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U대회 유치 범시민지원단발대식에 취재를 다녀왔다. 김대중컨벤션센터의 규모를 알기에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는 예상은 했다. 또 시에서 보낸 보도자료에서도 1500여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시에서 알려왔으니까.

1500명, 모아두니 참 많은 인원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솔직히 작년 U대회 유치 때는 관심도 없었고 한국에도 있지 않아서 잘 몰랐다. 그래서 광주의 재도전에 대한 타당성, 가능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 또한 내겐 부족했다.

그러나 이것만은 알 수 있었다. 오늘 김대중컨벤션센터에 모인 사람들은 자발적 참여가 아니라는 것을. U대회는 대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국제대회이다. 하지만 발대식에 참여한 사람들은 중년 이상의 성인들. 그리고 드문드문 보이는 약간의 대학생. 게다가 여성, 그러니까 아줌마들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거 뭔가 의심해 볼 만 하다. 게다가 이날 아침에 한 지역신문에서 범시민지원단의 시민들은 시가 구에서 인원수를 할당해 동원된 인원이라는 기사를 읽은 직후라 더욱더 그랬다.

우선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에게 다가가 넌지시 질문을 던졌다. ‘오늘 어떻게 해서 이 자리에 오게 됐는지. 뭘 하는 곳인지는 알고 왔느냐’고 말이다.

아이의 답은 간단했다. “코치님이 가자고 해서 왔어요. 전 아무것도 몰라요.”

역시... 학교 운동선수들을 코치가 데리고 온 것이다. 이것이 동원이 아니라면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화장실에서도 그 의심은 계속됐다. 아줌마들이 나누는 대화. “오늘 딸 졸업식인데 이것 때문에 못 갔어. 늦지 않아야 할 텐데...”

이쯤이면 인원 동원이라고 말해도 시에서는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발대식 행사에서도 날 당황하게 만드는 일은 일어났다. 오늘 행사는 시민이 주인. 하지만 박광태 시장을 비롯한 각 구의 구청장들의 이름이 소개될 때마다 주민들의 환호와 박수소리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게 발대식인지 선거 유세전인지 혼란하게 만들 정도로 말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지만 오늘의 행사는 ‘U대회 유치 범시민지원단발대식’이다. 시민이 행사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 곳에 시민은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자발적 범시민 지원단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결의문 선서와 전달이 끝나기가 무섭게 자리를 뜨는 시민들. 그 뒤로 축하무대로 노래를 부르는 밴드의 모습이 처량하게 느껴졌다.

2015 U대회, 올해 광주가 그 유치에 성공할지는 몰라도 그 진정성에 있어서는 다시금 뒤돌아 반성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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