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하순 경, 교육 경력 7년째인 여선생님 한 분이 수업을 중단하고 한 학생을 교장실로 직접 데리고 왔다. 교사의 지시와 지도와 통제에 따르지 않아 수업이 어려우니, 학교에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줄 것을 요망했다.

바로 다음 날, 중견 여선생님 한 분이 같은 반의 다른 학생을 거론하며 수업을 중단하고 흥분된 상태로 교장실로 들어왔다. 똑 같은 이야기를 했다. 두 학생 모두 이미 경징계와 중징계를 여러 차례 받은 문제 학생들인지라 선생님들의 심정을 바로 이해할 수 있었고, 그 반에 들어가 보강을 해 본 일이 있어, 이 학생들이 보통을 뛰어 넘어 지극히 우려되는 학생들이라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터였다.

좀 더 정확한 것을 알고 싶어 그 반에 들어가 수업을 하시는 선생님들을 한 곳에 모이게 해서 실태를 파악해보았더니, 거의 모든 선생님들이 두 학생에 대한 지도와 교육을 포기한 상태였다. 참으로 암담했다. 이처럼 나누었던 이야기를 두 학생의 학부모님을 모신 가운데 그대로 들려주고 대책을 강구하고자 하여 학교에 나오시게 하였으나, 학부모님의 거절- 학교에 가서 들으나마나 자기 아이가 문제 학생이라는 말만 들을 것이 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냥 지나쳐버릴 수가 없어서 학교장이 직접 단독 면담을 요청했다. 또 처벌을 하지 않겠느냐는 불안한 마음으로 오신 것 같았다. 과거의 상황은 물론, 최근에 벌어졌던 일들을 사실대로 설명하고, 학교장과 교사와 학부모의 합동지도를 요청하며, 그 방법과 역할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부모님, 거의 모든 교사가 이 학생에 대한 지도나 교육을 포기한 상태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지금이 마지막 고비인 것 같습니다. 올해와 내년에 잡아주지 못하면 매우 어렵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학부모님이 학교장과 교사를 100% 믿고, 학교를 100% 믿고, 학교가 요구하는 대로 따라주신다면 좀 더 바른 학생으로 지도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여쭸더니, 눈물을 흘리시며 “전적으로 학교를 100% 믿고 학교의 요구대로 따르겠습니다.”라고 다짐하고 돌아가셨다.

겨울방학 중에도 나는 이 두 학생을 살려내기(?) 위해 온갖 지혜를 다해 지도를 진행하고 있다. 아마 이 일이 2007학년도 나와 우리학교의 숙제 중의 하나인 것 같다. 나는 학부모가 학교를 진심으로 믿고 따르면 학생의 지도는 매우 쉬워진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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