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방' 커피 마시는 것을 좋아하고 광주에는 없는 '콩다방'을 가고 싶어 한다. 이 현상을 무엇으로 봐야 할까.
나날이 눈에 띄게 늘어가는 광주지역 카페에 관해 글을 쓰고 싶다고 언제나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비싼 커피를 마시는 인구가 경기 불황 속에 늘어간다는 문제의식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젊은 세대에게는 일상이 되어버린 카페를 중년의 세대에게 이해시키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었다.
나 또한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중에 하나였다. 20대인데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비싼 커피를 마시는 건지 카페를 간다는 것은 시간과 돈 모두를 낭비하는 것이라고 마냥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대학시절 친구들 손에 이끌려 카페를 드나들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카라멜 마끼아또’, ‘블루마운틴’, ‘카푸치노’같은 생소한 커피이름과 맛에 점차적으로 이끌리기 시작했다.
단맛의 커피는 진정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아메리카노’를 마시기 시작했고 그 맛과 향을 이제 조금씩 알아간다고 생각했을 때 카페라는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하기 시작했다.
조용히 혼자 있고 싶을 때 카페를 찾기 시작했고 컴퓨터 작업을 하고 싶을 때도 방문했다. 책을 읽거나 친구와 잠깐의 수다를 떨기에도 카페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리고 취재를 하면서 느꼈다. 20대의 전유물 특히 여성의 전용 공간이라고 생각했던 카페가 이제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누구에게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는 것을.
단순히 커피 맛과 향이 너무 좋아서 찾아온다는 중년의 남성부터 주말 쇼핑을 즐기고 다리가 아파 잠시 쉬어가려는 사이좋은 모녀, 수다를 작심하고 온 여고생들과 커피와 함께 낭만적 분위기를 즐기려고 들린 연인들까지.
이제는 카페에 앉아 창가 너머 오고가는 사람들의 풍경을 즐기고 있는 사람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카페는 커피만을 파는 한정적 공간이라는 인식을 넘어서서 커피와 함께 자신의 여가를 만끽할 수 있는 문화의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수가 예전보다 훨씬 많아 졌음을, 이해하는 어른들이 급격히 증가했음을 취재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외국은 한 블록 너머 그다음 블록에도 맞은편 블록에도 '스타벅스'가 자리하고 있다. 마치 한국의 편의점 숫자처럼 많다는 이야기다.
10년 전 외국 글로벌 커피 브랜드 사의 배만 채워준다고 비난 받았던 소위 ‘된장녀’의 커피 문화는 한국의 여러 기업들이 이 사업에 뛰어들고 각자의 차별성을 찾아 성공의 길을 걸으면서 커져나가고 있다.
경기불황에 4000원 가량 되는 커피 한잔이 부담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고 싶다. 그 4000원에 단지 커피 한잔의 값어치뿐만이 아니라 하루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내일을 계획하는 여유라는 시간의 값어치도 들어 있는 것이라고. 이렇게 생각한다면 4000원이라는 소비에 대한 경제의 합리성을 어느 정도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