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총회 특강 "엄기영 사장에 격려, 진보매체에 도움을"

"이명박 정권은 미디어법과 같은 속도전을 치르고, 친서민 중도라는 이미지정치를 밀어붙이면서 권력기관들이 지난 1년 여 동안 벌인 인권침해는 잊혀져가고 있다. 이런 일들이 잊혀져선 안된다.…앞으로 더 문제제기 돼야 하고, 국민의 깨우침과 인식이 있어야 한다.…엄기영 사장에 전화 많이하시라. '역사가 함께할 것이다' '외롭지 않다' '장렬하게 싸우라'고 하면 버틸 수 있다"

정연주 전 KBS 사장 "MB 정권 1년 반 속도전·이미지정치에 인권침해 잊혀져" 개탄

정연주 전 KBS 사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회의실에서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1년 여에 대한 소회를 토대로 향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조언을 했다.

▲ 정연주 전 KBS 사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앞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이치열 <미디어오늘> 기자
정 전 사장은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에 앞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있었던 우리나라, 국민들이 위임한 국가 권력기관이 정치의 사유물이 돼 국민을 위협했다"며 "이명박 정권은 미디어법 통과같은 경우 속도전 치렀고, 친서민 중도라는 이미지정치로 지난 1년 여동안 (스스로 해온) 인권의 침해 부분이 잊혀지고 가려져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 전 사장은 1년 간에 대해 "미네르바, 용산참사 사건, PD수첩 사건, 특히 이 사건의 경우 작가의 이메일까지 증거로 채택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개인의 권리를 지키는 게 검찰이 할 일이며, 보수주의자들 스스로의 가치인데 그런 권리가 무참하게 침해되고, 이메일이 증거가 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정 전 사장은 "용산참사, 박원순 변호사 국정원의 개입 간섭, 진중권 교수 우연이라고 볼 수 없는 여기저기 대학의 강의 거부, 그리고 내 사건 등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정 전 사장은 "1년 여 동안의 사건에 집약적으로 극대화된 사건이 노무현 대통령 서거 사건"이라며 "이런 일들이 정권의 속도전·이미지전으로 잊혀져가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1년전 KBS 장악과정, 신태섭 교수 해임 개콘 소재거리·이런 코미디 어딨나"

정 전 사장은 이어 자신의 얘기를 풀어갔다. 지난해 자신에 대한 사퇴압박과 관련해 정 전 사장은 "지난 2007년 대선이 끝나고부터는 강도가 달랐다. 이미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김금수 당시 이사장을 만나서 사퇴압박을 하면서 '정연주 때문에 못해먹겠다'는 표현을 썼다"며 "더 기막히는 현실은 신태섭 이사의 경우이다. KBS 이사진 구성을 친한나라당 구도로 바꾸기 위해 신태섭 교수를 KBS 이사라는 이유로 (동의대에서) 교수 해임을 시켰고, 교수에서 해임됐다고 KBS 이사도 해임됐다. 이것이야말로 '개콘'(개그콘서트)의 소재거리 아니냐, 이런 코미디가 어디있느냐"고 비판했다.

정 전 사장은 "내 검찰 배임 건은 사실 상식적으로도 '어떻게 이런 것을 갖고 공소를 하는가' 할 정도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검찰 공소의 문제점은 1심 판결문에 다 나와있다. 최근 우리 원로 법조 선배님 뵜더니 (판결문을 읽고) '형사사건에서 이렇게 조목조목 검찰 주장을 반박하는 판결문은 처음봤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정 전 사장은 "지난해 해임과정서 인격적 파탄자됐고, 그밖의 감사원의 감사결과 무능경영인이고, KBS를 담당해서는 안되는 무능 방만, 비리까지 저지른 파렴치범이 됐다. 그런데 정작 당시 그 지휘부 검찰 최근에 다 승진했다. 나는 이제 겨우 1심 끝났을 뿐이다. 이런 국가권력기관의 관행을 보면 참 부끄럽다"고 개탄했다.

"인격파탄자·무능한 파렴치범 만든 검찰 지휘부 다 승진…이게 국가권력기관인가"

▲ 정연주 전 KBS 사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앞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이치열 <미디어오늘> 기자
정 전 사장은 7곳의 외주제작사에 대한 강도높은 세무조사에 대해서도 사연을 소개했다.

