지금이라도 통일쌀보내기 운동에 적극 동참할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2010. 10. 7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통일쌀 모금 전남운동본부(준)
공동대표 : 민점기(진보연대), 임정심(여성농민회), 김창화(가톨릭농민회), 서정배(쌀전업농회),
김봉용(농민회 도연맹 비대위), 장옥기(민주노총), 법일스님(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문경식(민주노동당), 박형배(국민참여당).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