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민생포차’가 광주에 온다!
17일 오후6시30분 전남대 후문, 18일 상무지구 치평동 성당 


의원직을 사퇴한 후  '민생포차를 이끌고 민심의 바다에 뛰어든 천정배 의원이 광주에서 17~18일 이틀간 '영업'한다. 

지난 13일 명동성당 앞에서 발대식을 성황리에 마친 ‘천정배의 민생포차’는 14일 천안을 시작으로 오는 추석연휴 전까지 17일간 전국을 돌며 민심의 현장에서 ‘언론악법’, ‘4대강 사업’ 등 정치 현안과 민생문제, 지역 현안 등을 국민과 함께 머리를 맞대는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 15일 서대전에서 두 번째 열린 민심포차에서 천정배 의원이 순대를 썰고 있다. ⓒ천정배 의원 블로그
첫날에는 전남대 후문, 둘째날에는 상무지구 치평동 성당 앞에서 각각 저녁 6시 30분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천정배의 민생포차’는 밤 11시까지 운영된다.

이날 민심포차에는 김재균·조영택의원을 비롯해 김영집 참여자치21공동대표, 김명술 광주시민단체총연합사무총장, 이상갑 변호사, 김용옥 동신대교수 등 각계 각층 인사와 시민들이 방문한다.

‘천정배 민생포차’는 14일 대전(천안역 광장), 15일 대전(서대전시민공원), 16일 전주(오거리광장), 17~18일 광주(전남대 후문, 상무지구), 19일 하동(화개장터)․옥천, 20일 목포(평화광장), 21일 신안(압해면사무소 앞), 22일 여수(거북공원), 23일 사천(참마트 오거리), 24일 부산(서면), 25일 울산, 26일 대구(수성못), 27일 속초, 28일 춘천(강원대 정문), 29일 인천, 30일 안산(중앙역 건너편)을 차례로 순회한다. 10월 1일에는 발대식을 진행했던 명동으로 돌아와 보고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천정배 전 법무장관은 언론악법 날치기 처리에 항의해 의원직을 사퇴한 이후 명동성당, 헌법재판소, 대검찰청 앞 등에서 각각 언론악법 원천무효, 용산참사수사기록 공개 등을 요구하는 거리 캠페인과 1인 시위 등 ‘거리 정치’를 해 오고 있다.

한편 천 의원은 대전과 전주에서 연 민심포차에 대한 생생한 체험을 자신의 블로그(http://jb21.tistory.com)에 싣고 있다.

아래는 16일 천정배 의원의 전주대 강연문 

        민생을 위한 통합, 정의를 위한 실천
 - 민생포차 쥔장 천정배가 포장마차에서 배우는 정치 -


국회의원 그만두고 포장마차를 시작했다
-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떡볶이 같은 메뉴를 개발하고 싶다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지 50여 일만에 포장마차를 시작했습니다. 포장마차를 트럭에 싣고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사업을 시작하니 어떤 먹거리를 만들 것인가, 뭘 만들어야 손님들이 좋아하고 많이 팔릴까를 궁리하게 됩니다. 제가 스스로 장도 보고 있습니다. 재밌는 것은 잘 팔리지도 않고 손도 많이 가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메뉴의 음식 재료를 사곤 한다는 것입니다. 3일짜리 초보 포장마차 쥔장은 아직 배울 것이 많습니다.

‘천정배의 민생포차’의 메뉴판에는 떡볶이가 없습니다. 떡볶이는 온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거리이자 포장마차의 대표적인 메뉴입니다. 원래 떡볶이는 지금처럼 매운 맛도 아니었고 서민들의 음식도 아니었습니다. 궁중에서나 먹을 수 있었던 고급 음식이었습니다. 지금과 같은 매운 맛의 떡볶이가 탄생한 것은 불과 50년 전의 일입니다.

떡볶이는 노점에서 태어났습니다. 궁중의 귀한 음식이 서민들의 음식으로 탈바꿈시킨 것은 대령숙수도 저명한 요리사도 아니었습니다. 아주 평범한 노점상 아주머니의 발상의 전환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대중들의 다양하고 평범한 요구들이 결합되어 지금의 국민간식 떡볶이가 만들어졌습니다.

