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일곡동에 위치한 ‘ㅇ병원’, 방사선과에서 일하는 정혜선(23.여.광주 북구 일곡동)씨는 일요일에도 어김없이 출근을 한다. 그녀가 하는 일은 흔히 말하는 사진 찍기. 환자의 상태를 보다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 방사선을 쏴 몸 내부 사진을 찍는 일이 그녀가 주로 하는 업무이다.

이 일을 시작한지도 어느덧 만3년 차. 그런 그녀가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어 하는 점은 의외로 다른 곳에 있었다.

“환자를 대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아요. 저도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막연하게 환자 대하는 게 가장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일 힘들었던 것은 환자가 아니었어요. 바로 상사를 대하는 것이었죠.” 웃으며 그녀는 말을 이어나갔다.

“일을 막 시작해서는 아무래도 상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어요.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는 그 불똥이 우리에게 떨어지거든요. 별거 아닌 실수에도 민감해서 소리를 지르시고.”

이제는 상사의 기분을 맞추는데 있어서 어느 정도 익숙해 졌다는 그녀에게 지금의 경기상황이 병원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지 물어보았다. 아무리 경제 상황이 어렵다고 해도 아프면 병원을 올 수밖에 없다. 병원은 경기를 별로 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환자요? 많이 줄었어요. 하루에 보는 환자 수를 보면서 정말 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실감해요. 특히 방사선은 정말 찍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면 생략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예전 같으면 찍었을 환자분들도 말이죠. 우선 비싼 검사를 하시는 분이 거의 없어요.”

꽁꽁 얼어붙은 지금의 경제상황이 환자의 아픔마저 참게 만들었을까. 주말에는 평균 200명 넘는 환자의 사진을 찍었던 예전과 다르게 요즘은 30여명정도 줄어든 170명 정도의 환자를 본다고 한다.

그녀의 2009년의 바람은 단 한가지다. “다른 거 없어요. 작년보다 먹고살기 편해지면 좋겠어요.” 소박한 그녀의 바람이 2009년 이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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