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워치] 전쟁을 부추기는 언론의 해악 뉴스검색 제공제외

언론이 사회적 흉기가 되면 큰 해악을 끼친다. 진실에 등을 돌린 추악한 언론은 전쟁도 도발한다. 사회적 목탁이기를 거부하는 언론은 기사로 위장한 선동적인 ‘소설 쓰기’를 일삼는다. 그것을 진실인양 대서특필한다. 적개심을 부추기는 거짓 기사는 객관적인 사실로 둔갑하고 이를 근거로 한 후속기사와 논평이 줄을 잇는다. 언론 소비자의 눈과 귀를 거짓으로 흥분시켜 여론을 전쟁 쪽으로 몰아간다.

위와 같은 언론의 모습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실존했었다. 19세기말 미국 일부 언론의 모습이다. 그것은 ‘전쟁을 도발했던 미국의 황색저널리즘’의 끔찍한 모습이다. 천안함 사고이후 일부 수구언론의 사고원인 보도는 100여 년 전의 미국 황색저널리즘을 꼭 닮았다.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데도 ‘북한이 주범이다’라는 쪽으로 몰아가면서 증오를 부추기는 기사를 연일 쏟아낸다. 천안함 선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으로 폭발, 비폭발 어느 쪽의 결론도 내기 어려운 상황인데도 인간 어뢰설까지 등장시킨다.

19세기말 미국 시장을 더럽힌 두 신문 재벌 풀리처와 허스트는 날조된 허위 사실을 신문 기사로 위장해 미국-스페인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들이다. 두 신문 재벌은 신문 부수를 늘리기 위한 경쟁을 벌이면서 선정적인 기사 경쟁을 벌였는데 그 가운데 최악의 사례는 다음과 같은 일화에 담겨 있다 - New York Journal지의 허스트 사장은 스페인군이 주둔하고 있던 쿠바에 특파된 화가가 ‘쿠바는 조용하고 전쟁이 발생할 것 같지 않다’고 보고를 하자 ‘당신이 그림을 보내면 내가 전쟁을 일으키겠다. 계속 현지에 머물러라’라고 답변했다.

허스트 사장은 스페인군의 잔혹함을 알리는 기사를 풀리처 사장과 경쟁적으로 보도했는데 그것은 대부분 진실과는 거리가 멀었다. 당시 기사는 사실관계에 입각한 보도, 논평, 꾸며낸 이야기 등이 뒤범벅이 되어 무엇인 사실인지 여부가 구분되지 않았다. 이런 기사를 통해 미국 여론은 미국과 스페인간 전쟁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천안함 사고후 정부와 군, 수구언론의 지극히 계산된 듯한 태도로 민심이 흉흉하다. 천안함 사고 발생 해역이 남북 해군의 충돌이 수차 발생한 NLL이라는 점에서 발생한 북한 연계설은 정치권, 군과, 수구언론 및 시민단체 등이 역할분담을 하는 식으로 점차 무게가 더 실리고 있다. 정부와 군은 ‘만약 ~ 이라면’과 같은 방식으로 루머의 씨를 뿌리고 한나라당과 수구언론 및 시민단체는 북한 공격설을 기정사실화하는 쪽으로 스토리의 격을 변질시킨다. 북풍을 불러일으킬 거대한 퍼즐 맞추기가 진행되고 있는 형국이다.

천안함 사고는 국방부 장관 말처럼 ‘영구 미제 사건’이 될 확률이 매우 높지만 이미 전 사회적으로 북한이 바로 주범이라는 심증이 가득 넘쳐난다. 어뢰 등의 폭발에 반드시 수반해야 할 물고기 떼죽음, 고막 상처, 화상 등 중상자 발생, 폭음과 섬광 등에 대한 현상이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정부 당국자는 입만 열면 ‘북한, 바로 너다’라는 방향을 제시하는데 일사불란하다. 때마침 황장엽씨를 암살하려 한 간첩 사건이 발표되자 재판을 통해 그 진위가 확인되지도 않았는데도 "북한체제 종말 앞당겨버리자"라고 극언을 퍼붓는다.

수구언론은 지지세력과 함께 단호한 대응은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보복이라고 외친다. 남북간 전면전도 불사할 기세다. 6.2 지방선거에 천안함을 악용하려는 세력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퍼주기가 어뢰로 돌아왔다’고 광분한다. 수많은 청춘이 차가운 바다에서 운명을 달리한 비극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인간 말종의 모습을 그들은 감추지 않는다.

국방부 등은 북한 연계설의 가능성의 수위를 높이는 지극히 계산된 언행을 하다가 ‘공식적으로는 아무것도 확인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 국방부장관도 단호한 대응은 입에 달고 다니지만 정작 북한 관련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다. 하지만 수구언론은 벌써 결론이 나와 있는 상태다. 오죽하면 실종 장병 가족들이 ‘군사적인 보복은 안된다’고 말했겠는가.

수구언론의 천안함 사고 원인에 대한 광적인 보도는 언론 최대의 금기사항인 황색저널리즘바로 그것이다. 수구언론의 이런 모습은 언론악법에 의한 신문과 방송겸업 허용이라는 이권과 무관치 않다. 천안함 비극으로 4대 강, 세종시 등 현 정권의 실정을 은폐해주기 위해 언론을 악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황색저널리즘의 전쟁 도발은 19세기에나 통했지 21세기에는 통하지 않는다. 천안함의 비극의 진실은 머잖아 백일하에 드러난다. 그 때가 되면 상상 속의 허구를 기사로 날조해 보도한 수구언론의 언론범죄행각도 만천하에 폭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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