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5.18 광주민중항쟁 제29주년 기념식을 앞둔 15일 5.18 국립묘지와 구 묘역을 찾아 고인들의 넋을 위로하며 분향했다. ⓒ김성태 기자

강기갑 의원의 광주 5·18 민족민주묘역(이하 구묘역)참배가 눈길을 끌고 있다. 많은 정치인들이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분향과 헌화를 하지만 대부분 바쁜 일정 때문인지 구 묘역 방문은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 의원은 15일 오전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한 후 곧바로 구 묘역으로 향했다. 그는 신 묘역의 웅장한 규모와는 달리 초라한 구묘역의 분향소에서 헌화와 분향을 이어 갔다.

과거 ‘망월동 묘지’로 불렸던 이곳은 지난 80년 5.18 희생자들이 손수레와 청소차에 실려와 묻힌 곳으로 광주시에 의해 사적지로 관리되고 있다. 1997년 국립5.18민주묘지가 완성되자 이곳에 묻혔던 영령들은 새 묘역으로 이장됐지만 당시의 참상을 안고 있는 곳이다.

구 묘역에는 신 묘역으로 이장된 5.18 희생자들의 가묘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학생·노동자들의 묘 40기가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 부터인지 정치인들은 구 묘역을 찾지 않는다. 해마다 5월이면 정치인들의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는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어지는 참배 행렬은 5.18정신이 역사 속에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지만 구 묘역에 대한 홀대는 아쉬운 부분이다.

강기갑 의원은 구 묘역에서 헌화와 분향을 마친 후 40여분간 더 머물었다.

강 의원은 감회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구 묘역에 계신분들은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들이다. 구별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온몸을 던져 핏빛으로 민중의 역사를 쓰고 가신 분들에게 예의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15일 오전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을 방문해 "5.18을 대표하는 건물인 옛 도청은 원형 보존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성태 기자

참배를 마친 강 의원은 도청별관 철거에 반대하는 5월단체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구 도청으로 옮겨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도청별관 철거 문제가 마치 5월단체간의 갈등의 양상으로 비춰지는 모습이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구 도청 건물은 5.18 광주민중항쟁의 가장 대표적인 건물이며, 독재정권에 저항한 피의 상징, 수많은 열사들이 죽음으로 지켜낸 5월 정신이기 때문에 원형을 보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문화전당 건립사업이 5월 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는 뜻에서 계획됐지만, 광주시민 대다수가 별관이 어딘지도 몰랐다”며 “문광부에서 법적인 절차를 앞세워 도청을 철거하겠다는 것은 광주시민 전체를 모독하는 것이고 독재의 다른 모습이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대한통운 집단해고 사태와 관련해 “연매출 2조원, 대한민국 물류의 60%를 독점하고 2009년 수익이 700억 원이 넘어가고 있는 대한통운은 건당 30원의 수수료 때문에 택배 노동자를 해고하고, 결국 한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로케트전기 해고자 복직요구 고공농성과 관련 “봉건시대에나 있을법한 해고가, 구시대적인 노사관계가 민주화의 도시, 평등의 도시 광주의 모습을 대신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강 대표의 이날 광주 방문에는 민주노동당 곽정숙 국회의원, 오병윤 사무총장, 이수호·최순영 최고위원, 우위영 대변인, 강기수·문경식 광주·전남 시·도당 위원장과 지방의원 및 당직자들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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