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전문]
구)도청별관 보존방식과 관련하여 광주시민께 드리는 글
지금부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내 구)도청별관 보존방식에 대해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그동안 구)도청별관 처리문제를 놓고 5.18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학계, 지역주민 등은 입장과 가치관에 따라 원설계 존중, 게이트안 도는 1/3보존안 등 서로 다른 의견들을 제시했고, 수많은 갈등이 계속된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는 최종적으로 광주시장 및 지역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10인대책위’와 지난해 9월 정책협의를 통해 별관 보존방식에 대해 합의한 바 있습니다.
당시 “광주광역시장은 시민의 정서를 감안하여 가급적 게이트안으로 해주시되, 구체적인 방법은 정부에 일임하겠다”고 밝혔고, 이와 관련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광주광역시장의 건의를 존중하되 보존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것은 전문가들과 협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문화부는 더 이상 공사가 지연되어서는 안 된다는 광주시민의 열망을 수용하는 차원에서 이러한 보존 방식에 합의하였던 것입니다.
이에 따라 아이사문화중심도시추진단(이하 추진단)은 도청별관의 보존방안을 찾기 위해 전문기관에 정밀구조안전진단을 의뢰하였습니다. 결과는 구조안전상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았습니다.
추진단은 여러 어려움이 많았지만, ‘10인대책위’와의 합의 정신을 존중하여 전당 전체기능 및 5.18사적지가 갖는 상징성과 조화를 이루는 방향에서 구조안전진단 결과를 토대로 보존방안의 설계를 의뢰하였습니다.
당초 보존방식 발표는 6월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5월 19일 전당 인근의 금남지하상가 일부 지반이 붕괴되는 사고가 겹치는 바람에 이에 따른 안전문제 및 설계내용을 재점검하고, 문화전당설계자문위와 문화중심도시조성위를 거쳐 오늘에야 발표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그동안 문화부는 가급적 게이트안으로 해달라는 광주광역시장의 건의를 연구하고 또 검토하였습니다. 그러나 게이트안 보존방식은 선택할 수 있는 보존방식으로는 위험 요소가 너무 커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별관이 구조적으로 취약하여 구조보강을 한다 해도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도청별관은 1,2층은 조적조로 돼 있고, 그 위에 3,4층은 철근 콘크리트로 덧씌운 형태로 여러 차례에 걸쳐 증축되어 온 건물이라 허술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콘크리트 내의 철근이 심하게 부식돼 철근과 콘크리트가 따로 놀고 있으며, 별관 콘크리트의 중성화, 단면 열화가 위험스런 수위까지 진행되어 수명이 거의 다한 상태입니다.
또한 게이트안의 경우, 도청별관 아래로 터널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도청별관은 기초가 부실하고, 전면부, 후면부 모두 부등침하가 발생한 데다, 도청별관 자체도 아시아문화광장 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게이트안 추진시 중앙기둥 제거로 인해 게이트의 좌.우로 건물 하중이 집중되기 때문에 별관 바로 밑의 지하철 안전문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구조안전 전문가들은 도청별관의 노후화 억제 보수공사를 시행한다 하더라도 사람이 살 수 없음은 물론 적정거리까지 접근을 통제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게이트안 보존방식은 원천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안입니다. 정부가 구조안전 전문가들의 경고를 전면 무시하고, 더욱이 시민의 생명을 담보하면서까지 추진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그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야 하기 때문에 단 1%라도 시민의 안전상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이를 추진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둘째, 게이트안은 당초 전당설계 개념의 기본 컨셉을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게이트안으로 보존하면 도청본관을 문화전당의 중심에 놓으려는 설계의도가 훼손됩니다.
또한 5.18민주광장과 아시아문화광장 간에 개방과 소통을 중시한 개념에 장애가 발생하고, 시각적 연계성도 무너집니다. 여전히 벽에 가로막힘으로써 공기 통풍의 장애가 발생하게 되어 쾌적한 아시아문화광장의 활동을 가로막을 것입니다.
셋째, 도청본관 쪽으로 별관의 일부를 보존하자는 의견도 있을 것인데, 이 또한 터널공사를 수반해야 하므로 게이트안과 똑같이 안전성을 보장할 수가 없습니다. 여전히 5.18민주광장과 아시아문화광장 간에 개방과 소통에 장애가 발생하고, 시각적 연계성도 무너집니다.
이에 설계자는 게이트안의 정신을 존중하면서도 별관 보존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전남도청 전면 전체 길이 132m 중에서 108m를 보존하는 안입니다. 달리 말하면 도청별관 54m 중에서 30m를 보존하는 안입니다. 그렇게 되면 5.18관련 건물은 전남도청 전면 길이 대비 82%를 보존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보존방식은 그동안에 원설계, 1/3 또는 게이트안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신 분들을 모두 다 100%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그분들이 지향했던 가치와 꿈을 아우르고 해소할 수 있는 불가피한 방안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의 어린이문화원 쪽은 보존되는 도청별관과 간섭되므로 설계변경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시아문화전당의 연면적은 총 53,905평(178,199㎡)입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공간의 활동을 채우려면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할 수많은 콘텐츠와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추진단은 전당의 사활이 걸린 이러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채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추진단은 전당의 개관 목표를 2014년으로 하되, 그 이전에라도 전당개관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첫째, 예산을 적기에 확보하는 일입니다. 둘째,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과 민원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됩니다.
돌이켜보면, 랜드마크 논란과 구)도청별관 문제로 인해 2010년에서 2014년으로 전당 건립이 지연됐습니다. 결국 이러한 문제는 모두 5.18사적지를 둘러싸고 일어난 논란이었던 셈입니다.
이제 5.18이 지닌 역사적 가치와 미래의 전당 안에서 살아 숨 쉴 문화적 가치가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광주시민 여러분의 대승적 판단과 지혜를 당부 드립니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마음고생이 심하였을 광주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위로와 감사를 드립니다.
2010년 7월 29일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 이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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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너무 많은 양보를 하고있다 솔직히 원설계안의 컨셉이 이상적인것은 누구나 인정하는바 아닌가? 이정도 부분보존안까지 양보된 마당에 다시 억지를
억지를부린다면 오월정신과 단체들의 기억은 시민의 머리에서 지워질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