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내데스크 업무에 쉴틈은 없다. 김대근(33.남.광주 북구 운암동)씨가 데스크 안에서 바쁘게 일손을 놀리고 있다ⓒ광주인

광주 서구 광천동 시외버스 터미널.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그 곳 안내데스크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한 남자가 있다. 김대근(33.남.북구 운암동)씨는 벌써 터미널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터미널 현장 책임자이다.

“일요일은 바쁜 날이에요. 금,토,일이 저희들에게는 제일 바쁘죠. 주말을 잊어버린 지 꽤 됐어요.” 그에게 주말은 가장 바쁘고 열심히 일해야 하는 날이다. 터미널 이용객이 주말에 몰려있기 때문. 그가 주로 하는 업무는 고객들의 민원 처리, 터미널 내 상가 문제 현장업무, 터미널 이용 고객들의 불만사항 처리 등이다.

“술 취한 고객이 가장 상대하기 어려워요. 우선 술에 취해서 말이 잘 통하지 않으니까요. 여직원들은 처리하지 못하는 민원 사항이기도 하고요.”


터미널에서 일하는 그에게도 요즘 힘든 경제상황이 직접적으로 느껴질까. “터미널 내 노숙자가 많이 늘어났어요. 이용 고객들에게 미관상으로 좋지 않고 터미널은 광주 이미지를 대표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노숙자 문제에 항상 신경을 써요.

노숙자 문제야 항상 있었던 일이지만 근래 들어 노숙자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승차구걸하시는 분들도 생겨났어요. 지갑을 잃어버린 것 같다. 집까지 가게 해주면 꼭 승차 비를 주겠다고 하시지만 실제로 그렇게 해주시는 분은 거의 없죠.” 이름과 전화번호를 받아도 이튿날 걸어보면 전화를 회피하던지 번호가 바뀌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는 것.

“허탈하죠. 동정심에 승차를 허락했는데 결과가 그렇게 돼 버리면 제 입장도 난처해지거든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고객 만족과 친절서비스가 방침이니 알고도 당하는 수밖에요.”

그에게 2009년은 새로울 것이 없다. “작년처럼 올해도 변함없이 일하는 게 제 목표에요. 고객들에게 터미널은 편안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할 겁니다. 아, 한 가지 있군요. 승차구걸과 노숙자가 줄어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경제가 회복 돼야 하겠지만요.”

그가 가지고 있던 무전기에서 그를 호출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정도면 됐죠? 가봐야겠습니다. 잘 써주세요” 인사하며 현장으로 뛰어가는 그의 뒷모습이 활기차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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