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광주는 바쁘다. 광주 역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될 국가사업의 일환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때문이다.

나 역시 모든 관심이 그쪽으로 쏠려 있다. 다른 취재를 가더라도 귀는 항상 그곳을 향해 열어놓고 있는 중이다.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 문제를 두고 5월 단체가 삐걱거리더니 마침내 갈라서서 각자의 길을 선택, 갈등은 깊어져만 갔다. 급작스런 공대위의 농성천막 철거와 아시아문화전당 건립공사 재개, 추진단의 기자회견 등 며칠사이 상황은 숨 가쁘게 흘러갔다.

진실이 하나 둘 밝혀지고 있지만 아직은 뚜렷한 그 실체가 무엇인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외부의 눈으로 바라볼 때 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 이 3단체의 분열과 갈등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무슨 이유 때문에 이런 결과가 생겼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이 3단체는 구속부상자회와 부상자회/유족회로 나뉘어 서로의 잘못이라고 공방중이다. 하지만 명확한 증거는 둘 중 어느 곳에서도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혹자는 ‘5월단체가 사법단체에서 공법단체로 가는 중요한 시기에 제 살에 상처내기를 하지 않으려고 잘못을 감싸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의 눈길을 보낸다.

유족회와 부상자회는 언론에게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여론을 수렴해 나갈 것이라고 하지만 공개된 정보는 알맹이가 없다. 그냥 사건의 나열, 요악일 뿐이다.

언론의 도움을 받아 시민들에게 정확한 사실을 퍼뜨리고 오명을 씻기 위해서는 5월 단체 스스로가 손에 쥐고 있는 정보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

모든 언론과 시민의 눈과 귀가 도청별관과 5월 단체에 집중하고 있는 이때가 역설적으로 5월 단체를 바로잡고 아시아문화전당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각인 시켜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앞으로 한 번의 공청회가 유족회와 부장자회의 주관으로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다음 주 중으로 기대되어지는 이 자리에서 모든 진실이 밝혀져 이 뿌연 안개가 말끔히 걷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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