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전문

지금은 민중주체의 시대다.
4.19와 6월 민중항쟁을 보라.
민중이 아니면 나라를 바로잡을 주체가 없다.
제 2의 6월 민중항쟁으로 살인마 이명박을 내치자.
[2신]

6일 자결한 고 강희남 목사 장례식이 6.10항쟁 기념일인 10일 통일.민주사회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은 10일 오후 1,2께 서울 향린교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7일 오후 3시 ‘고 강희남 목사 통일.민주사회장 장례위원회’(장례위) 공동집행위원장 최인규 목사는 기자회견을 갖고 장례 일정을 발표했다.

장례위는 8일 오후 4시 입관식을 갖고, 장례일인 10일 오전 8시 전북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해 오후 1,2시께 서울 향린교회에서 영결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례일인 10일은 6.10항쟁 22주년 기념행사가 서울 시청광장에서 대규로 여릴 예정이어서 고인의 노제 장소와 시간은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위는 함세웅 신부,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옥중에 있는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등 6명 내외의 장례위원장과 고문단, 호상 3명 내외, 단체 대표들과 전북지역 목사, 야 4당 의원 등으로 구성되는 장례위원, 공동집행원장, 집행위원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 지난 2003년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며 유서를 써 놓고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고 강희남 목사 생전 모습. ⓒ통일뉴스

[1신]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초대의장을 지낸 강희남 목사(89)가 6일 오후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강 목사는 이날 전북 전주시 삼천동 자택에서 목을 매 자진했고 부인이 오후 7시 30분께 이를 발견했다.

그는 유서에 "지금은 민중주체의 시대다. 4.19와 6월 민중항쟁을 보라. 민중이 아니면 나라를 바로잡을 주체가 없다. 제 2의 6월 민중항쟁으로 살인마 이명박을 내치자"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유서 "제2의 6월항쟁으로 이명박 내치자"

고인은 지난달 1일 단식에 들어갈 때 '이 목숨을 민족의 재단에'라는 붓글씨를 썼다. 한 지인은 이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민주인권을 후퇴시키고, 남북관계를 파탄내고 있기에 이에 대해서 저항, 항거 하는 방법으로 내 몸을 바치겠다고 결심을 한 거다. 죽겠다고 단식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

고인은 또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한 '사람됨이 문제다(고 노무현의 죽음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의 세 장짜리 글을 쓰기도 했다. 이 글은 "전직 국가수반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이명박이 실지 죽인 거다"라는 내용 등이 적혀 있다.

고인은 전날 서울 성공회대성당에서 열린 '6월항쟁 계승.민주회복 범국민대회 준비위원회 결성 대표자회의'에도 참석했었다.

▲ 고인의 자택에 유서와 지난달 1일 단식에 들어가며 쓴 붓글씨, 수의 등이 놓여있다. [사진제공-전북겨레하나]/ 통일뉴스.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이 땅에 자주.민주.통일을 위해서 노구를 이끌고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앞장서 활동해 오셨는데..."라고 고인을 회고하면서 "지금 현실에 부닥친 여러가지 민족적 어려움을 스스로 산화함으로써 해결할 것을 바라면서 아마 이런 비장한 죽음을 택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2남 4녀가 있으며, 시신은 전북대병원에 기증하기로 했다. 빈소는 전북대병원 장례식장이다.

평생을 통일과 민주화 운동에 투신해 온 강 목사는 한국기독교 농민회 이사장, 민통련 중앙위원회 위원장,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고문 등을 역임했고, 아흔을 바라보는 고령에도 범민련 남측본부 명예의장과 우리민족연방제통일추진회의 의장으로 통일운동에 앞장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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