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올려다보면 30m 높이의 철탑은 하늘과 맞닿을 듯 높이 솟아있고 그 끝은 희미하게 보이는데 아래서 내려다보는 해고노동자의 참담한 마음은 직접 올라가보지 않고는 가늠할 수 없을 것이다.

어제에 이어 옛 도청이 아닌 로케트전기 정문 앞에서 집회 준비를 하고 있는 로케트 해고 노동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오미령 해고 노동자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넸는데 “매일 오신다더니 진짜 오셨네”라며 미소를 짓는 얼굴에서 표현하기 힘든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핼쑥한 모습이었지만 동료들과도 가끔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이 순수해 보였다.

민주노조를 짓밟고 있는 그들의 횡포에서 벗어나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되찾고 후배들에게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길고 긴 싸움!

언젠가 우리 20대들이 겪을 수도 있는 문제이기에 내 일이 아니라고 무심히 지나가는 것보다는 마음이라도 보태주는, 끝까지 지켜봐주는 시민들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로케트전기 정문 앞에서 기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적잖게 당황했다. 혼자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니 어색하기도 하고 ........갑자기 고장 나버린 카메라가 나를 더 민망하게 만들었다. 다행히 잘 해결됐지만.

이들의 사태해결을 위한 집회규탄은 약 1시간반만에 끝이 났다. 철탑 위에 올라가 있는 해고 노동자들은 하늘과 마주하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자유롭고 싶을 것이다. 인권도 제대로 보호 받지 못하고 계속되는 잔혹한 현실과 부당하게 해고당한 침통한 심정을 어서 빨리 툭툭 털어버리고 가볍게 날고 싶을지도 모른다.

새가 가고 싶을 곳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듯 아니 당연히 갈 길을 가듯 이들도 원래 자신들의 당연한 것을 되찾고 싶을 것이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