맨 처음 매운 떡볶이를 개발한 사람의 비법은 며느리도 모른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비법을 몰라도 거의 모든 포장마차에서는 떡볶이를 팔고 온 국민은 그 떡볶이를 좋아합니다. 전 국민이 좋아하는 음식에 비법이 있을 수 없습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맛이 다르기는 하지만 자기 입맛이 맞지 않는다고 ‘이것은 떡볶이가 아니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 맛은 어느 한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입맛과 기호가 녹아들어있기 때문입니다. 떡볶이를 만든 사람은 한 사람이지만 이를 대중화시키고 전 국민이 사랑하는 간식으로 만든 사람은 바로 우리 대한민국 국민 전체입니다.

포장마차 쥔장 천정배는 떡볶이만큼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고 싶습니다. 더 많은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더 많은 국민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그런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천정배의 민생포차’에는 저의 이런 꿈과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

포장마차에서는 비빔밥을 팔면 안 될까?
- 비빔밥이 맛있으려면 서로 다른 재료의 맛들이 모나지 않게 잘 어우러지는 것이 중요하지 재료를 넣는 순서나 비비는 도구는 그 다음 문제다


저는 포장마차를 시작하면서 개업행사로 비빔밥을 만들었습니다. 뜨끈한 밥에 일곱 가지 나물과 고추장, 참기름, 계란프라이를 넣었습니다. 각각의 재료도 맛이 있고 몸에 좋지만 서로 다른 재료들이 잘 어우러졌기 때문에 더 맛있고 균형 있는 영양을 공급합니다.

순식간에 2백 그릇의 비빔밥이 뚝딱 없어졌습니다. 재료의 가격은 1인분에 천 원도 들지 않았지만 개업식에 참석한 사람 중에 맛이 없다고 불평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맛있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 비빔밥네 ‘민생, 민주, 민족 통합 비빔밥’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민생도 민주주의도 민족의 화합도 모두 우리가 모나지 않게 서로를 배려할 때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비빔밥처럼.

비빔밥을 만들 때 재료를 넣는 순서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보통 비싼 비빔밥이 그렇습니다. 젓가락으로 비벼야 제 맛이 난다고도 말합니다. 일리 있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제가 만든 비빔밥은 커다란 밥주걱으로 비볐어도 맛만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 어울리는 재료를 적당히 넣어서 맛이 잘 어우러지도록 하는 것이지 재료를 넣는 순서나 도구의 종류는 그 다음 문제입니다. 약간의 질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러나 소수의 미식가를 위해 한말의 밥이 들어간 비빔밥을 젓가락으로 비빌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맛있으면 그만입니다. 모든 참석자가 좋아하면 그것이 최고의 비빔밥입니다.

비빔밥을 파는 포장마차는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포장마차에서 비빔밥을 팔면 안 될까요? 안 될 이유는 없겠지만 포장마차에서 비빔밥을 팔지 않는 이유는 있을 것입니다. 포장마차에서 비빔밥을 내놓았는데 불티나게 팔려나간다면 그 포장마차는 대박이 날 것입니다. 그러나 온갖 재료들을 준비해 놓았는데 먹는 사람이 없다면 그 포장마차는 큰 손해를 입을 것입니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왜 사먹지 않느냐고 화내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선택은 누가 할까요? 손님이 합니다. 손님을 원망하는 포장마차 쥔장은 망할 수밖에 없습
니다.

포장마차에서 정치를 배우다
- 손님이 왕이다, 손님의 요구에 충실해야 살아남는다


국회의원을 14년이나 했습니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했으니 이제 정치를 안다고 말할 만도 합니다. 그러나 포장마차를 시작하고 3일 만에 포장마차에서 정치의 이치를 새로 배우고 있습니다. 음식에서 정치를 배우고 있습니다.

주인장이 좋아하는 음식은 그저 주인장의 입맛에 맞는 음식일 뿐이지 포장마차에서도 잘 팔리는 메뉴가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동업자끼리 자신의 입맛에 맞는 메뉴만 고집한다면 자칫 포장마차가 망할 수도 있습니다. 원칙과 기준은 주인이 아니라 손님의 입맛입니다.

