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수신료 인상안 최시중 대선전 반대..."권력의 주문생산?" 의혹 
집권당의 정략적 활용 의도에도 의구심... "국민의 설득과 동의 필요"

KBS수신료 인상안에 대하여 "권력의 지시의 의한 주문생산"이라는 주장이 나와 의혹이 일고 있다.

진원지를 두고  KBS내부의 이사회에서도 진원지가 어디인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는 가운데 수신료 인상안에 대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한나라당 수뇌부가 대선기간과 집권 초반까지만 해도 분명히 반대입장을 냈다는 증언이 나와 국민적 동의를 거쳐야하는 KBS 수신료 인상안을 집권세력이 정략적으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미디어오늘>이 28일 보도했다.  

또한 현재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수신료 6500원·광고 폐지'안이 당초 이사회 중간보고 땐 없다가 최근 등장한 점을 들어 '(윗선의) 지시에 의한 주문생산'이라는 지적도 제기돼 주목된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지난 2008년까지 KBS 수신료현실화추진단장을 지냈던 진홍순 KBS 이사(야당 추천 몫)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2층 민주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2008년 (8월) 정연주 사장이 물러날 때까지 내가 수신료현실화추진단장으로서 2007년, 2008년도에 수신료 인상 설득을 위해 여측 인사를 다 만났었다"며 "현 방통위원장인 최시중 당시 MB 대선특보도 만났다. 그 때 모두다 반대였다. 이런 쓰라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섣불리 인상안을 들고 나가면 안된다"고 밝혔다는 것. 

진 이사는 KBS 노동조합이 지난 22일 KBS 야당 이사들을 특정 정치권의 '이중대'라고 원색비난한 데 대해 그 '이중대'가 자신을 지목하는 것이라며 함부로 수신료안을 들고나가선 안된다는 취지로 자신의 이 같은 경험을 소개했다.

진 이사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와 만나 "지난 2007년 하반기에 내가 최시중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의 특보를 찾아가 수신료 인상 문제를 요청했지만 부정적 답변을 했다"며 "이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 2008년 4·5월에는 한나라당 수뇌부인 강재섭 당시 대표, 안상수 김형오 의원 등을 만났지만 이들 역시 'KBS가 편향돼있다, 공정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며 반대했다"고 전했다.

진 이사는 "겉으로는 공정성을 거론했지만 내가 느끼기엔 당시 KBS 사장이 정연주였기 대문"이라며 "내게 노골적으로 '정연주 때문에 수신료 인상이 안된다'는 말을 한 사람도 있었다"고 밝혔다.

KBS 이사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고영신 이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당측 이사중엔 과거 공발연(공정방송발전시민연대)이라는 곳에 속해서 (2007년 무렵에) KBS 수신료 인상 반대운동을 열심히 했던 사람도 있다"며 "본인의 입장을 반대에서 찬성으로 바꾸려면 해명이라도 한마디 하고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든지 말든지 해야 하지 않느냐. 반대하던 사람이 어디 낯짝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KBS 이사회 야당추천 이사인 김영호 이사는 정부여권의 지시 또는 교감에 따른 수신료 인상 추진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이사는 "현재 올라있는 수신료 인상안 1안(수신료 6500원·광고폐지)은 BCG안에는 없었다. 지난 4월28일 힐튼호텔에서 (BCG로부터) 받은 중간보고 때 '6500원 광고 0%' 안은 없었다"며 "(최근 최종안 설명하는 자리에서는) 최우선 선택안이 '광고없애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지시에 따른) 주문생산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과거 수신료 인상을 적극 추진하거나 찬성했던 인사가 지금은 정치권의 이중대 노릇을 하고 있다'는 KBS 노조의 주장에 대해 김영호 이사는 "나는 지난 2007년에 신문칼럼 10개 가량을 썼지만 수신료 인상에 대해 일언반구 언급한 적 없다"며 "방송의날에 모방송의 인터뷰에서 수신료 인상 질문에 내가 '원칙적으로는 필요하지 않겠느냐, 하지만 KBS가 구성원의 방송인 것처럼 행동하는데, (먼저) 구성원들의 성찰이 필요하고, 그래야만 수신료를 올릴 수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게 전부"라고 반박했다.

김 이사는 "이중대 노릇을 누가 했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신성한 KBS라고 했는데, 과연 지금의 KBS 보도와 논평이 정말 신성한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한편, 고영신 김영호 이창현 진홍순 등 야당추천 KBS 이사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수신료 인상과 같은 중차대한 문제를 야당 이사들과 전혀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정하고, 도저히 참가할 수 없는 일정을 통보하면서 '간담회' '워크숍' 등을 강행하고 있는 KBS 여당측 이사들에 대해 강하게 성토하고, 별도의 워크숍 공청회 여론조사 등 여론수렴 절차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영신 이사는 "이렇게 밀어붙이는 것에 대해 용납할 수가 없다"며 "이사회 안에서도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어떻게 국민을 설득시키겠느냐"고 개탄했다고 <미디어오늘>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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