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선방했지만… 지역민방 수익배분 요구 등 부담

한국이 그리스를 상대로 첫 승을 거두면서 SBS의 월드컵 단독중계 손익계산서에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

시청률조사기관 TNmS에 따르면 지난 12일 한국과 그리스전의 시청률은 전국가구 기준으로 59.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6년 한국 대 토고전의 시청률인 73.7%, 지난 2002년 한국 대 이탈리아전의 시청률인 66.7% 보다 떨어진 것이지만 SBS 단독중계라는 조건과 인터넷 포털, DMB 등 뉴미디어로 시청형태가 다양화된 것을 감안할 때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라는 게 방송계의 중론이다.

게다가 SBS로서는 한국이 첫 경기에서 그리스에 2대 0의 승리를 거두면서 방송광고 판매에 있어서도 일단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광고업계와 증권가에서는 SBS가 방송광고에서 수익을 내려면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이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2002년이나 2006년 월드컵 때처럼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아 SBS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SBS 광고판매를 대행하고 있는 한국방송광고공사 관계자는 “언론에서 월드컵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다고 하는데 광고주들 사이에서는 아직 관망하는 분위기가 더 많이 감지된다”고 말했다. 그리스전 때도 그랬지만 광고주들이 한국의 16강 진출 윤곽이 드러나는 아르헨티나와의 경기(17일)를 지켜본 뒤 광고를 집행하겠다는 기류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1000억 원의 광고재원이 잡혀있다는 것만 말할 수 있을 뿐 어느 정도 판매가 될지를 전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광고판매가 기대했던 것만큼 아직 호조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SBS 프로그램을 지역으로 재송신하는 지역민영방송사들이 월드컵 수익배분 문제를 놓고 불만을 제기하고 나선 것도 SBS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지역민방 사이에서 SBS가 지역민방을 통해 월드컵을 송출하면서 수익을 독식하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SBS는 전체 수익의 18~20%를 전파료 명목으로 배분하고 있는데, 지역민방들이 월드컵 중계 기간 추가 수익에 대해서도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민방은 SBS가 기업들에게 월드컵 광고단가를 높게 책정했기 때문에 월드컵이 끝난 후 광고물량 감소가 불가피하고, 이로 인한 피해를 지역민방이 입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 광주 등 9개 민방은 전파료 인상을 내세우며 월드컵 중계를 보이콧하기로 했다가 지난 14일 자진 철회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SBS 관계자는 “월드컵 광고는 특판으로 별도판매 되는 것인데 전파료 외에 수익배분을 요구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민방협의체를 통해 정식으로 요구가 접수되지도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