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수련관 공사중 설계도면 임의로 변경
“자연석 석축 무너져 가공석으로 교체” 해명


전남 구례군 화엄사가 절집체험(템플 스테이)용 청소년수련관을 짓는 과정에서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했다.

16일 문화재청이 “화엄사가 청소년수련관 공사 과정에서 허가받은 설계도면과 달리 수련관 터 주변 자연석 석축을 가공석 석축으로 현상 변경해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했다”며 “이에 관련된 관계자를 고발하고, 원상 복귀하도록 조처할 예정”이라고 밝힌 내용을 <한겨레>가 17일 보도했다.

지난해 9월 화엄사는 경내에 청소년수련관을 전면 11칸, 측면 5칸, 연면적 598.5㎡ 규모로 정하고 한식 목조 단층 건물 공사에 들어갔다. 화엄사는 앞서 문화재청에 냈던 2층 규모의 청소년수련관 건립 계획안이 각황전·대웅보전 등 기존 역사 문화재의 경관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단층 목조 건물 건립안으로 바꿔 제출해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이 공사는 문화부에서 지원하는 조계종 템플스테이사업단에서 17억원을 지원받는 등 총 사업비 45억원이 투입돼 내년 초 완공 예정이었다.

하지만 화엄사는 문화재청에서 설계도면과 달리 기반공사 과정에서 콘크리트 상자 구조물(높이 8.5m)을 건립해 2층 규모의 수련관을 건립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이에 구례군은 지난 12일 화엄사 청소년수련관이 애초 설계도와 다르게 건립중인 사실을 확인, 공사 중지명령을 내리고 이를 문화재청에 통보했다.

문화재청은 “상자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기반 보강을 위한 것이라면 흙을 채우는 등의 방법으로 지하층을 다른 용도로는 사용하지 못하게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화엄사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청소년수련관 터의 기반이 붕괴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와 문화재 전문위원들의 자문을 받고 콘크리트로 기반 공사를 했다”며 “콘크리트 기반공사 전에 설계도면 변경 허가를 받지 않고 행정절차를 무시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또 “기초공사를 하다가 자연석 석축이 무너져 가공석 석축으로 교체했다”며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은 지하층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 아닌데도 2층 건물을 짓는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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