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취재는 매일 매일이 공부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 같다. 물론 세상의 이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구조를 잘 모르는 사회 초년생에게 이 기회가 황금 같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30일 취재는 정부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정비사업에 관한 워크숍이었다. 이 정비사업이 사실은 대운하 건설의 밑거름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마치 내 일이 아닌 것처럼.

하지만 지난해 말 영산강 정비사업을 시작하자 생각에 좀 변화가 있었다. 기자라는 직업을 떠나 광주에 사는 시민으로 지역의 큰 젖줄기를 손대기 시작한 정부의 행보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MB정부는 이 4대강 정비 사업으로 하천의 범람을 줄여 홍수피해를 예방하고 정비 사업으로 일자리를 창출해 극심한 '고용가뭄'을 탈피하고 하수 치수를 개선시켜 환경을 보호한다는 ‘신 뉴딜’ 이른바 ‘녹색 뉴딜’이라고 국민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그런가보다 했다. 물론 약간의 생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나라를 좋게 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하는데 그 누가 막을쏘냐. 하지만 여론은, 시민단체는 달랐다. 그리고 의식 있는 사람들도. 그들은 이 정비 사업이 현 정부가 대선때 공약으로 내걸었다 실패한 대운하를 건설하기 위한 초기 단계의 일환이라며 정비사업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워크숍에서 들은 내용에 대한 개인적인 결론을 전하자면 정부는 쓸데없는 세금낭비를 하는 것만 같았다.

홍수예방을 위한 둑 건설이라는 것은 4대강인 국가하천보다 지방하천에게 더 필요한 사업이었다. 고용창출이라는 것은 당장은 일자리 공급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고용효과가 미비했다. 수질을 개선시키고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녹색 뉴딜 정책을 실행하면 현재 하천 주변의 생태계가 파괴되는 결과가 일어난다.

과연 좋은 점 하나 없는 이 사업을 국가는 왜 실행하려고 하는 것인가. 세계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질은 세계 6위로 맑은 편에 속한다는데 왜 하천 수질이 오염됐다고 말하며 곳곳을 난잡하게 파헤치려는 것인가.

2시간이 넘게 진행된 워크숍을 마치고 나오는 발걸음이 내내 무거웠다. 국책사업에 대한 실체를 알지 못하고 넘어갔던 수많은 사업들의 행방은 과연 어떻게 됐을까. 그동안 내 일이 아닌 것처럼 너무 무심하게 살아오지 않았는지.

참석한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4대강 정비사업이 좋지 못하다는 것만 알았을 뿐 구체적인 근거도 반박할만한 대응방안도 세워놓지 않고 있었다.

갑자기 기자의 정의감이 불끈 생겨났다. 이런 비현실적이고 낭비적인 정책은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펜으로 시작한 내 작은 불길이지만 이게 번지고 번져 청와대까지 닿을 수 있도록.

앞으로 국책사업 또는 시 사업을 대하는 내 태도가 달라질 것만 같았다. 배부한 보도자료를 무조건적으로 퍼뜨리는 무책임한 언론인이 되지 않도록, 작은 목소리 일지라도 올바른 비판을 할 수 있는 바른 목소리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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