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학계 및 시민사회, <미래와희망> 창간 앞두고 발기인대회 열어 뉴스검색제공 제외

진보운동의 새로운 대안 찾기와 대중과 함께 하는 생산적인 소통을 표방한 담론지 성격의 계간지 <미래와희망>이 오는 12월 1일 발간된다.

13일 오후 4시, 서울 한성대학교 미래관에서 30여 명의 발기인들은 '미래와 희망 창간을 위한 대토론회 및 발기인대회'를 열고 <미래와희망>이 진보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담는 그릇과 동시에 대중과의 생산적인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 13일 한성대학교에서 30여 명의 발기인이 참여한 가운데, '미래와 희망 창간을 위한 대토론회 및 발기인대회'를 열었다. ⓒ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이들은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장회익 편집인이 낭독한 창간취지문에서 "우리 <미래와희망>은 시대의 목소리를 담은 새로운 문제들을 제기하고 이에 관련한 여러 담론들을 생산적으로 담아낼 자그마한 그릇이 되고자 한다"며 "진보운동의 각종 미시담론을 수렴하고, 이것이 거대담론으로 발돋움해 우리의 앞길을 열어가는 좌표가 될 수 있도록 튼실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래와희망>이 "기존의 진보운동을 계승함과 동시에, 진보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문제적인 담론들을 과감하게 제기하고자 한다"며 기존의 미국 중심의 냉전 이데올로기와 신자유주의의 세계화 전략의 패러다임을 탈피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발기인들은 "기존에 알려진 일반적이고 원칙적인 주제들을 넘어서서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우리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담론 주제들을 생산하려고 한다"며 "비평을 위한 비평, 이론을 위한 이론이 아닌, 구체적인 사회정치적 현실에 부합되는 논의들과 함께, 촛불집회와 문화제 등으로 표출되고 있는 진보운동의 새로운 대안 찾기를 위해서도 활발한 토론과 담론의 장을 만들어가려 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래와희망>은 대중과 함께 하는 생산적인 소통을 지향한다"면서 "대중들의 시선에서 멀어진 학술적 담론들과 비평들을, 대중 및 시민사회운동과 함께 호흡하는 '생산적인 담론과 비평'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식인들 끼리끼리의 비평, 혹은 말장난의 논쟁을 위한 문제제기가 아닌, 21세기 한국사회가 처한 당대의 현실을 반영하는 문제제기가 될 수 있도록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대중들이 담론 형성에 보다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형식과 방법을 찾아 나서려 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에서 학술활동을 하고 있는 진보적 교수들이 중심돼 계간지 창간에 뜻을 모았다. 지난 8월부터 세 달에 걸쳐 총 6차 편집회의를 통해 통일.여성.교육.노동.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담론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고, 오는 12월 1일 창간호가 나올 예정이다.

발행인으로 탁무권 교육과미래 이사장, 편집인은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가, 장시기 동국대 교수가 편집주간을 맡았다.

자문위원단(총 11명)에는 강정구(동국대), 고갑희(한신대), 김세균.최갑수.황상익(서울대), 김한성(연세대), 주경복(건국대) 등 학계 인사들과 장임원 민주화운동공제회 이사장, 최병모 겨레하나 이사장 등이 포함됐고 편집위원은 19명으로 구성됐다.

탁무권 발생인은 "담론지 성격의 계간지가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사회와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를 찾아내고 이를 공론화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담론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래와희망>은 열린 귀와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입장이 다른 의견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그릇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장시기 "국민국가, 식민지성 벗어나 지역과 세계의 관점으로 봐야"
김민영 "포스트민주화운동 구축해야"


▲ ⓒ이날 대회에는 장임원 민주화운동공제회 이사장,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 강정구 동국대 교수, 김이경 겨레하나 사무총장, 박경순 새세상연구소 부소장,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통일뉴스 고성진 기자

발기인대회에 앞서 열린 대토론회에서 장시기 동국대 교수는 첫 번째 발제자로 나와 "진보운동의 미래는 국민국가라는 지엽적인 관점과 식민지성에서 벗어나 지역과 세계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그럴 때만이 여타의 운동이 미래와 희망의 대안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현 집권 집단이 "항구적인 보수화를 꾀하는 능동적인 세력"이라고 보고, "기득권세력의 아성에 도전했던 민주화운동세력이 낱낱으로 분해된 그 자리에 사회개혁의 열정을 간직한 새로운 운동세대를 구축해야" 한다며 포스트민주화운동 구축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민주화운동이 함축하지 못했던 민생과 경제개혁의 가치와 비전이 담겨져야 할 것"이라며 "모든 분야를 내세우기보다는 10여개의 핵심적 아젠다를 정리해내고 이에 기반해 통합적 운동의 모양을 갖춰나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사무처장은 "단기적으로는 '좋은 정부 수립을 위한 시민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방선거'만을 염두에 둔 접근법"이 아닌 "좋은 정부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정권교체에 초점을 두고 다양한 세력과 운동을 거대한 네트워크로 엮어나가는 것이 올바른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진보, 옳은 얘기 하는데 익숙하지만 좋은 얘기 하는데 익숙치 않아"

홍성민 동아대 교수는 토론에서 "진보진영이 전략적으로 담론을 형성하고 배포하는 데 미숙한 부분이 있다"며 "정치판에서 어떤 언어가 승리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언어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효과를 대중들이 어떻게 수용하는지를 보고 미래에 대한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것은 분명히 옳은 일이지만, 30, 40대 보통 아줌마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의심의 여지 없이 옳은 얘기가 일반 유권자들한테는 싫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진보진영의 딜레마이다. 옳은 얘기를 하는데는 익숙하지만 좋은 얘기를 하는데는 익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 역시 '촛불집회'가 일상 생활의 정치화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진보진영이 이를 받아들이고 정책화하는 것이 <미래와희망>의 발간 자체의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대회에는 탁무권 발행인, 장회익 편집인을 비롯해 장임원 민주화운동공제회 이사장, 장시기 동국대 교수,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 김원열 학술단체협의회 대외협력위원장, 장은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 홍성민 동아대 교수, 강정구 동국대 교수, 김이경 겨레하나 사무총장, 박경순 새세상연구소 부소장, 김귀옥 한성대 교수,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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