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전국 천주교 정평 사제단, 신도 등 2천여명 영산강에서 '생명평화 미사' 개최

 "강의 죽음은 결국 대재앙으로 되돌아 올 것"
 “정부 중단 할 때까지 끝까지 생명을 살릴 것”


“굽이굽이 영산강은 광주와 전남의 젖줄입니다. 오랜 시간 우리 곁에서 생명을 품고 생명을 키워낸 삶의 터전입니다.”

22일 오후2시 영산강을 바로 앞에 둔 광주 남구 승촌동 원가마을 비닐하우스에는 영산강 등 4대강을 살리자는 천주교 사제들과 신도들의 생명과 평화의 기도소리가 울려 퍼졌다.

▲ 4대강 저지 천주교연대와 광주대교구정의평화위원회가 주최한 '4대강 사업중단을 촉구하는 영산강 생명평화 미사'가 22일 오후 2시 영산강 둑막이 공사가 진행 중인 광주 남구 승촌동 원가마을 비닐하우스에서 집전됐다. ⓒ광주인
▲ 김재학 천주교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오후 생명평화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광주인

‘4대강 사업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에서 활동 중인 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 소속 신부들과 신도, 환경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2천여명은 이날 비닐하우스 2동에서 간절하게 생명의 강을 살리자는 특별미사를 올린 것.

미사에는 민주인권 생명평화운동에 앞장서온 문정현. 규현신부와 김재학 광주대교구정의평화위원장 등 정평 소속 사제단이 신도들과 함께 했다.

이들은 미사 내내 할퀴고 무참히 죽어가는 영산강에 생명을 불어 넣는 간절한 기도와 노래로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 천주교 신도들이 기도를 올리고 있다. ⓒ광주인
▲ 영산강 운하공사가 시작되면서 광주 남구 승촌동 일대 강 바닥에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이 들어서고 있다. ⓒ광주인

이날 미사에서 특별강론을 한 이성기 조선대 교수는 “영산강 뱃길복원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영산강 운하사업은 당장 그만둬야 한다”며 “정부는 영산강 수질악화를 퇴적토에 원인이 있다며 준설작업을 하고 있으나, 하구언만이 그럴 뿐 대부분 강바닥은 말짱하다”고 허구성을 짚었다.

이 교수는 또 “정부는 주민들이 뱃길복원을 원한다는 논리로 사실상 운하사업을 하고 있다”며 “옛 뱃길복원은 현실성이 없을 뿐 아나라, 수심 5미터와 강폭을 50~200미터 가량 파헤치는 운하공사는 자연파괴”라고 주장했다.

또 ‘홍수와 가뭄해결’이라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4대강 본류에서 홍수와 가뭄피해는 거의 없고 지류와 소하천에서 피해가 크다”며 “오히려 섬진강과 영산강은 물이 남아 돈다”고 비판했다.

 
▲ 이날 생평평화미사에는 전국에서 모인 2천여명의 천주교 신도들이 참여해 영산강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기도와 둑길행진을 펼쳤다. ⓒ광주인

이날 전국 정평위원회와 천주교환경단체 농민회 등 26개 단체로 구성된 ‘4대강 사업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 문정현 신부가 미사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바라는 기도를 올리고 있다. ⓒ광주인
이들은 ‘영산강은 생명의 물길로 흘러야 합니다’는 성명에서 “‘강 살리기’라는 ‘발전’이라는 논리로 강바닥을 드러내다 못해 허연 속살까지 헤집고 있는 죽임의 현장을 보았다”며 “강바닥을 파내고 거대한 댐으로 물길을 가로 막아, 그 속 뭇 생명들이 무참히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참담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개탄했다.

천주교 연대는 또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이 이 나라 전역의 자연환경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것으로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음을 밝힌다”며 “무분별한 개발로 단기간에 눈앞의 이익을 얻으려다가 창조주께서 몇 만 년을 두고 가꾸어 오신 소중한 작품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어리석음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고 경고 했다.

이들은 “영산강을 비롯한 4대강의 죽음의 상황을 끊고자 한다. 그 죽음의 고리를 끊지 않는다면 이 강의 죽음은 결국 우리에게 대재앙으로 되돌아 올 것”이라며 “끊임없이 강가로 나아가 죽임의 현장을 막을 것이며, 6월 지방선거에서도 후보를 식별할 것”을 천명했다.
 