"KBS 프로그램 공급했던 외주제작사에 무슨 죄가 있느냐. 전부 좋은 프로그램 만들었고, 한류열풍의 주역들이었는데 단지 정연주와의 관계 때문에 세무조사를 받고 일부는 문을 닫았다. 하지만 국민들이 다 잊어버렸다. 제가 그분들에게 얼마나 미안하겠느냐. 최근 외주제작사 사장이 밤에 내게 전화를 했더라. 술마시고 전화해 '정사장 돈 내게 많이 갚아야 한다. 세무조사 당해 추징금 수십억 맞았다'고 했다. 그 중 일부 회사는 문을 닫았다. 국세청 감사원 검찰 경찰 방통위 교과부 청와대도 개입됐다는 게 그 뒤에 다 나오더라. 어떤 형태로인지는 잘 모르지만 김금수 이사장에게 사람 보내고 했다는 얘기를 나중에 전해들었다."

정 전 사장은 또한 촛불집회 이수 검찰 경찰에 의해 기소·벌금형 받은 사람이 1000명이 넘는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다 잊혀져버렸다"며 "저는 그래도 KBS 사장 지냈기 때문에 내 방어권이 일반 시민보다 좋은 조건에 있었지만 이름없는 촛불시민들이 그렇게 공적 권력에 의해 인격침해 당할 때 너무나 외롭게 감당하고 있는 게 아닌가 여겨진다"고 안타까워했다.

정 전 사장은 "국가권력이 정치권력에 봉사하는 게 21세기 대명천지에 있어서는 될 일인지, 그 많은 분들 희생 고난을 치렀는데 다시 이 시점에 이런 일 벌어지는 게 온당한지에 대해 더 문제제기 돼야 하고 국민의 깨우침과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지금 다른 속도전, 이미지전으로 상당부분 가려졌지만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력에 봉사하는 국가권력 21세기 대명천지에…국민 깨우침 인식 이어가야"

언론·미디어지형과 관련해 정 전 사장은 미국과 일본의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 다양성이 사라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정 전 사장은 "미국은 미디어의 분포상황이 거의 5대5로 돼있다. 신문도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대 워싱턴 타임스 등으로, 방송도 보수적인 폭스뉴스에 대해 균형을 잡아줄 수 있는 여러개의 방송이 있다. 우리 경우 언론지형이 신문의 경우 이미 9대1이다. 보수신문은 조중동 플러스 이미 경제지 다 비슷하다. 이제 방송까지 갖고 있지 않느냐"며 "앞으로 조중동 방송까지 생기면 9대1 구도에서 더 어떻게 될지 끔찍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정 전 사장은 방문진의 MBC 장악기도와 관련해 "방송이 한쪽으로 무너져가고 있는데 MBC 마저 경영진이 바뀌어버리면 어떻게 될까 참 걱정이 많다"며 "엄기영 사장에게 최근 편지글을 쓴 이유로 지난해 우리 사회 어른에 큰 격려의 얘기 들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이영희 선생께서 2000년 말 고혈압으로 쓰러지셔서 신체 오른쪽은 못쓰시는데 손으로 비뚤빼뚤 쓴 편지로 '당신이 12척의 배로 싸우는 이순신 장군과 같으니 장렬히 싸우다 죽으라'고 했다. 백낙청 선생도 '싸우다 장렬히 죽으라'고 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인편으로 메시지를 보냈는데 '당신은 의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 어른으로부터 격려가 참 큰 힘이 됐다. 직접 겪어보니 그런 격려와 지원, 사랑이 참 큰 힘이 됐다. 의원들도 시간이 나면 엄 사장에 전화 많이하라. '역사가 함께할 것이다' '외롭지 않다' '장렬하게 싸우라'고 하면 버틸 수 있다."

