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교육복지 학교 모델 탐방단&일본 배움의 공동체 학교 탐방팀 

<새로운 학교 개혁 방안과 실천 과제 찾기 토론회>
 
결론은 교사의 자율성과 열정을 인정하는 학교였다. 지난 11일 전교조 대전지부에는 교사, 학부모, 교육학자 등 교육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모였다. 올해 초 교육단체와 새로운 학교 운동 주체들이 중심이 되어 꾸린 '북유럽 교육복지 학교 모델 탐방단'과 '일본 배움의 공동체 학교 탐방팀'이 그 결과를 공유하고 우리나라의 '새로운 학교 운동' 방안을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수업연구 보장, 잡무는 없다
 
북유럽 학교모델 탐방단이 방문한 스웨덴의 미래학교(Future Skola)는 1990년대 교육학자들이 '새로운 학교 운동'을 시작하며 만든 최초의 학교로 '통합교육과 사회교육'을 교육 목표로 한다. 초등학교 2곳과 유치원 6곳으로 구성했으며 하나의 초등학교는 다시 세 팀으로 나뉘어 각 팀당 150명의 학생으로 꾸려진다. 세 팀은 각기 다른 교육과정과 학사운영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 사실상 한 학교 안에서 세 개의 다른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미래학교는 팀별로 진행하는 다양한 교육 방침 구현을 위해 학교 건물을 설계해 다시 짓는 정성을 보였다.
 
스웨덴 국가교육과정은 교육 목표만 정할 뿐 절차와 수업 내용은 학교와 교사의 자율에 맡기고 있어 이 학교에서는 프로젝트 중심의 교수학습을 하고 있다. 통합학급과 모둠학습을 통해 각기 다른 능력의 아이들이 서로 배우면서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고 주 35시간을 근무하는 교사는 수업 18시간, 수업연구 및 기획에 13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나머지 시간은 학생과 의사소통을 위해 상담 시간으로 활용한다.
 
통합교육 속 다양한 교육과정
 
산티 에릭슨(Sankti Eriks) 고교는 직업교육과 인문교육을 통합해 운영하는 종합고교로 1500명의 학생이 공연·예술, 전기공학, 자연과학, 공예, 피부관리사·목수 등 5개의 교육과정 중 하나를 배우고 있다. 각 교육과정에 속한 학생 개개인은 핵심교과로 지정된 스웨덴어, 영어, 자연과학, 종교 등의 과목을 반드시 이수해야한다. 이곳을 졸업한 학생들은 50:50의 비율로 대학을 진학하거나 직업과정으로 진로를 정한다.
 
스웨덴 탐방 보고를 진행한 이용관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은 스웨덴이 '유아학교교육(0학년)-종합학교(1~9학년)-상위중등학교(10~12학년)-고등교육'으로 이어지는 단일 교육체제를 가지고 있으며 9학년까지 의무교육을 실시한다고 소개했다. 교육받기를 원하는 이에 한해 대학까지 국가가 무상교육을 책임진다. 하지만 이 소장은 "스웨덴에서도 우파 정권이 출범한 뒤에는 일제고사를 실시하거나 현재의 통합학교를 인문교육·직업교육학교 등으로 분화시키려하는 등 사회복지의 후퇴 움직임이 있다"면서 최근 일고 있는 변화의 내용을 전했다.
 
수업연구와 교육활동을 함께 한다
 
일본 모토요시하라 중학교는 수업 개혁을 통한 학교 개혁의 성공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는 '배움의 공동체' 학교다. 학교장이 처음 '배움의 공동체' 방식을 제안했을 때 가장 반대했던 것은 교사들이었다. 생활지도 등 학교운영 전반에 대한 변화 없이 수업연수 강화만으로 학교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 동의하는 이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교사가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에서 잡무를 최대한 줄이고 연간 18~20회씩 모든 교사가 참여하는 연수를 진행했다. 교과를 불문하고 함께한 자리는 다양한 관점을 갖는 계기를 만들었고 토론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열 수 있었다. 동료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수업 공개도 늘렸다. 수업을 공개한 교사를 절대 비판하지 않으며 아이들이 수업의 어느 지점에서 반응하고, 주저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반성회를 진행했다.
 
아이들은 편안하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좌석배치와 모둠활동 활성화 등을 통해 협동학습을 강화했다. 교감은 아침 일찍 등교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부진아 지도를 실시했다. 아이들이 수업에 참여하는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탐방에 함께한 이광호 (사)함께여는교육연구소장은 "교사 간 따뜻한 격려와 지원 속에 전 교사가 참여하는 수업연구회를 만들고 이를 통한 수업혁신을 고민하자"고 제안했다.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은 "학교현장에는 획일적 교과서, 경직된 교육과정, 기계적 수업시수 배분 등 낡을 틀이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교사와 교육전문가들이 교육개혁의 원칙과 방향에 대해 초안을 잡고 이에 대한 전 사회적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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