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케트 전기 해고 기자로서 첫 노동현안이라서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 곳에는 단시 해고 노동자들의 투쟁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이야기가 있었고 그 속사정을 취재를 통해 하나씩 알아가다 보니 애착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좋은 소식으로 후속기사를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들려오는 소식은 제자리 걸음이라 답답하기만 하다.

오늘 취재도 이와 다름없었다. 로케트 전기에서 신규채용을 하는데 해고 노동자들의 재고용은 고려하지 않고 채용을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는데 ‘해고 노동자들은 또 고생을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기자의 눈보다 개인의 감정이 더 먼저 들어간 생각임은 분명했다. 서둘러 로케트 전기 회사 앞으로 갔다. 벌써 취재진들과 해고 노동자들이 기자회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동안 취재를 하면서 얼굴을 익힌 많은 분들이 눈에 띄었다. 임산부 해고노동자 편혜경씨는 그동안 못 보던 사이에 배가 더 불룩해져 있었다.

여느 기자회견이 그렇듯 이번 기자회견도 30분 정도 짤막하게 끝이 났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과 인사를 나눴다. 편씨는 벌써 다음달이 출산예정이란다. 편씨는 악수를 나누며 꽁꽁 언 내 손을 오히려 걱정해 주었다.

회사와 노조의 팽팽한 줄다리기. 그 끝이 아직도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답답하다. 전화 인터뷰를 해보면 사측의 입장도 틀린 것은 아닌데... 이 일의 결말이 어떻게 끝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양쪽 모두 서로 큰 손해 없이 끝나는 방법은 과연 있긴 한걸까.

다음 로케트 전기 관련 취재는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갑자기 다시 불어 닥친 한파 때문인지 오늘따라 마음이 더욱더 시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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