"MBC 장악 맞선 엄기영 사장에 격려 지원해야…나도작년에 '장렬히 싸우다 죽으라' 격려큰힘돼"

또한 정 전 사장은 일본에 대해 "공영방송 체제와 신-방 겸영을 해서 가장 실패한 케이스"라며 "NHK는 국회에서 예산을 승인하다 보니 온갖 정치적 타협을 다 하며 '언론의 비판적 기능이 없는 거세된 조직'이라는 비판을 일본 내부에서 받고 있다. 나머지 민방은 큰 신문이 하나씩 차고 앉아서 하는 거의 오락기능에만 열중이고, 낯뜨거운 프로그램도 많다"고 평가했다. 유럽에 대해서는 "공영방송 체제가 중심에 딱 서서 그 주변부에 민방이 있는 형태. 공적 서비스가 가운데에 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사장은 진보 매체에 대해 "지금 엄청 어렵다. 정부광고, 대기업광고 얼마나 줄었는지 의원들이 조사해서 국민에게 알리고, 그런 시장이 정상화되도록 해달라"며 "지금 진보매체들은 고사직전에 있다. 거대담론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매우 구체적이고 실체적이고 실제적인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전 사장은 "절박한 언론현안과 관련해 구체적 실제적 대책이 나와야 하고, 그 출발은 '광고 실상, 정부광고 집행현황, 매체 어려움 어떻게 겪고 있는지' 그 실상부터 국민에 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사장은 인터넷 매체에 대해서도 "대기업 광고가 사라졌다. '상식적으로 뻔한 것 아니냐'고 하지만 그렇게 '어차피 뻔하다'고 넘어가야 할이 아니다"며 "누가 전화걸어 왜 (광고가) 사라졌는지 찾아내야 한다.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해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연주 전 KBS 사장이 7일 민주당 의원총회에 앞서 연설한 강연 요지.

정연주 전 KBS 사장 발언

제가 당뇨가 있어서 목이 잘 탄다. 과거 문광위에서 사장시절에 국감하거나 결산할 때 보면 물 마실 때 꼭 카메라가 터지더라. 다음날 사진 설명 진땀흘리며 물마시는 정 사장이라고 나왔다.

한국의 현재의 언론지형, 미디어악법 통과 뒤 앞으로 있을 지형을 생각하면 이 나라의 민주주의의 근간이 어떻게 될지 굉장히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국민, 시민들이 이 문제에 대해 깊은 깨달음과 새로운 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미디어관련 얘기해달라는 곳 가리지 않고 찾아가고 있다.

의원님들에게 몇가지 말씀드리겠다. 첫째, 지난 1년 반 동안 있었던 우리나라, 국민들이 위임한 국가 권력기관이 정치의 사유물이 돼 국민을 어떻게 위협했는지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리겠다. 현재 미디어 지형이 어떻게 됐는지 설명, 미디어악법 통과 이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미국과 일본의 사례 들면서 설명 드리겠다.

이미 이명박 정권은 속도전, 미디어법 통과같은 경우 속도전 치렀다. 또한 친서민 중도라는 이미지정치, 특히 일부 내용도 담겨 있겠지만 이미지정치와 속도전에 1년 여동안 있었던 인권의 침해 부분이 잊혀지고 가려져가고 있다.

1년간 무슨일 있었나. 잊혀져가는 것을 되살릴 필요도 있고, (이 자체가 해결해야할)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아 중립성 독립성이 지켜져야 할 기관인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국정원 등 권력기관들이 그동안에 있었던 사건들에 어떤 행태를 보였나. 미네르바, PD수첩 사건, 특히 작가 이메일까지 증거로 채택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개인의 권리를 지키는 게 검찰이 할 일이며, 보수주의자들 스스로의 가치인데 정작 개인 프라이버시 권리가 무참하게 침해되고, 이메일이 증거가 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용산참사, 박원순 변호사 국정원의 개입 간섭, 진중권 교수 우연이라고 볼 수 없는 여기저기 대학의 강의 거부, 그리고 내 사건 등이 있었다. 1년 여 동안의 사건에 집약적으로 극대화된 사건이 노무현 대통령 서거 사건이다. 그래서 이런 일들이 속도전 이미지전으로 잊혀져가선 안된다.

