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1주기 추모제, '진상규명' 염원 가득
오는 25일 철수 앞두고, 용산서 여는 마지막 행사 끝나 <뉴스 검색 제공 제외>

1년 전, 5명의 철거민이 남일당 옥상에 올라 망루를 짓고 외쳤던 구호는 '생존권 보장'이었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였다. 20일 저녁, 용산 남일당 건물 주위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구호가 수차례 터져 나왔다.

용산참사 1주기를 맞아 열린 추모제에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명예회복'을 염원하는 목소리들로 가득했다. 지난 9일, 355일 만에 장례를 치른 터라 분위기는 대체로 차분했다. 게다가, 오는 25일까지 용산범대위가 남일당 일대에서 철수하기로 하면서, 용산 현장에서 갖는 사실상 마지막 공식행사라는 점도 현장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들어 한층 누그러진 날씨로, 겨울비가 내리는 가운데 300여 명의 각계 인사들이 용산 현장을 찾았다. 유가족들을 비롯해 정동영.김상희 의원, 조희주.이수호 용산범대위 공동대표,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전철연 회원 등이 참석했다. 대부분 참석자는 용산참사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라며 새로운 출발을 위해 결의를 모아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모았다.

이수호 공동대표는 "우리는 용산을 위한 싸움을 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싸움을 한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특히 유가족들이 용산의 가장 큰 힘이었다. 그렇게 싸움의 중심에 서지 않았다면 355일을 우리가 버틸 수 있었겠나"고 격려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 남일당 건물과 건물을 비추는 레아 불빛을 떠나야 한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된다"며 "진상규명, 재개발 싸움 등 더 큰 싸움을 위해 우리는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 대표로 나온 故 이상림 씨의 부인 전재숙 씨는 "여러분 덕분에 장례를 무사히 치렀다.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려고 이 자리에 나왔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진상규명, 명예획복, 책임자 처벌을 해야 사랑하는 자식과 동지들을 무죄로 석방할 수 있다. 앞으로도 함께 해 주시라"고 호소했다.

성락경 전철연 사무국장도 "작년 말 우리는 하고 싶지 않은 합의를 했다. 장례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며 "이제 남은 몫을 가지고 우리는 싸울 것이다. 우리는 그 시작점에 서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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