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자 "비핵화 진전 보이는 시점에서 평화협정도 논의"  뉴스 검색 제공 제외

"심지어는 관계정상화라는 것은 비핵화 진전을 위해서 이야기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7일 오후,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와의 협의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비핵화가 진전되면 관계 정상화라든가 하는 것은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는 카드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8일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을 앞두고, 그간 북한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관계정상화를 통한 비핵화'에 호응할 수도 있음을 밝힌 것이다.

'6자회담에 복귀하라 하면서 그같은 제안을 할 수도 있겠다'는 관측에, 이 당국자는 "제안이라고까지는 아니다. 지금까지 그런 이야기를 해 왔으니까"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클린턴 장관도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면 관계정상화, 평화협정, 경제지원 다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를 어떻게 조합, 배합하느냐는 6자(회담)에서 협상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보즈워스 대표가 연락사무소 설치를 제안할 가능성'과 관련, 고위당국자는 "그 자체로 제안되거나 그럴 것 같지는 않다"고 봤다. "아까 말한 두 가지 협상 목표(주- 6자회담 복귀와 9.19 공동성명 재확인)를 먼저 제시하고 거기에 진전이 있으면, 연락사무소 설치는 관계정상화 관련 움직임이니 우리가 고민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이 평화협정 문제를 꺼낼 경우 대응책'에 대해서는 "모범답안이 있다"고 했다. "9.19공동성명 안에 들어있는, 평화협정 문제는 6자회담과 별도의 포럼에서 직접 당사자끼리 논의할 수 있다고 돼 있다"는 것이며 "그 입장에 서서 비핵화 문제가 진전을 보이는 시점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핵군축은 다른 문제인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비핵화라는 기존 5자 공통의 목표를 흐릴 수가 있다"는 것이며 "(북한의) 핵보유를 암묵적으로 전제하거나 인정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달았다.

그는 "(이번 방북의) 대원칙은 6자회담 복귀와 9.19공동성명에 따른 비핵화 재확인"이며 이에 대해 진전이 있다면 "우리의 접근의 기본방법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는 것은 (한.미 간에) 조율돼 있다"고 밝혔다. 접근의 기본방안이란 '일괄타결(그랜드바겐)'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북에서 성과가 없어도 미국은 북.미대화를 딱 한번만 하겠다는 것인가'는 질문에 대해서는 "확실치는 않은데 자꾸 지연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고 에둘러 답해, 북.미대화가 늘어지는 데 대한 우리 정부의 부정적 기류를 내비쳤다. 다만 "(한.미 모두) 횟수로 딱 갖고 있지는 않다"며 추가 북.미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오바마 대통령 친서 지참' 여부에 대해, 이 당국자는 "아는 바 없다"고 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여부에 대해서도 "(기회가 돼도) 안 만나겠다는 것은 아니겠지만 기대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미측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방북 결과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북측의 태도를 보아야 하나 미지수인 데 북측의 전향적 태도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즈워스 대표는 이날 아침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예방했으며 오전에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청사에서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1시간여 회담을 가졌다. 이어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오찬을 함께 했다.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보즈워스 대표가 이끄는 미측 대표단과 수행원은 통역까지 포함해 총 7명이다. 이들은 8일 낮 정오경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군용기 편으로 방북하며, 10일 정오경에 남측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10일 오후 늦게 언론을 상대로 방북결과를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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