이미경 위원장 잘 알지만 정연주 관두라는 얘기는 참여정부 시절에도 수없이 들었다. 하지만 2007년 대선이 끝나고부터는 강도가 달랐다. 공개적으로 나온 얘기만 모아보면 이미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김금수 당시 이사장을 만나서 사퇴압박을 했다. 그 워딩은 "정연주 때문에 못해먹겠다"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 더 기가 막히는 현실은 신태섭 이사의 경우이다. KBS 이사진 구성을 친한나라당 구도로 바꾸기 위해 신태섭 교수를 KBS 이사라는 이유로 (동의대에서) 교수 해임을 시켰고, 교수에서 해임됐다고 KBS 이사도 해임됐다. 이것이야말로 '개콘'(개그콘서트)의 소재거리 아니냐, 이런 코미디가 어디있느냐. 이 과정에서 학교 당국이 얘기한 것은 '(신 교수 해임 문제는) 이미 우리 단계의 문제가 아니라, 교과부 등에서 개입하니 KBS 이사 자리서 그만둬달라'는 것이었다. 지난해 5월15일 뉴라이트에서 감사원에 KBS에 대한 특감을 신청했는데, 그 전날 KBS 직원이 배임죄로 절 고발했고, 감사원 감사는 6일 만에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나, 절차가 감사원 법 어겼다는 사실이 폭로되기도 했다.
이례적으로 내 감사 진행 결과 발표했다. 검찰 배임 건은 사실 상식적으로도 '어떻게 이런 것을 갖고 공소를 하는가' 할 정도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검찰 공소의 문제점은 1심 판결문에 다 나와있다. 최근 우리 원로 법조 선배님 뵜더니 (판결문을 읽고) '형사사건에서 이렇게 조목조목 검찰 주장을 반박하는 판결문은 처음봤다'고 하더라.

지난해 해임과정서 인격적 파탄자됐고, 그밖의 감사원의 감사결과 무능경영인이고, KBS를 담당해서는 안되는 무능 방만, 비리까지 저지른 파렴치범이 됐다. 그 때 그 지휘부 검찰 최근에 다 승진했다. 전 이제 겨우 1심 끝났다. 지난 1년간 다른 일 하기가 힘들었다. 검찰 자료가 6000쪽이었다. 한 개인의 권리를 무참히 짓밟고 인격파탄자로 만들고, 다른 일 못하고게 발목잡고도 승진하는 국가권력기관의 관행을 보면. 참 부끄럽다. 우리가 해야할 일 많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더구나 KBS 프로그램 공급했던 외주제작사에 무슨 죄가 있느냐. 전부 좋은 프로그램 만들었고, 한류열풍의 주역들이었다. 정연주와의 관계 때문에 7군데 외주제작사가 강도높은 세무조사를 받았다. 일부는 문닫았다. 하지만 국민들이 다 잊어버렸다. 제가 그분들에게 얼마나 미안하겠느냐. 최근 외주제작사 사장이 밤에 내게 전화를 했더라. 술마시고 전화해 '정사장 돈 내게 많이 갚아야 한다. 세무조사 당해 추징금 수십억 맞았다'고 했다. 그 중 일부 회사는 문을 닫았다. 국세청 감사원 검찰 경찰 방통위 교과부 청와대도 개입됐다는 게 그 뒤에 다 나오더라. 어떤 형태로인지는 잘 모르지만 김금수 이사장에게 사람 보내고 했다는 얘기를 나중에 전해들었다.

이런 일들에 대해 그냥 내 개인이 혼자 짐을 지고 가면 견딜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절대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이 시대가 다 아파해야 할 과제이다. 국가권력이 정치권력에 봉사하는 게 21세기 대명천지에 있어서는 될 일인지. 그 많은 분들 희생 고난을 치렀는데 다시 이 시점에 이런 일 벌어지는 게 온당한지. 지금 다른 속도전, 이미지전으로 상당부분 가려졌지만 여전히 이 부분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문제제기 돼야 하고, 국민의 깨우침과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지난해 MB정권 출범 이후 촛불집회 이후 지금 약식기소 포함해 검찰 경찰의 공권력 의해 기소되고 벌금형 받은 사람 1000명이 넘는다. 다 잊혀져버렸다. 저는 그래도 KBS 사장 지냈기 때문에 내 방어권이 일반 시민보다 좋은 조건에 있었다. 이름없는 촛불시민들 그들이 그렇게 공적 권력에 의해 인격침해 당할 때 외롭게 감당하고 있는 게 아닌가 여겨진다.

