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역 환자, 건강보험 진료비용 유출 심각
지난해 28만8천명이 수도권에서 2,047억원 지출

해마다 광주.전남지역 환자들의 수도권 원정진료가 급증하면서, 수도권과의 의료격차 심화, 지역경제 악영향 등이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진료비의 수도권 유출 현상은 최근 강기정 의원(민주당, 광주 북갑)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방거주자들의 수도권 의료기관 진료 현황’ 자료분석에서 드러났다. 강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광주․전남지역 환자들의 수는 28만8천명으로 이들을 위해 건강보험공단이 지급한 총 진료비가 2,047억원에 이른다.  

강기정의원은 “이번 자료에서 확인된 진료비는 건강보험에서 보험적용된 액수로,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비급여부분과 교통.체류비 등을 감안한다면 광주․전남 지방환자들이 수도권에서 지출한 비용은 최소 4천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적으로는 225만명의 지방환자가 수도권 원정진료에 나서 1조 6,836억원의 진료비가 수도권으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원정진료비 규모는 2003년에 비해 5년 동안 55.8%가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동안 환자수의 증가율은 9.4%에 그쳐 진료비 증가율이 환자수 증가율에 비해 훨씬 컸다. 전국적으로는 수도권 원정진료에 건강보험공단부담금이 지난 2005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1조6,836억원을 부담한 것으로 나타나 2003년에 비해 5년 동안 2배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중 전체 진료비용 중 25%는 암 진료비가 차지했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암진료를 받은 광주.전남지역 환자수는 14,781명으로 원정진료 환자수의 5%에 불과했지만, 이들을 위해 나간 진료비는 548억원에 달해 전체의 26.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낫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진료비가 지출된 질병은 간암으로 총 603억원을 건보공단이 보험적용을 했다. 광주는 27억, 전남은 61억을 지출했고, 진료비 지출 상위 10위에는 암질환을 비롯한 협심증, 신장질환, 고혈압 등이 포함됐다. 진료 인원이 가장 많았던 질병은 급성기관지염, 잇몸염, 고혈압 등이었다.

2005년이후 지난해까지 4년 동안 연평균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질병은 환자수 기준을 적용 할 경우 전국은 위-식도 역류질환이 연평균 25.26%를 보여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광주시는 척추병증이 연평균 43.28%, 전남은 위-식도 역류질환이 13.48%의 증가율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진료비 기준으로는 전국적으로는 림프 백혈병(45.92%)이 광주는 급성 A형 간염(142.43%), 전남은 강직성 척추염(128.24%)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원정진료 규모는 2006년을 정점으로 둔화 추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전남 지역의 수도권 원정진료 환자수는 조사기간 동안 전년 대비 증가율이 2006년 8%를 정점으로 2007년에는 2.0% 증가율을 보이다가 지난해에는 -5.5%를 보였다.

진료비의 경우도, 2006년 12.3%를 최고로 2007년 4.9%, 지난해 1.2%의 증가세에 그쳤다. 전국 증가율과 대비하면 이 추세는 더욱 뚜렷해진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7월까지의 월평균 환자수를 살펴보면, 올해 다시 상승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 의원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2008년 보건의료자원조사 결과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의료 인력 '3차의료기관.고가의료장비'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각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그동안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서비스는 양적 질적 확대에서 큰 성과를 거뒀지만, 의료자원의 지역 간 불균형문제를 해소하는 정책이 뒷전으로 밀리면서, 지역간 건강과 의료비용의 비형평성 문제를 불러왔다”고 말하고, “보건의료의 문제가 지역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 지역 의료기관에 대한 투자 확대 ▲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보건의료자원 배분의 합리화와 효율화, 분포의 형평성을 꾀하는 정부의 정책대안 마련이 시급할 뿐만 아니라, ▲ 수도권 병상총량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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