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양심, 각성하는 시민'

고 김대중 전대통령님께서 남기신 말씀중에서 제가 요즘들어 자주 떠올리는 구절입니다.

광주시민사회가 6년 가까이 고민하고 씨름해왔었던 아시아문화전당과 구 도청별관문제에 관해 '설계안'존중의 입장을 가진 단체들이 입장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 광주 동구 광산동 옛 전남도청 전경. ⓒ광주인
제가 구도청별관에 관해 설계안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첫째, 설계안은 5년여 세월동안 광주시민사회와 전문가, 그리고 지역주민대표의 소통과 참여를 통한 '시민적 합의'의 소산물입니다. 원형보존주장이나 혹 또 다른 주장이 있다면, 그것은 3년전에 이미 제기되었어야 합니다.

3년 전, 광주 지역사회가 아시아문화전당을 어떤모습으로 형상화 할것인지에 관한 생각의 차이때문에 얼마나 뜨거운 논쟁이 있었는지 관심있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가치와 생각을 정부와 지역사회에 충분히 설득할 수 있는 수 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시기와 때를 다 놓치고 이제와서 고집과 세몰이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켜려는 태도는 잘못된 것입니다.

둘째, 이같은 시민사회의 자율적 소통과 합의과정은 구 도청별관이 지니는 역사성 못지 않은, 성숙하고 책임있는 '시민성'의 무형적 유산입니다. 5.18의 소중한 유산인 구 도청별관을 보존하는 것 중요합니다. 그래서 <구 도청별관의 보존가치 VS 5년여 시민적 합의와 소통의 산물 설계안> 이라는 가치충돌의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 16일 오전 광주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가 광주와이엠시에이 무진관에서 문화전당을 설계원안(철거)대로 추진할 것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광주인
저는 시민적 합의와 소통이 더 우월하다고 생각합니다. 설계안은 구 도청건물 대부분은 보존하도록 되어있습니다. 80년 5.18때처럼, 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의 미래를 생각하며, 광주시민들과 시민사회가 설계안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는지 시민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세째, 5.18단체와 진보단체(시도민대책위)의 주장 즉 '구도청별관 원형보존은 옳고 설계안존중은 그르다'라는 식의 흑백논리적 접근방식에 도저히 공감할수 없기때문이다. 제 생각에는 원형보존도 가치있는 주장이고, 설계안 존중도 가치있는 주장입니다. 다만 저는 설계안 존중의 가치가 좀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뿐입니다.

즉, 가치의 상충이 있을때 어떤가치를 우선할 것인가의 문제이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원형보존을 주장하는 시도민대책위가 '설계안 존중'이 아닌 '도청철거'(별관이라는 용어도 삭제함) '라고 과장 왜곡하는것도, 그리고 광장을 이어주는 통로를 '진입로'라고 매도하는 것도 정의롭지 못한 처사입니다.

진보적 시민단체라고, 시대의 양심세력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것은 딜레마입니다. 자신들의 생각과 가치를 관철시키기위해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더더욱 있을수 없는 일입니다. 진보세력의 수치입니다. 진보세력의 이같은 행태는 시민들의 신뢰를 상실하게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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