미디어지형에 대해. 역사 증언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글로 말로 증언할 것이다. 미디어지형. 지금 현재 이미 우리 지형은 거의 9대1로 일방적으로 기울어졌다. 지난 미디어법 관련 국회서 얘기될 때 매우 중요한 부분이 간과되지 않았나 하는 부분이 있다. 미국과 일본 사례를 들면서 다양성 얘기가 제기되다 말았는데, 다양성 미국의 경우 이미 그 사회의 구성도 그렇고 미디어의 분포상황도 그렇고 거의 5대5로 돼있다. 민주당 공화당 숫자 거의 비슷하다. 가운데표를 누가 먹느냐에 따라. 레이건 리퍼블릭컨이라는 민주당원이 있어 당선, 클린턴 리퍼브릭컨이라는 공화당원있어 당선. 언론도 비슷.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LA타임스. 보수 워싱턴 타임스. 폭스뉴스에 대해 균형 잡는 여러개의 방송이 있고, 케이블 중에 코미디 채널에서는 폭스를 대놓고 비판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우리 경우 언론지형이 이미 9대1, 이른바 열린 자세, 진보적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매체가 몇개나 남아있느냐. 보수신문 조중동 플러스 이미 경제지 다 비슷하다. 신문은 9대1이다. 그런데 이제 방송까지도 갖고 있지 않느냐.

미국은 5대5 균형이니, 쏠림현상 나타나지 않는데, 우리는 앞으로 조중동 방송까지 생기면 9대1 구도에서 더 어떻게 될까. 끔찍한 상황이다. 그래서 방송이 한쪽으로 무너져가고 있는데 MBC 마저 경영진이 바뀌어버리면 어떻게 될까 참 걱정이 많다. 글을 쓴 이유 중 하나는 지난해 한참 마지막 고비로 갈 때 세분 어른으로부터 큰 격려의 얘기 들은 적있다. 이영희 선생께서 2000년 말 고혈압으로 쓰러지셔서 신체 오른쪽은 못쓰시는데 손으로 비뚤빼뚤 쓴 편지로 '당신이 12척의 배로 싸우는 이순신 장군과 같으니 장렬히 싸우다 죽으라'고 했다. 백낙청 선생도 '싸우다 장렬히 죽으라'고 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인편으로 메시지를 보냈는데 '당신은 의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 어른으로부터 격려가 참 큰 힘이 됐다.

사실 직접 겪어보니 그런 격려와 지원, 사랑이 참 큰 힘이 됐다. 의원들도 시간이 나면 엄 사장에 전화 많이하라. '역사가 함께할 것이다' '외롭지 않다' '장렬하게 싸우라'고 하면 버틸 수 있다. 엄기영 사장에 대한 편지에도 썼지만 엄 사장은 '나보다 좋은 조건'이다. 감사원 감사도 안받지 않느냐. 나의 경우 얼마나 무리하게 해임했는지 지금 하나하나 법정에서 밝혀지고 있다. 엄사장에 대해서도 나와 같은 방식으로 해임할지 모르겠다. 최선의 방식으로 격려하고, (정권에) 문제제기와 지적도 하고 해야 할 것으로 본다. 또한 MBC 노조에게도 용기도 필요하지만 지혜도 필요하다는 말씀도 드렸다.

언론지형과 관련해 의원님들. 방송까지 저렇게 되면 특히 그 방송이 그냥 일반 프로그램만 하는 PP도 아니고, 보도채널, 모든 프로그램과 보도를 다룰 수 있는 종편 채널이 될 경우 여러 걱정이 있다. 6개의 방송이 똑같은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론의 편중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광고시장은 매우 제한돼있다. 지금 지상파와 케이블 뉴미디어 합치면 시장규모 3조5000억 원 되는데 광고 시장의 규제를 풀 경우 얼마의 추가적이 광고수입이 있을지 광고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큰 액수 기대 못한다고 한다. 5000∼6000억 원 정도라고 한다. 공영방송법 만들어 KBS-2TV의 광고를 전부 혹은 80% 빼겠다는 것. 2TV 광고는 1년에 6000억 원 가량 되는데 이 중 5000억을 (새 방송사들에)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제한된 광고시장 갖고 종편이 3개 생기면 6개 이상의 매체가 경쟁하게 되는데 그럴 경우 저질 상업방송 판을 칠 것은 눈에 불을 보듯 뻔하다.
일본은 내가 볼 때 공영방송 체제와 신-방 겸영을 해서 가장 실패한 케이스다. NHK는 국회에서 예산을 승인하다 보니 온갖 정치적 타협을 다 한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 언론의 비판적 기능이 없는 거세된 조직이라는 비판을 일본 내부에서 받고 있다. 실크로드같은 다큐는 잘 만들지만 언론의 비판적 기능을 전혀 못한다. 나머지 민방은 큰 신문이 하나씩 차고 앉아서 하는 거의 오락기능에만 열중이다. 서로 경쟁하다 보니 낯뜨거운 프로그램이 많다.

