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들어 고 강희남 목사의 빈소는 추모를 넘어 이명박 정부를 성토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온 추모객들은 조문을 마치고 삼삼오오 모여 고인의 삶을 회고하며 특히 이명박 정부의 불통정치가 고인을 죽음으로 몰았다고 성토했다.

▲ 故 강희남 목사 전북대학교 장례식장 빈소 현장ⓒ 민중의소리
▲ 故 강희남 목사 빈소 현장ⓒ 민중의소리
특히 민주당 장세환(전주 완산을) 의원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 악법을 저지하기 위해 삭발 투쟁을 시작으로 의원직 사퇴도 불사할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독재를 분쇄하고 고인의 희생을 헛되지 않도록 민주체제를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장 의원은 “고인이 남기신 글 중 ‘살인마 이명박’이란 글귀에 모든 뜻이 함축적으로 담겨있다”고 말한뒤 “고인의 자결은 무너져가는 민주주의를 지켜달라는 당부”라며 “평생을 통일운동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워오신 큰 별이 떨어져 안타깝다”고 심경을 밝혔다.

매년 설과 추석마다 자녀들을 데리고 고인을 찾아뵈었다는 장 의원은 '따뜻하면서 온건하고 합리적인 평화주의자'라고 고인을 회고했다.

▲ 빈소에 마련된 故 강희남 목사 영정사진 ⓒ민중의소리
장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불통의 정치가 고인의 죽음을 가져온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반민주악법들을 스스로 철회하고 국민과의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이명박 정부에 충고했다.

장 의원은 마지막으로 “용산 참사 희생자들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강희남 목사님까지 이명박 정권에 의해 피를 흘리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한탄했다.

대학에 다닐때부터 지금까지 30여년 넘게 고인을 보아왔다는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강실 목사는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해 헌신해오신 고인을 위해 더 잘해 드리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목사는 “자연스럽고 우아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음에도 노구를 던져 민중의 항쟁을 촉구한 고인의 마음을 헤아려보면 통일과 민주주의에 대한 숭고한 의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고인이 최근 노 전대통령의 죽음은 정치적 타살이라고 생각해 비통한 심정을 자주 토로했다고 전했다.

▲ 7일 전북대학교 병원에 마련된 故 강희남 목사 빈소에 천정배 의원이 조문했다.ⓒ 민중의소리
이 목사는 고인을 ‘생각과 행동이 늘 일치하는 사람’으로 기억했다. 또한 커다란 영한사전을 펼쳐놓고 외국의 잡지를 읽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회고했다.

이 목사는 “민족의 재단에 목숨을 바친 고인의 뜻을 이어 500만의 추모물결이 6․10으로 모여 수십년 민주주의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MB악법을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민주당을 향해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 투쟁에 나서야 한다”며 “MB 악법 철회 등의 요구안을 걸고 정권과의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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