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부실경영 책임 인정, 정리해고 철회 및 방지책 요구
회사, 상여금 200% 삭감 수용해야 193명 정리해고 철회


금호타이어 노사가 24, 25일 임단협에서 각각 노동조합 제시안과 회사쪽 제시안을 내놓았으며 이를 두고 막판 교섭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금호타이어노동조합은 회사쪽 제시안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노동조합은 지난 24일 14차 본교섭에서 회사에 노조 제시안을 내놓았다. 노조 제시안에는 회사의 부실경영 책임 인정, 정리해고 철회 및 재발 방지대책 요구, 생산성 향상책 등의 내용과 함께 임금 10% 삭감과 상여금 200% 반납을 제시했다. 그러나 25일 15차 교섭에서 회사는 임금 15% 삭감, 상여금 200% 삭감을 제시해 노동자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 지난 20일 오후 3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앞에서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는 금호타이어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노동자대회를 열고 부실경영과 노동자에 책임 전가하는 금호 경영진에 항의하며 '정리해고 화형식'을 벌였다. ⓒ김주형 기자

또한 회사쪽이 제시한 임금, 상여금 삭감안을 받아들여야 정리해고를 철회하겠다고 밝힌 상태라 노조에서는 "사측은 힘없는 노동자들에게만 고통을 전가하고 있는거 같다"며 "사측이 계속해서 이렇듯 지회를 압박한다면 결코 선택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해 교섭 결과에 따라 파업에 들어갈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일단 26일 오전 중 교섭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노조에는 회사에 대한 볼멘소리가 울려퍼진다. 노조 쪽에서 밝힌 쟁점은 상여금 부분. 노조는 상여금 200% 반납을, 회사는 상여금 200% 삭감을 각각 요구해 접점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노조에서는 워크아웃 기간 자진해서 상여금 200%를 받지 않겠지만 워크아웃이 끝나면 반납한 상여금을 환원시켜야 한다는 것. 그러나 이에 대해 회사쪽의 200% 삭감안은 워크아웃이 끝나더라도 상여금은 삭감된 그대로 받아야 한다.

반납과 삭감의 차이는 언어의 차이보다 더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삭감에는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이 전제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반면 반납에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회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미가 된다.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면 상여금 200% 삭감안으로 정리해고 철회(193명)와 맞바꾸려는 회사의 의도에 반발하고 있는 셈. 반면 회사는 부실경영으로 워크아웃에 이르게 한 경영진의 책임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노동자의 희생만을 요구하는 것으로 비쳐져 입장을 좁히기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도급화 부분에서는 노사 양쪽이 모두 자연 결원에 대한 발생분을 단계적으로 도급화(1,006명)하는 데에 동의하고 있다. 노사 양쪽 모두 협상 타결을 바라고 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을 먼 상태. 무엇보다 워크아웃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시각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아 협상과정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지난 20일 노동자대회를 마치며 참가자들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에 '정리해고 철회'를 염원하는 마음을 모아 붉은띠를 출입문에 매고 있다. ⓒ김주형 기자

한편 금호타이어는 명예퇴직 신청자 178명에 대해 밀린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명퇴자들이 '금호타이어 명예퇴직자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진보신당 광주시당과 함께 26일 오후 2시 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할 예정이다. 또 27일 오후 3시에는 송정리역 건너편에서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에서 금호타이어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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