유럽은 공영방송 체제가 중심에 딱 서서 그 주변부에 민방이 있는 형태. 공적 서비스가 가운데에 있다. 앞으로 미디어법 시행령이 시행돼 종편이 3개쯤 더 생긴다면 저질, 시청률 경쟁이 더 격심해지고 엄청난 저질 프로가 더 많이 나오고 더 큰 예산을 들여서 하는 대기획 나오기가 어렵다. 결국 국가브랜드 가치 떨어지게 돼있다. 지금 현재 끔찍이도 언론지형이 더 심하게 기울어져있는게 뻔히 보이는데, 그 근본이 구조적으로 잘못되는게 고착화되는 게 아닌가, 거기에 대한 끊임없는 깨우침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진보매체들 지금 엄청 어렵다. 경향신문 말씀드리기 어려울 정도로 어렵다. 정부광고, 대기업광고 얼마나 줄었는지 의원들이 조사해서 국민에게 알리고, 그런 시장이 정상화되도록 해달라. 지금 진보매체는 고사직전에 있다.

그래서 저는 우리 사회 근본 발전위해 거대담론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매우 구체적이고 실체적이고 실제적인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본다. 한편으로 이 정권의 인권침해, 인격 파탄자로 몬 반인권적인 행태에 대해 끊임없이 비판해야 하고, 더 나아가 그와 같이 다른 측면에서 구체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절박한 언론현안과 관련해 구체적 실제적 대책이 나와야 한다. 그 출발은 실상부터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다. 광고 실상, 정부광고 집행현황, 매체 어려움 어떻게 겪고 있는지.

인터넷 매체의 경우 이른바 알려진 매체에 대기업 광고가 사라졌다. 상식적으로 뻔한 것 아니냐고 하지만 그렇게 '어차피 뻔하다'고 넘어가야 할이 아니다. 누가 전화걸어 왜 (광고가) 사라졌는지 찾아내야 한다고 본다. 의원이 적극적으로 해주셔야 한다고 본다. 진보매체에서 진행되는 불균형게임에 대한 실태가 필요하고 매우 구체적인 방법이 나와야 한다. 밖에서도 (해결법이) 나올 것이다. 각 매체의 유료회원으로 적극 가입해야 한다. 프레시안 한달 자발적 참여자 3000명 안된다. 오마이뉴스 5000명 안넘는다. 경향 한겨레는 독자수가 정체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을 당선시킨 역할을 한 무브온이라는 시민단체가 있다. 무브 오프 시빅. 회원과 국민을 상대로 정보를 제공하고, 디테일한 것을 제공해준다. 그 뒤 미국은 '폴리티컬 액션 커미티' 구성이 돼야 한다. 회원 500만 된다. 돈을 많이 모아 지지하는 후보에게 후원하고 광고한다. 그 단체에서 쓴 책이 있다. '나라를 사랑하는 50가지 방법'이라는 건데, 그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다. 거대담론, 추상적 가치 하나도 없다. 무브온에서 하는 나라사랑 행동강령을 보면 5가지 카테고리 정해져있다. '연대의 힘' '투표장에 가라' '미디어의 여러 얼굴들(미디어대응책)' '정치적 활동 개인적 참여' 등. 미국적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안맞는 것도 있지만 밖의 시민사회단체가 나라사랑 50가지 행동강령 (낸 것처럼 우리도) 나올 때가 됐다고 본다. 가령 투표하라는 것과 관련해 '사무실의 직원을 몽땅 데려가라' '(신문을) 많이 일고 TV뉴스를 적게 봐라' '편집자에게 편지 많이 쓰라' '(잘못된 보도에) 반응하라' '개인 미디어 만들어라' '선거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자원봉사하라' '돈을 기부하라' '집회 열리면 무조건 참여하라' 등이다. 행동강령 매우 세세하게 나온다.

이제 오늘 미디어관련 부분도 참 어렵다. 조중동 방송이 생기면 완전히 정보와 여론의 흐름이 일방적으로 간다는 차원(의 비판)을 넘어서서 어떻게 진보매체 도와줄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구체적인 고민을 해야 할 때다. 정부의 홍보광고, 대기업 광고가 왜 왜곡됐는지 그 과정은 지금 밝혀져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야 고사직전의 매체들이 숨이라도 쉴 수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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