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대책위, 임원 보수 인상.정리해고에 항의... 본점 책임자와 통화 요구 거절 당해
산업은행, "임원 보수 건 실제와는 다르다" 변명... "파업 않겠다는 '노조동의서'만 요구"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주주총회 안건으로 제출된 임원보수 상한 건과 사외이사 임명 건으로 광주 지역사회의 항의에 시달렸다.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금호타이어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족대책위, 대표 정은아)는 19일 오후 2시 광산구 산업은행 광주지점을 각각 항의방문했다. 이들은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찾아가 지점장을 면담하며 '노동자는 정리해고 하면서 임원 보수는 올리냐'고 항의했으며, 지점장을 통해 산업은행 본점에 가족대책위의 항의내용을 전달했다.
가족대책위의 이날 항의방문과 지점장 면담 과정에서 일부 소동이 일기도 했다. 산업은행쪽은 지점장실이 이 아닌 접견실을 이용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가족대책위는 "지점장실에서 이야기 하자"며 지점장실에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지점장을 비롯한 산업은행쪽은 "경찰을 부르라"며 가족대책위를 압박했고, 가족대책위는 "우리가 범죄자냐. 경찰 부를테면 불러라"고 맞받아 서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또 이 와중에 지점장이 "저런 사람들과는 이야기하지 못한다"는 말을 하며 가족대책위를 자극해 한동안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서로간 다소 진정되면서 접견실에서 대화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접견실에서도 말다툼은 끊이지 않았다.
결국 궁지에 몰린 지점장은 산업은행 본점과의 통화로 가족대책위의 요구사항에 대해 전달했다. 지점장은 안양수 금호경영지원단장과의 통화 내용을 가족대책위에 전달했다. "임원 보수 문제는 단지 보수 상한에 관한 문제일 뿐이며 실제는 다르다"고 전했으며 정리해고 문제와 노조동의서에 대해서는 "노동조합이 워크아웃 기간 파업 등 쟁의를 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만 요구했을 뿐 정리해고와 임금 삭감 등은 요구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정은아 가족대책위 대표와 안 단장의 직접 통화 요구는 안 단장이 거부함으로써 이루어지지 않았다. 가족대책위의 항의방문 과정을 통해 떠오른 문제는 결국 '노조동의서'에 대한 진실이 무엇이냐로 압축될 수 있다. 채권단에서는 '노조동의서'만 요구했다고 하는 반면 과연 금호타이어가 자체적으로 채권단의 '노조동의서' 요구를 노동자 정리해고와 임금 삭감 등으로 연결시켰는가, 아니면 채권단의 입김이 작용했는가가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의 요구가 없었음에도 워크아웃 중인 기업이 자체적으로 정리해고와 임금 삭감 문제를 담아 '노조동의서'를 요구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 문제는 채권단이 노조에는 '동의서'를 요구했지만 금호타이어에는 '자구안' 제출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채권단과 금호타이어 사이에 어떤 요구가 오갔는지가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한편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와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또한 이날 오후 3시 산업은행 광주지점을 찾아가 100여명이 약식 규탄집회를 열고 지점장을 면담, 항의하며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김주형 기자
natdokkaebi@nate.com
다른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