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을 하지 않고서는 KBS를 살려 낼 방도가 없었다”
“언론인의 양심을 걸고 뉴스, 프로그램을 제작해 달라진 KBS를 보여주겠다”

지난 1일부터 단체협약을 요구하며 파업을 시작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 노조)가 28일 사측과의 협상이 타결되면서 현업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민중의소리>는 29일 보도를 통해 핵심 쟁점이었던 공정방송위원회 설치가 합의문 안에 포함이 되면서 이변이 없는 한 파업은 종료되었다고 보도했다.

조합원 총회를 하루 앞둔 28일 저녁 엄경철 위원장은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파업 기간 동안 조합원들의 강한 열정을 볼 수 있어 행복했다”며 “이제 제작현장으로 돌아가 국민들에게 공영방송을 위한 싸움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밝혔다.

엄 위원장은 “파업을 하지 않고서는 KBS를 살려 낼 방도가 없었다”며 “지난 2년간 내부를 짓누르는 억압구조를 깨고 언론자유를 만들고자한 조합원들의 열정이 파업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28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파업을 계속할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엄 위원장은 이어 “언론인의 양심을 걸고 뉴스, 프로그램을 제작해 달라진 KBS를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미디어오늘>도 29일 보도를 통해 KBS 새노조의 파업종료를 전하며 이 날 오후 서울 여의도 KBS신관에서 엄 위원장이 파업종료를 선언하자 파업에 참가했던 조합원들이 모두 울음을 터뜨리며 지난 2년간 ‘정권의 방송’이라는 비아냥에 가슴졸였던 회포를 풀었다고 전했다.

오태훈 KBS 아나운서는 “지난 2년 동안 많이 쪽팔렸다. 그런데 이조 조금한 것 같다. 이렇게 (KBS가 공정하고 독립된 방송이 돼야 한다고 여기는) 동료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시청자와 동료, 나아가 나 자신에게 그동안 너무 미안했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했다.

다음은 <미디어오늘>이 보도한 KBS본부의 29일 파업잠정중단을 선언하는 결의문 전문이다.

파업 중단 결의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파업 잠정 중단을 맞아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앞으로 제작현장에서 벌어지는 편향되고 부당한 지시를 단호히 거부한다.

둘, 특히 일방적인 정권 홍보 프로그램이나 관제 쇼, 특정 출연자를 배제하는 행위 등 지금까지 KBS의 공영성을 심각하게 침해한 부당한 지시에 일체 응하지 않을 것이다.

셋, 우리는 이번 파업으로 인한 어떠한 부당한 징계에 대해서도 의연하게 맞선다.

넷, 우리는 이번 파업 정신인 '공영방송 KBS 살리기'가 미완의 과제라고 선언하며 앞으로 수신료를 내는 국민 앞에 당당할 수 있도록 바로 선 공영방송 만들기에 더욱 매진한다.

위와 같은 결의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파업과 제작거부 등 강력한 투쟁을 재개할 수 있음을 선언한다!
2010년 7월2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조합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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