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한국정부 조사결과에 다른 시각... "유엔 대북제재가 순탄치 않을 것"
러시아 조사단 "폭발시점보다 더 이른 시각에 조난 신호를 보냈다" <한겨레> 보도


천안함 사고에 대해 공동조사단으로 참여한 러시아측이 한국정부와 다른 조사결과를 내놓아 유엔의 제재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부 언론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9일자 보도에서 "MBC도 <러시아 "천안함 침몰, 北 어뢰 공격 아니다">에서 "지난 5월 말 해난사고 전문가들을 직접 한국에 파견해 조사를 벌인 러시아가 천안함이 '북한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런 내용의 조사결과를 이번 주 초 우리 정부에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 <한겨레> 9일자 1면. ⓒ미디어오늘

<한겨레>도 9일자에서 "러시아의 조사 결과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최초 사고 시각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천안한 관련 <미디어오늘>기사 전문.

한겨레와 M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7일까지 한국에 공식 조사단을 파견했던 러시아는 독자적인 성분 분석 등을 통해 '1번어뢰'의 페인트와 부식 정도 등과 관련해 '물속에 있던 기간'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이는 '1번어뢰'가 사실상 천안함 피격 이전부터 물속에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천안함이 설령 어뢰 피격으로 침몰했다고 하더라도, '1번 어뢰'가 침몰시킨 어뢰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러시아 조사단은 특히 "합조단이 제시한 천안함 폭발 시점보다 더 이른 시각에 조난 신호를 보낸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겨레가 9일 보도했다. 한겨레는 "러시아의 조사 결과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최초 사고 시각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의 보도내용이 사실일 경우 천안함은 합조단의 조사 결과와는 달리 어뢰의 피격이 아닌 다른 이유 때문에 조난당한 상태에서 상당기간 운항하다 두동강나 침몰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사고원인 자체를 두고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겨레는 또 "러시아 조사단은 또 천안함의 스크류가 합조단의 발표와는 달리 천안함이 함수와 함미로 분리되기 이전에'다른 원인'으로 스크루가 먼저 훼손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뻘과의 충돌로 인한 '좌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셈이다.

한겨레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주 이런 자체 조사 결과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로 알려주었으며, 러시아 정부는 미국 정부에도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전달한 것으로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러시아는 외교적 파장 등을 고려해 조사결과를 공식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MBC도 8일 <뉴스데스크> 4번째 단독 리포트<러시아 "천안함 침몰, 北 어뢰 공격 아니다">에서 "지난 5월 말 해난사고 전문가들을 직접 한국에 파견해 조사를 벌인 러시아가 천안함이 '북한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런 내용의 조사결과를 이번 주 초 우리 정부에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 왼쪽과 오른쪽 프로펠러의 오그라든 모양이 다르다. 합조단은 "400MPa를 견딜 수 있는 프로펠러에 700MPa의 압력이 가해질 경우 휠 수 있다"면서도 "사고 원인과 큰 연관이 없는 부분이라 정밀 검증을 안 했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 이치열 기자 truth710@

MBC는 "함정 외부 수중 폭발이 침몰 원인의 하나로 보이지만, 어뢰 공격에 의한 것과는 침몰 형태가 다르다"는 것이 러시아쪽 통보 내용이라고 전했다. MBC는 정부 부처의 구체적인 명칭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이같은 보도내용을 "확인됐다"고 밝혀, 관련 부처들과의 확인 절차를 거친 보도임을 암시했다.

외교부는 이날 MBC 보도와 관련해 "러시아가 천안함 관련 내용을 이번 주 우리 정부에 통보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관련된 협의 상황까지는 부인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러시아쪽에 추가로 최종 보고서를 전달했다고 밝혀, 러시아쪽이 한국 정부에 관련 보고서를 먼저 전달했을 가능성도 내포했다.

▲ 8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장면. ⓒ미디어오늘 발췌

외교부는 "러시아측 검토와 관련한 정보 및 자료 등에 대한 의견교환을 위한 협의가 최근에 있었다"며 "최근 우리가 추가로 제공한 최종보고서를 러시아측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잠수함과 어뢰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러시아조사단은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7일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1번어뢰'와 천안함 등을 살펴보고 증거 관련 시료등을 채취해 귀국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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