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구속부상자회, “4박5일 광주체류 행적” 공개질의 
  강 의원 자서전, “송정리에 2명 머물며 민심동향 파악”


민주당 광주시장 출마를 선언한 강운태 의원의 1980년 5.18민중항쟁 당시 '광주행적'이 본격적인 검증대에 올라 결과가 주목된다.

(사)5.18구속부상자회(회장 양희승)는 21일 회원 일동 명의로 강운태 의원에게 공개질의서를 내고 5.18 당시 내무부 예산계장 근무 시절 광주 송정리에서 4박 5일 동안 머물며 무엇을 했는지 22일까지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아래 공개질의서 전문 참조)

이 단체 또 “△강 의원 자서전 <내일을 위한 준비> 중에서 밝힌 5.18 당시 행적과 블로그에서 밝힌 당시 내용이 각각 다르다며 사실관계 여부 △상부에 제출한 보고서 내용 등”을 질의했다.

▲ 지난 18일 강운태 의원(민주당. 광주남구)이 광주시당에서 광주시장출마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광주인
김공휴 질의자 대변인은 강 의원의 5.18 행적 공개질의에 대해 “강 의원이 광주시장으로 출마한다는 기자회견을 접하고 광주시의 명예와 긍지를 알릴 시민대표자가 될 대표자에 대해 최소한 5.18 당시 자의든 타의든 신군부 동조여부에 대한 검증절차가 필요하다는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질의를 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 대변인은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이날 오전 공개질의서를 강 의원에게 전송했다”며 “강 의원 자신과 역사의 진실, 그리고 광주시민들의 명예를 위해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혀 주었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향후 대응에 대해 김 대변인은 “강 의원의 답변 내용을 파악하여 회원들과 논의를 거쳐 계획을 세울 것”이라며 “만약 답변을 거부 할 경우 23일 열릴 회원정기총회와 이사회에서 결의를 모아 다양한 방법을 동원 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한편 강 의원은 지난 18일 광주시장출마기자회견에서 5.18 당시 행적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당시 손수익 교통부 차관의 지시로 전남 출신 사무관급 이상이 모였다”며 “최인기 당시 내무부 새마을 담당관, 김재완 당시 내무부 재정국장, 김흥래 전 목포시장, 또 다른 사무관 한 명 등 5명이 광주로 내려왔다”고 밝힌 바 있다.

▲ 강운태 의원이 지난 1999년 펴낸 자서전 표지그림. 강 의원에서 이 자서전에서 '5.18과 만남'이라는 소주제로 15쪽에 걸쳐 당시 행적을 회고 해놓고 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또 이날 답변에서 “자체적으로 내려온 것이 아니라 지시를 받고 내려왔으며 5명 중 3명은 장성에서 되돌아갔고, 저(강 의원)와 김 국장이 기차 편으로 송정역에 도착하여 송정리에서 4박5일 동안 머물렀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어 강 의원은 “4박5일 동안 머물다가 걸어서 장성 정읍을 거쳐 서울로 올라갔다”고 말했으나 , 당시 체류 중에 한 일과 상경 후 행적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강 의원은 1999년 펴낸 자서전 <내일을 위한 준비>에서 ‘우리 팀은 화정동을 거쳐 광주시내로 들어갈 생각이었으나 군인들이 주요도로를 막고 아무도 출입시키지 않았다. 내무부에서 현장파악을 하기 위해 내려온 공무원이라며 신분증을 제시해도 군인들은 ‘명령받은 사실이 없다’며 모른 척 했다’고 기술 한 바 있다.