이날 사제들과 신도들은 미사이후 즉석 공연을 관람 한 후 비닐하우스에서 영산강 둑까지 4대강 살리기 구호가 적힌 만장과 펼침막 등을 앞세우고 약 1km를 걸으면서 영산강 승촌보 공사 현장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인천에서 온 세레명 마리루나(여. 62)씨는 "어렸을때 뛰 놀았던 강이 이제는 아이들에게 공사현장을 보여줘야 하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 생태계를 파괴하는 이런 짓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영산강이 파헤쳐지는 공사 현장을 바라보면서 '이건 아니다' '정말 아니다'를 연거푸 되뇌이었다.

마산에서 참여한 허우칠(42)씨는 "국민들이 반대하고 우려하는 4대강 공사현장을  낙동강에 이어 영산강에서도 직접 보게 돼 안타깝다"며 "오늘 올린 생명평화미사의 기도가 전국민들에게 알려져 4대강 사업이 당장 중단되었으면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 ⓒ광주인

 

▲ 미사를 마친 신도들이 논길을 따라 영산강 둑길로 들어서고 있다. ⓒ광주인

이날 천주교연대는 성명서에서 “4대강 사업을 그만두는 그 때까지 우리는 끝까지 생명을 살리는 길을 찾고 행동으로 옮길 것”이라며 지속적인 4대강 반대운동 결의를 선언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측은 "지난 8일 천주교 사제단 1천500인 4대강 사업반대 시국선언에 이어 12일에는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성명서 발표 등의 반대운동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날 영산강 생명평화 미사는 지난 2월 22일 낙동강을 시작으로 두 번째이며 4월 19일 금강, 5월 10일 서울 한강에서 봉헌 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천주교는 전국의 신도들을 상대로 전국민 서명운동도 전개 중이다.
 

[성명 전문]
“영산강은 생명의 물길로 흘러야 합니다!”


“영산강은 생명의 물길로 흘러야 합니다!” 굽이굽이 영산강은 광주와 전라남도의 젖줄입니다. 오랜 시간 우리 곁에서 생명을 품고 생명을 키워낸 삶의 터전입니다. 우리는 이강을, 이 생명줄을 직접 걸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보았습니다. 느꼈습니다. ‘강 살리기’라는, ‘발전’이라는 논리로 강바닥을 드러내다 못해, 허연 속살까지 헤집고 있는 죽임의 현장을 보았습니다. 강바닥을 파내고 거대한 댐으로 물길을 가로 막아, 그 속 뭇 생명들이 무참히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참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생명을 죽이면서 '살리기'라 말하고, 주민을 내 쫒으면서 '지역발전'이라고, '삶의 질 향상'이라고 말하는 이 정부의 모순과 허구의 현장 앞에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 3월 12일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생명문제와 ’4대강 사업‘ 에 대한 한국천주교 주교단 입장을 밝히며 우리 사회에 반생명적인 문화가 무겁게 드리우고 있으며, 우리 사회가 참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생명을 선택하여야 한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지구상의 모든 생명은 하나의 고리로 연결되어 있고, 자연 생명이 파괴되면 그 자연을 호흡하고 섭취하며 살아가는 인간 생명도 운명을 함께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에서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이 이 나라 전역의 자연 환경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것으로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주교단은 무분별한 개발로 단시간에 눈앞의 이익을 얻으려다가 창조주께서 몇 만 년을 두고 가꾸어 오신 소중한 작품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어리석음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곳 영산강에서 생명을 선택하고자 합니다. 영산강을 비롯한 4대강의 죽음의 상황을 끊고자 합니다. 그 죽음의 고리를 끊지 않는다면 이 강의 죽음은 결국 우리에게 대재앙으로 되돌아 올 것입니다. 우리가 재앙을 피하려면 지금 당장 4대강 죽이기 사업을 멈추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강을 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끊임없이 강가로 나아가 죽임의 현장을 막을 것입니다. 오는 6월에 있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도 공동선과 강 생명을 선택한 후보를 식별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정부가 4대강 사업을 그만두는 그때까지 우리는 끝까지 생명을 살리는 길을 찾고, 행동으로 옮길 것입니다.
2010년 3월 22일 월요일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

[참여단체:서울대교구정의평화위원회,서울대교구환경사목위원회,서울대교구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의정부교구환경농촌사목위원회,인천교구정의평화위원회,인천교구환경사목위원회,인천교구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인천교구가톨릭환경연대,수원교구정의평화위원회,수원교구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가톨릭농민회수원교구연합회,원주교구정의평화위원회,대전교구정의평화위원회,광주대교구정의평화위원회,전주교구정의평화위원회,부산교구환경사목위원회,부산교구정의평화위원회,마산교구정의평화위원회,대구교구평화연대,안동교구정의평화위원회,안동교구생명환경연대,천주교창조보전연대,수원교구공동선실현사제연대,의정부사제연대,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가톨릭농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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