일반적인 손님들은 맛이 짜다 싱겁다 일일이 말하지 않습니다. 맛이 없으면 안 먹고 안 오면 그만입니다. 간혹 단골손님들은 맛이 변했다거나 약간의 조리법을 변경하면 맛이 나아질 것 같다는 조언을 하기도 합니다. 맛이 변했을 경우 몇 번은 참아줄 수 있지만 그 맛을 개선하지 않으면 그 손님은 다시는 그 포장마차를 찾지 않을 것입니다.

무엇을 위한 통합이고 무엇을 위한 실천인가?
- 홍어삼합같은 정치를 하고 싶다


대한민국은 지금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독재의 시대가 다시 도래 했습니다. 대통령과 일부 기득권세력의 사적 이익을 위해 검찰, 경찰, 국정원, 국세청 등 공안권력기관이 총동원되는 독재, 공안(公安)독재라고 하기도 차마 민망한 ‘사안(私安)독재’가 자행되고 있습니다. 소수 기득권자의 ‘탐욕’이 대다수 서민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용산참사는 ‘탐욕’의 끝이 얼마나 처참하고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악몽입니다. 언론악법 날치기 시도는 기득권자들의 짬짬이가 민주주의와 정의를 어디까지 망가뜨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저는 오늘 대한민국이 처한 위기를 ‘탐욕과 불의의 시대’라고 말합니다.

요즘 민주당을 포함한 민주평화개혁진영의 화두는 통합과 연대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을 위한 통합과 연대인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누가 주도권을 쥘 것인가에 대해서도 민감합니다. 사익을 위해 불법적 폭력적 짬짬이를 서슴지 않는 이들끼리는 끈끈한 연대와 유대감이 있습니다. ‘사익’이라는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도 분명한 목표가 필요합니다. 그것도 매우 구체적인 목표가 필요합니다. 통합을 하기 위해서는 ‘누구랑 함께 할 것인가’ 보다 ‘어떤 정체성과 가치를 중심으로 모일 것인가’가 더 중요합니다. 정체성과 가치가 분명하면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은 자연히 구별이 됩니다.

통합의 관건은 민주당입니다. 민주당이 재창당을 해야 합니다. 당 내외 세력과 광범위한 논의구조를 만들어 가치, 비전, 주요 정책을 정립해야 합니다. 모든 당 내외, 정치권 내외 인사를 결집해야 합니다. 다른 야당들과도 통합 또는 연대를 추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득권을 포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서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큰 지역위원장들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 후보자들, 지도부의 구성에서도, 예컨대 절반을 떼어내어 외부 인사들에게 넘겨야 합니다. 민주당은 최근 혁신과 통합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저는 이 위원회에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통합의 목표는 ‘민생’이 되어야 합니다. 이른바 ‘통합민생민주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도 툭하면 민생과 서민을 말합니다. 도대체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추구하는 민생을 매우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실천입니다. 김대중 대통령님께서는 돌아가시기 얼마 전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대안을 제시했으면 반드시 실천해야 합니다. 언론악법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한다고 주장했으면 끈질기게 싸워서 끝까지 관철시키려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용산참사가 탐욕과 불의의 결정체라면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더 치열해져야 합니다. 좋은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실천입니다. 말만 앞세우다가 소수야당이라는 핑계로, 힘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는 것은 실천이 아닙니다. 지금은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진짜 실천’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입니다.

천안에서 소주가 잘 팔리지 않았습니다. 지역 분들의 입맛에 맞는 지역소주를 팔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장사를 잘하려면 손님의 입맛을 잘 맞춰야 합니다. 내일부터는 광주와 목포 등을 방문합니다. 이 지역 분들을 위한 메뉴로는 홍어삼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홍어삼합은 삭힌 홍어와 삶은 돼지고기와 묵은지가 어우러진 음식입니다.

비빔밥도 매우 훌륭한 통합의 음식이지만 홍어삼합도 만만치 않은 통합의 음식입니다. 서로 매우 강한 맛을 가진 재료들이 한 데 모여 오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정치는 첨예하게 대립되는 이해관계를 조화시키는 일입니다. 맛있는 홍어삼합을 만드는 것과 같이 정치를 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통합의 정치가 될 것입니다.

정치는 밥상입니다. 잘 만든 음식을 국민에게 대접한다는 심정으로 포장마차를 운영하겠습니다. 그런 자세로 국민여러분께 정치를 대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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