또 강 의원은 이 자서전에서 ‘나는 그곳(송정리쪽 친분이 있는 공무원 집)에서 2박3일을 보내면서 주변에 루머처럼 떠도는 소식들만 수집해 수첩에 적었다. (중략) ‘무정부의 광주’가 이제는 ‘민주항쟁의 광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5.18의 모습이 일부 과장된 부분은 없지 않았으나 그 당시 수집했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중략) 5.18의 직접 피해자는 아니었으나 동병상련의 슬픔을 간직하게 되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이에 대해 2007년 7월 5.18을 소재로 상영했던 영화 <화려한 휴가> 시사회 관람 후에 블로그에도 당시 자신의 행적을 적고 있다. 강 의원은 이 글에서 ‘5월 19일 차관 고향이 전남인 계장(사무관)급 이상 간부 5명을 소집했다. (중략) 차관 말씀은 ‘광주에서 좋지 않는 소식이 올라오는데 조용히 현지에 내려가 상황을 살펴보라’는 것이다. (중략)나의 일행 2명만 송정리역에 내려서 지인 집에 3일간 머물 수 있었다’고 소개한 바 있다.

강 의원은 또 이 글에서 ‘(중략)내무부에서는 광산군청을 통해서 빨리 올라오라는 독촉이 빗발쳤다. (중략) 끊임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면서 죄송함과 무력감에 걸음을 멈추다가 말다가 하면서 나는 독재의 하수인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공무원이라고 스스로 다짐을 하고 또 하면서 겨우 내무부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최근 강 의원은 광주시장 출마기자회견에서 △상부 지시로 광주 4박5일 체류 △일행 5명 중 강 의원과 김 국장 광주체류 △서울 상경과정 을 밝혔었다. 

▲ 강운태 의원. ⓒ강운태 의원
강 의원은 이날 오후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5.18단체가 보내온 공개질의서 내용 중 '보고서 작성'과 '발포 불가피' 등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며 사실이 아님을 밝히고 당시 광주행에 대해서는 "자발성과 지시 모두 맞다"고 말했다. 

또 강 의원은 "5.18 단체에 답변서를 보낼 것이며 언제든지 공개토론에도 응하겠다"며 "지난 출마 기자회견에서 말한 것이 모두"라며 "5.18명예회복을 위해 광주시청안에 사료실 설치, 5.18묘역 성역화 첫삽 등 최선을 다해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시 '루머수집 수첩메모'에 대해서는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가 자서전 확인 후 "오래돼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개질의에 대해 5.18기념재단 한 간부는 “광주시장으로 출마하려는 후보자에 대해 당시 행적을 놓고 5.18단체가 공개질의를 한 것은 첫 사례”라면서 “이번 6월에 광주시장에 출마하려는 후보자 중 5.18 당시 공무원과 정치인 경력을 가진 일부 정치인들에 대한 검증은 꼭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5.18단체 내부에서도 광주시장출마예정자들에 대한 5.18행적 검증은 꼭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한 관계자가 전했다.

따라서 5.18 단체의 이번 공개질의에 대해 강 의원이 사실관계여부 등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주목된 가운데 일부 출마예정자와 지역정가 등에서 뜨거운 공방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은 1972년 행정고시에 합격 한 후 1980년 5.18 당시 내무부 예산계장을 거쳐 1989년 전남 순천시장, 1991년 청와대 행정비서관, 1992년 내무부 지역경제국장, 1993년 대통령 행정비서관, 1994년 광주시장, 1995년 민자당 국책자문위원, 1995년 농림수산부 장관, 1997년 내무부 장관 등을 역임 하며 호남출신 관료로서 승승장구하며 화려한 공직생활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2000년 16대 광주 남구 국회의원에 무소속으로 당선 된 후 2002년 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 2003년 2월 민주당 사무총장, 2006년 민주당 탈당, 2007년 열린우리당 입당, 2007년 민주신당 탈당, 2008년 18대 무소속 광주 남구 국회의원 당선, 2009년 민주당 입당 등의 거치며 정치행적에서는 선거 때 마다 잦은 당적변경으로 비판을 사왔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아픈 대목이지만 다른 정치인들도 당적변경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해명하기도 했다.

▲ 강운태 의원에게 보낸 공개질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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